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던 댄스로 관찰한 아파트의 삶 : 소통과 소외가 공존하는 곳

올해로 환갑을 맞이하는 북유럽 최고의 안무가 마츠 에크는 <지젤>, <백조의 호수>, <잠자는 미녀>등 고전 발레를 심리학적으로 분석하고 급진적인 현대적 해석을 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대머리 백조들이 등장하는 <백조의 호수>의 국내 공연도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아파트먼트>는 파리 오페라 발레를 위한 마츠 에크의 신작 발레이며, 전자악기를 연주하는 플래쉬 콰르텟의 생음악을 배경으로 아파트에서 벌어지는 각양각색 인간 군상의 행태를 암울하고 기괴하게, 그러면서도 유머와 사랑의 표현을 곁들여 그려내고 있다. 에크는 ‘apart'가 ’분리, 괴리‘의 뜻을 지녔음에 주목하여 생활하고 사랑을 나누는 공간인 동시에 소외의 현장으로 아파트를 그려냈다.
세계 최고의 무용수들인 파리 오페라 발레의 에투왈(주역무용수) 다섯 명을 포함하여 열네 명의 단원들이 고전 발레의 옷을 벗고 다양한 표현방식을 선보인다.

[ 줄거리 ]
○ 스웨덴의 마츠 에크(1945~)는 유명한 예술가 집안 출신이다. 부친 안데르스 에크는 스웨덴의 대표적인 배우였고 모친 비르기트 쿨베리는 자신의 이름을 딴 쿨베리 발레단을 북유럽 최고의 무용단으로 육성한 유명한 안무가이다. 마츠 에크의 형인 니클라스 에크도 쿨베리 발레, 모리스 베자르의 21세기 발레, 네덜란드 댄스 씨어터 iii 등 여러 단체에서 국제적 명성을 획득한 무용수이다.

○ 고전 발레나 오페라를 현대화하는 작업으로 유명한 마츠 에크이지만 <아파트먼트>는 파리 오페라 발레를 위해 새로 창작한 작품이다. 고전과 현대적 면모가 공존하는 실내악을 사용하였으며, 고전 발레 테크닉으로 훈련된 무용수들에게 모던 댄스의 역량을 요구하고 있다. 그의 다른 작품과 마찬가지로 발레만의 복잡한 기교는 배제하고 자신의 메시지와 밀접하게 연관된 음악적 구조를 신체동작에 투영하는 것에 주력한다.

○ 고전 발레는 아니지만 이 영상물에 출연하는 무용수 중에 서유럽 최고의 발레단인 파리 오페라 발레의 에투왈이 다섯 명이나 포함된 것은 큰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 카데르 벨라르비는 이 발레단의 최고참 주역이고, 호세 마르티네즈는 같은 발레단 소속인 아녜스 레테스튀와 부부 무용수로 유명하다. 니콜라 르 리쉬는 그 유명한 실비 길렘이 가장 선호하는 파트너이다. 발레리나 중에서 클레어마리 오스타와 마리-아녜스 기요는 최근에 에투왈로 승격한 유망주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