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영화의 사운드 트랙을 나나 무수쿠리의 섬세한 감성으로 표현한 이 앨범은 그녀의 매력은 물론이고 뛰어난 뮤지션들의 역량을 함께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각별하다.

프랑스 음악의 중심적인 인물인 미셀 르그랑(Michel Legrand)은 영원한 스탠다드 명곡 ‘Autumn Leaves'에서 우수에 찬 피아노 연주를 협연하고 있으며 최고의 재즈뮤지션 중 한명인 거장 버드 쉥크(Bud Shank)는 영화 [Laura]의 테마에서 낭만적인 알토 색소폰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 앨범의 가치를 높인 것은 40년 전 카네기 공연의 전설을 함께 만들었던 헤리 벨라폰테가 참여하여 다시 한번 완벽한 하모니를 재현해 낸 것이라 할 수 있다.

나나 무수쿠리의 청아한 음성을 포근히 감싸고 있는 헤리 벨라폰테의 서정적인 목소리는 지난 시절을 회상하듯 깊은 사색으로 가득 차 있다. 오랜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을 진한 감동이 담긴 작품이다.

[ 수록곡 ]
1. a day in the life of a fool

아카데미 최우수 외국어상을 수상한 브라질 영화 [흑인 올페]의 메인테마로 쓰였던 이 곡은 ‘카니발의 아침(manha de carnaval)'이라는 원제목으로 더욱 널리 알려졌다. 그리스 신화에서 유래된 비극을 브라질의 카니발을 배경으로 각색한 이 영화는 두 남녀의 애절한 사랑을 브라질 특유의 서정으로 그려내어 높은 예술성을 인정받았고 특히, 수많은 뮤지션들에 의해 불려진 주제가는 이 영화를 세계적으로 알리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이재용감독의 [정사]에 삽입되어 국내에 브라질 음악의 열풍을 불러일으키기도 하였다.

2. the wind beneath my wings

각자 환경이 다른 두 여자의 인생역정과 우정을 그린 1989년 영화 [beaches]의 주제가로 주연을 맡았던 베트 미들러(bette midler)에 의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곡이다. 죽음을 앞둔 친구의 모습을 지켜보는 애절한 심정이 베트 미들러의 드라마틱한 창법으로 잘 표현된 이 곡은 빌보드 차트 1위에 올랐으며 사운드트랙 앨범 또한 200만장이라는 놀라운 판매를 기록하였다.

3. autumn leaves

프랑스의 서정시인 자크 플르베르가 작사한 이 곡은 1946년 이브 몽땅(yves montand)이 주연한 영화 [밤의 문]에 삽입되어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인생의 덧없음을 떨어지는 낙엽에 비유한 쓸쓸한 노랫말과 이브 몽탕의 고독한 분위기가 조화된 이 곡은 가을을 상징으로 명곡으로 수많은 이들의 감성을 적시고 있다.

4. over the rainbow

영화 [오즈의 마법사]를 통해 처음 소개되었던 이 곡은 1939년 아카데미 주제가상을 받았으며 오랜 세월동안 수많은 가수와 연주자들에 의해 리메이크되었다. 주인공 도로시의 역할을 맡았던 주디 갈란드(judy garland)의 청아한 음성과 아름다운 선율은 오랜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그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

5. how do you keep the music playing

미국적인 정서를 대변하는 영화배우 버트 레이놀즈와 귀엽고 발랄한 이미지의 골디 혼이 함께 출연한 1982년 영화 [best freinds]의 주제가. 피아노 연주자이자 빅 밴드의 리더, 그리고 영화음악 작곡가로 명성을 확고히 다진 미셀 르그랑은 로맨틱 코메디인 이 영화의 사운드트랙을 담당하여 아카데미 주제가상 후보에 오르게 되었다. 젊은 연인들의 달콤한 감성을 부드럽게 표현함으로써 많은 사랑을 받은 곡이다.

