2004년 몬테베르디합창단은 자신들의 결성 40주년을 기념하여 스페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를 향하는 옛 순례지 선상의 여러 성당들에서 공연을 가지면서 뜻깊은 음악순례여행 프로젝트를 완성하였다. 앞서 서보였던 '산타아고로의 순례여행'에 이어지는 본 음반은 과거 유니버설을 통해서 발매되었던 것이나, 이번에 보다 고급스런 팩키지로 재발매되었다. 몬트세라트 수도원의 레드북 필사본의 수록곡과 빅토리아, 로부, 카트두수, 게레로 등의 르네상스 폴리포니 종교합창곡들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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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음반은 지난 2004년에 유니버설에서 발매했던(우리나라에서 라이센스 음반도 나왔다) ‘산티아고-아카펠라’의 재발매반이다. 가디너와 몬테베르디 합창단은 2004년, 창단 40주년을 맞아 프랑스에서 시작해서 피레네 산맥을 넘어 에스파냐의 산티아고 콤포스텔라로 이어지는 성지 순례 연주 여행을 한 바 있는데(중세부터 시작된 칸티아고 순례는 최근 유럽은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꽤 인기를 얻어 관련 서적도 여러 권 나왔다), 이 음반은 순례를 떠나기 직전에 런던에서 녹음한 것이다. 참고로 말하자면, 똑같은 디자인에 노란색으로 만든 ‘산티아고로 가는 순례’ 음반(SDG)은 순례를 끝낸 후인 2005년에 런던에서 녹음한 것이다.
연주여행에서 부를 음악을 미리 불러본 이 음반에서 몬테베르디 합창단은 오랫동안 바로크와 고전파 음악을 연주하며 소홀히 했던 자신들의 음악적 뿌리, 르네상스 음악으로 돌아갔다. ‘순례’ 음반과는 달리 수록곡은 처음 등장하는 ‘리브레 브리멜’을 제외하면 순례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작품은 없으며, 모두 르네상스 시대 에스파냐 대가들인 게레로, 빅토리아, 로보, 카르도소 등의 폴리포니 합창곡이다. 몬테베르디 합창단은 늘 그렇듯이 특유의 뛰어난 앙상블 능력을 과시하면서 열정적인 표현과 긴장감을 보여주는데, 신비주의적 색채가 강한 에스파냐 작품에는 특히 잘 어울리는 것 같다. 20분이 넘는 기념비적인 대작인 로보의 ‘예레미아의 애가’는 특히 깊은 인상을 준다. 다만 순례를 마치고 난 이후의 ‘순례’ 음반의 폭넓은 프로그램, 이들이 지니고 있던 몇몇 매너리즘을 벗어버리고 단지 아름다운 화음 뿐만 아니라 작품의 양식미를 파고든 깊이 있는 해석, 강렬한 집중력과 느린 템포에서 흘러나오는 유연한 흐름을 따를 수는 없다. 이 음반도 모든 면에서 일급이지만, 그만큼 힘든 순례 연주여행을 통해 헤아릴 수 없이 귀중한 경험을 얻은 것이리라. 사실 두 음반은 순례의 처음과 끝을 상징하는 만큼 따로 분리하지 않고 함께 들을 때 더욱 큰 즐거움을 누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내용물에 비해 아쉬움이 많았던 옛 라이센스 음반이 비해 이번 재발매 음반은 멋진 책자 형태에 가디너 자신의 글도 들어있어서 더욱 호감이 간다.
- 월간 La Musica - 이준형
[ 수록곡 ]
1. Polyphony From Spain`S Golden Ag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