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월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북한강변에서 펼쳐지는 `제 2회 남양주 세계 야외 공연 축제-하프와 노래, 봄의 콘서트`에 메이브(Meav)가 가장 중요한 게스트로 초빙된 것은 당연한 결과다. 우리가 기억하는 순수의 자연에 가장 닮아있는 목소리, 도시의 일상을 잊게 만드는 목소리, 그리고 노래를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게다가 외모마저 아름다운 메이브는 얼마나 축복 받은 존재인가!)
메이브의 목소리에는 침묵을 끌어내는 힘이 있다. 그것은 억누르려 드는 힘이 아니라 다독거리는 힘이다. 투명함, 단아함, 아름다움, 그리고 무엇보다도 정갈한 우아함이 안정적으로 혼합된 결과다. 여기에 켈틱(Celtic)의 서정마저 보태진 메이브의 노래는 안식으로 다가온다.
메이브는 아일랜드의 더블린에서 보낸 성장기 동안 성악, 하프, 피아노를 익혔다. 대학에선 법학을 전공했으나 곧 본격적인 뮤지션의 길로 들어섰고, 1996년부터 3년 동안 아일랜드의 RTE 콘서트 오케스트라와 함께 월드 투어를 다니면서 보다 성숙한 아티스트로 거듭나게 된다. 이후 아일랜드의 국보급 문화 상품인 뮤지컬 [리버 댄스(River Dance)]에서 보컬을 맡아 아일랜드의 민요와 현대 곡들 모두 무난하게 소화해내는 탁월한 가창력으로 찬사를 받았다. 켈틱 음악 코럴 그룹 `아누나(Anuna)`의 솔로 보컬을 맡아 월드 투어를 성공리에 마쳤으며 엘비스 코스텔로, 치프턴스, 마이클 크로포드 등의 세계적인 뮤지션들과 함께 무대에 오르며 아일랜드를 대표하는 뮤지션으로 자리잡은 메이브는 현 아일랜드 대통령인 메리 매컬리스의 취임식장에서 노래를 불러서 그녀의 위치를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만들기도 했다.
2000년에 발표하였던 메이브의 셀프 타이틀 데뷔앨범은 `켈틱 음악의 순수함을 극적으로 구현한 앨범`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전세계 켈틱 음악팬들에게 그녀의 존재를 각인시켰었다. 아일랜드에서 2002년 3월 발표된 본작 [Silver Sea]는 외형적으로 전작의 스타일과 주제의 연장선상에 있으며, 지난 앨범의 성공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재확인시키고 있다. 더불어 단순히 켈틱 음악 애호가라는 특정 그룹을 넘어 훨씬 더 많은 사람들에게 충성을 다짐받게 만들 것이다.
전체적으로 어쿠스틱 악기, 특히 하프의 청아함이 두드러진 본작에는 16곡이 담겨있는데, 특기할 만한 것은 그 중 3곡이 전작에 열렬한 지지를 보내준 한국팬들에 대한 감사의 선물로 담은 보너스 트랙이라는 점이다. 전작에 실렸던, 조수미의 목소리와는 차별적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I Dreamt I Dwelt In Marble Hall`, 초등학교 교과서에 수록된 덕분에 듣는 이의 향수를 자극하는 아일랜드의 대표적인 민요 `Green sleeves`, 성스러운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The Last Rose of The Summer`가 그것들이다.
이외에 `Danny Boy`를 아일랜드어로 개사한 `Morning is Berra`, 하프 반주의 투명함과 오버 더빙, 짧은 곡의 길이 덕분에 신비로움과 아득함이 가득한 신기루 같은 `Full Fathom Five`, 저음의 피아노와 급박한 퍼커션 인트로가 인상적인 업비트의 `The Wicked Sister`는 선동적인 아름다움을 풍기게 하는 등 어느 한 곡 간단히 들어 넘길만한 게 없다는 게 오히려 부담스러울 만큼 풍성하고 알차다.
그럼에도 본작에서 가장 특별한 곡을 꼽으라면 단연 9번째 트랙인 `Youkali Tango`이다. 제목처럼 탱고 발라드인 이 곡은 탱고 특유의 리듬감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부드럽고, 우아하게 `콘티넨탈 탱고(Continental Tango)`의 분위기를 잘 살리고 있다. 한 번만 들어도 그 여운이 상당히 오래갈 것이다.
동해를 잘 아는 사람들은 이맘때의 바다가 얼마나 예쁜 빛깔인지 안다. 푸른 색도, 초록 빛도 아니다. 그저 투명하다. 파도가 일렁이더라도 바닥의 고운 모래빛을 감출 수 없는 투명함이 4월의 동해다. 한없는 투명함을 느끼고 싶다면 잠시 떠나도 좋으리라. 흰 윗도리 단추를 두어 개쯤 풀고, 바지를 무릎까지 걷어올리고 바다를 맞으라. 그리고 가능하다면 휴대용 CD플레이어에 메이브(Meav)를 꽂아라. 동해와 메이브는 당신의 영혼에 진정한 평화를 안겨줄 것이라 확신한다.
[ 수 록 곡 ]
01. You Brought Me Up
02. Morning In Bearra
03. The Last Rose Of The Summer
04. The Wicked Sister
05. I Dreamt I Dwelt In Marble Halls
06. Full Fathom Five
07. Greensleeves
08. The Waves Of Tory
09. Youkali Tango
10. The Cradles
11. A Maid In Bedlam
12. Newry Boat Song
13. The Dark-Haired Girl
14. Martha`S Harbour
15. Port Na Bpucai
16. Silent O Moyl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