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에서 태어나서 미국을 주 무대로 활동했던 잔 카를로 메노티는 20세기 오페라사에 일획을 그었던 작곡가다. 또한 그는 1988년 서울 올림픽 문화축전을 위해 한국정부에서 위촉했던 작품인 <시집가는 날>의 작곡가로도 우리 음악계와 깊은 인연을 맺었었다. <고야>는 1986년 워싱턴 내셔널 오페라에서 세계 초연되었던 메노티의 만년 걸작으로, 근대 스페인의 위대한 화가인 프란시스코 고야의 이야기를 담은 작곡가 자신의 리브레토를 토대로 완성한 3막의 오페라다. 본 영상은 2004년 빈 클랑보겐 페스티벌 기간 중 테아터 안 더 빈에서 펼쳐졌던 공연실황을 수록한 것으로, 이 작품을 위촉한 장본인인 불세출의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가 타이틀 롤을 열연하였고, 남아공 출신의 미모의 메조소프라노 미첼 브레트가 여주인공인 카예타나 공작부인을 노래하였다. 고야의 걸작인 ‘마야 부인 연작’의 탄생과 관련된 에피소드와 더불어 당시 프랑스의 지배하에 있었던 스페인의 정치적인 문제까지 다루고 있는 이 오페라의 흥미진진한 내용을 친절한 한글자막과 함께 만나볼 수 있다.
[보충자료]
- 잔 카를로 메노티는 1911년 이탈리아 카델리아노에서 태어났다. 토스카니니의 권유로 미국 유학길에 올라 커티스음악원에서 체계적인 음악교육을 받았다. 데뷔작인 <아멜리아 무도회에 가다>의 성공 이후, <도둑과 노처녀>, <영매>, <전화>, <영사> 등이 연이어 호평을 받았고, 특히 1951년 선보였던 TV를 위한 최초의 오페라인 <아말과 밤의 방문자들>은 오페라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던 화제작이었다. 또한 그는 1988년 서울 올림픽 문화축전을 위해 한국정부에서 위촉했던 작품인 <시집가는 날>의 작곡가로도 우리 음악계와 깊은 인연을 맺었었다. 본 영상에서도 공연 직후 관중석에 있는 그의 최만년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는데, 이로부터 3년 뒤인 2007년 1월에 96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 근대 스페인 회화를 대표하는 위대한 화가인 프란시스코 고야와 그의 대표걸작인 마야부인 연작의 실제 모델로 추정되는 알바 여공작 마리아 카예타나 사이의 로맨스가 이 오페라의 주요내용을 이룬다. 스페인을 떠돌던 무명화가 고야는 우연한 기회에 신분을 속인 카예타나를 만나 첫 눈에 반한다. 그녀의 신분을 알게 된 이후에도 고야의 사랑은 그칠 줄 모른다. 두 사람 사이의 열정은 위대한 걸작을 만드는 원동력이 되고, 둘은 은밀한 연인관계를 유지한다. 당시 스페인 국왕은 프랑스 부르봉 왕가의 일족인 샤를 4세가 통치하고 있었고, 카예타나는 왕비 마리아 루이사와 견원지간이었다. 그로인해 고야 역시 정치적인 충돌에 휘말린다. 이후 둘 사이의 관계는 멀어지게 되고, 고야는 신체적으로도 큰 불행을 떠안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