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초 벨리니의 가장 아름다운 최후의 걸작, 그 사상 첫 영상물

로시니, 도니제티와 더불어 벨칸토 오페라의 3대 작곡가로 꼽히는 빈센초 벨리니의 마지막 작품인 <청교도>의 사상 첫 영상물이다.

이 오페라는 17세기 중반 영국의 청교도 혁명을 배경으로 청교도 지도자의 딸인 엘비라와 왕당파인 아르투로의 안타까운 사랑을 어떤 오페라보다도 아름다운 선율로 그려내고 있다. 또한 당대의 오페라와 발레에서 크게 유행했던 ‘광란의 장면’을 가장 탁월하게 다룬 명작이기도 하다.
현존하는 콜로라투라 소프라노의 대명사인 에디타 그루베로바(엘비라)의 절창은 말할 것도 없고, 스페인의 젊은 유망주 호세 브로스(아르투로)와 카를로스 알바레즈(리카르도)의 기량에도 주목해야 할 2001년 2월의 바르셀로나 리세우 극장 실황. 특히 호세 브로스는 벨리니가 당대의 명테너 조반니 바티스타 루비니를 위해 삽입한 하이c#과 하이d의 엄청난 고음을 팔세토를 사용하지 않은 진성으로 불러낸다.

[ 줄거리 ]
○ 다작가인 로시니나 도니제티에 비해 빈센초 벨리니는 겨우 10여개의 오페라를 남겼을 뿐이지만 이중 <몽유병의 여인>, <노르마>, <청교도>는 벨칸토 오페라의 가장 중요한 작품군에 포함되어 있다. 특히 <노르마>가 벨리니답지 않은 드라마틱한 박력을 포함하고 있다면, 그의 ‘백조의 노래’인 <청교도>야말로 벨리니 특유의 서정정과 감미로운 선율이 최고조로 발휘된 벨칸토 오페라의 전형을 이루고 있다.

○ 이 실황은 원래 영국의 웨일즈 국립 오페라와 네덜란드 오페라가 1982년에 제작한 프로덕션에 기초하고 있다. 무대를 단순화하고 가수들의 역량에 크게 의존한 연출이다. 이 프로덕션을 채택할 수 있었던 것은 역시 에디타 그루베로바를 출연시켰기 때문이다. 1946년 체코 태생인 그루베로바는 전성기를 넘긴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최고의 대우를 받으며 항상 공연을 매진시키는 슈퍼스타로 군림하고 있다. 이날 공연에서도 2막 ‘광란의 장면’의 아리아와 카바티나를 통해 극의 분위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능력을 발휘했다.

○ 한편 이 오페라는 ‘테너를 위한’ 작품이기도 하다. 벨리니 당대의 명테너 중에 죠반니 바티스타 루비니가 있었는데, 벨리니는 루비니를 위해 1막에 하이 c#, 3막에 하이 d, 게다가 아르투로의 마지막 아리아에는 하이 f까지적어 넣었다. 오늘날에 이 오페라를 부를 테너가 마땅치 않은 이유이다. 이 영상물에서 호세 브로스는 비록 하이 f에 도전하지 않았지만 하이 c#, 3막에 하이 d를 가성을 사용하지 않고 불러낸 것만으로도 대단한 성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