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최신 영상물로 출시된 메조소프라노를 위한 도니체티의 걸작 오페라

도니체티의 대표작들 중에서 몇은 모국 이탈리아가 아닌 프랑스의 관객들을 위해 완성한 작품들이다. 오페라 코미크 <연대의 딸>과 그랑 오페라 <라 파보리트>(La Favorite)가 그러하다. 1840년 파리에서 초연되었던 <라 파보리트>는 대부분의 오페라들에서 소프라노 프리마 돈나를 서포트하는 조연의 역할에 머물러야만했던 메조소프라노가 모처럼 무대 전면에서 스포트라이트를 차지할 수 있는 작품의 하나로, 이후의 이탈리아어 개정 버전의 제목인 <라 파보리타>(La Favorita)로 더 널리 알려져 있다. 스타급 메조소프라노들의 필수 관문으로 손꼽힐 정도로 유명한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최신 영상물을 이를 접할 기회가 드물었는데, 2014년 툴루즈 테아트르 뒤 카피톨에서 있었던 공연실황을 담은 본 영상물의 등장은 많은 도니체티 애호가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될 것이다. 저명한 연출가 뱅셍 부사르의 사실적인 연출, 크리스티앙 라크루아의 화려한 의상, 페사로 로시니 페스티벌의 인기 스타인 중국 출신의 신예 테너 이지에 쉬의 놀라운 기량, 우아한 매력의 메조소프라노 케이트 알드리치의 열연이 눈과 귀를 모두 만족케 한다. 오리지널 프랑스어 버전에 의한 공연이다.

케이트 알드리치(레오노르)/ 이지에 쉬(페르난드)/ 루도빅 테지에(알폰스)/ 조반니 푸를라네토(발타자르) 외/
안토넬로 알레만디/ 테아트르 뒤 카피톨 툴루즈

보조자료
- 1840년 2월에 초연되었던 오페라 코미크 <연대의 딸>로 파리 관객들 앞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던 도니체티는 파리 오페라의 위촉으로 또 다른 프랑스어 오페라를 급히 완성해야만 했다. 원래 그는 <알베 공작>(Le Duc d’Albe)이라는 작품을 완성하려고 했다. 하지만 자기 애인인 메조소프라노 가수의 역할이 미미하다는 이유로 파리 오페라의 디렉터 레옹 필레가 이를 거부하자 부랴부랴 과거의 미발표 오페라인 <니시다의 천사>(L’ange de Nisida)를 대대적으로 개작하여 <라 파보리트>를 완성하여 같은 해 12월에 파리 오페라에서 초연하였다. 앞서 언급한 이유 때문에 도니체티는 이 작품의 여주인공을 메조소프라노에게 맡겼다. 이후 이 작품은 이탈리아어 버전의 제목인 <라 파보리타>로 더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 오리지널 프랑스어 버전에서 도니체티가 사용한 리브레토는 바쿨라르 아르노의 희곡 ‘코맹주 백작’(Le comte de Comminges)을 알퐁스 루아이에와 구스타브 바에즈가 각색한 것이다. 오페라는 1340년 무렵 이베리아 반도에 위치했던 카스티야 왕국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이름 모를 미녀에게 매료된 수도사 페르난도는 환속하여 그 여인과 밀애를 나눈다. 하지만 그녀의 정체는 여전히 알지 못한다. 그녀는 바로 카스티야 국왕 알폰스의 애첩(La favorite)인 레오노르다. 페르난도는 이 정체불명의 여인을 차지하기 위해 전쟁에서 큰 무공을 세우지만, 결국 그녀의 정체를 알게 된다. 이후 세 사람의 삼각관계와 페르난도의 벼락출세를 시기하는 귀족들, 왕의 부도덕한 애정을 향한 수도원장의 비난 등이 복잡하게 뒤얽히며 극은 점점 파국으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