6. the summer knows

1960년대 후반과 70년대 초반의 복잡한 미국사회의 단면을 그려낸 수작 [summer of '42]의 메인테마로 영화의 성공과 함께 널리 알려졌다. 미셀 르그랑에게 아카데미 주제가상의 영광을 안겨준 뜻 깊은 작품이기도 하다. 이 주제가는 주연 배우인 제니퍼 오닐의 섬세한 연기와 더불어 많은 화제를 모았다.

7. my own true love

비비안 리와 클락 케이블이 주연한 불멸의 명작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주제가. 남북전쟁의 시대적 배경 속에서 강인해지고 성숙해가는 한 여인(스칼렛 오하라)의 삶을 서사시적으로 그린 이 대작은 1939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촬영상 등 주요 부문을 휩쓸며 영화사에 길이 남을 고전의 반열에 오르게 되었다. ‘타라의 테마’로도 잘 알려진 이 주제가는 영화의 라스트신을 장식하며 ‘내일은 또 내일의 태양이 뜬다’는 비비안 리의 명대사의 감동적인 배경이 되었다.

8. the way we were

이념 논쟁이 첨예했던 미국의 30, 40년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두 남녀의 사랑과 이별을 묘사한 영화이다. 로버트 레드포드와 함께 출연했던 바브라 스트라이샌드(barbra streisand)가 동명타이틀의 주제가를 불러 커다란 인기를 얻었으며 작곡가인 마빈 햄리쉬는 아카데미에서 작곡상과 주제가상을 수상하였다. 한때 뜨겁게 사랑했던 옛사랑에 대한 회상이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의 뛰어난 가창력을 통해 전해지고 있다.

9. smile

진정한 엔터테이너이자 예술가인 찰리 채플린(charlie chapline)이 1936년 제작, 감독, 주연한 영화 [모던 타임즈]의 주제가이다. 음악에도 남다른 재능을 보였던 채플린이 작곡하였으며 물질문명 속에 부속처럼 살아가는 노동자의 고단한 일상과 희망을 특유의 유머감각으로 묘사하였다. 눈물과 웃음의 역설적인 교차를 통해 현대사회의 모순을 꼬집은 영화지만 언제나 밝은 표정을 간직한 찰리 채플린의 모습처럼 이 곡은 희망의 메세지를 전해준다.

10. as time goes by

잉그리드 버그만과 험브리 보거트가 열연한 로맨스 영화의 고전 [카사블랑카]에 수록된 이 곡은 수많은 재즈연주자들의 단골레파토리로 자리 잡은 명곡이다. 영화 속에서 두 남녀의 감정을 전달하는 중요한 수단이었던 연주장면은 이 영화를 대표하는 명장면으로 남아있다. 둘리 윌슨의 낭만적인 피아노 선율위로 흐르는 연인의 안타까운 사랑은 여전히 진한 여운으로 다가온다.

11. laura

로맨틱 미스테리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작품으로 평가받는 1944년 영화 [laura]의 동명 타이틀 주제가. 아카데미 8개 부문 후보에 오른 이 영화의 성공과 더불어 ‘laura' 역시 다양한 장르의 뮤지션들에 의해 리메이크 되었다. 영화 속의 긴장감과는 다른 편안한 분위기와 서정적인 선율은 반세기가 지난 오늘날까지 그 생명력을 이어오고 있다.

12. beauty and the beast

만화영화로는 처음으로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 올랐던 월트 디즈니의 장편 애니메이션 [미녀와 야수]의 주제가. 캐나다의 프랑스계인 셀린 디옹(celine dion)과 은은한 창법의 소유자 피보 브라이슨(peabo bryson)이 듀엣으로 불러 영화 이상의 성공을 거두었다. 아카데미 주제가상은 물론, 각종 흥행차트의 1위를 차지하였으며 당시 신예였던 셀린 디옹을 세계에 알린 계기가 되었다. 에니메이션 영화의 신기원을 기록한 작품의 주제가답게 환상적인 선율과 아름다운 가사를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