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대의 전설, 알리나 코조카루의 <지젤>을 드디어 만나다!
프랑스 낭만 발레를 대표하는 걸작 <지젤>은 지금까지 수많은 영상물이 출시되었고 그중에는 기념비적인 명연도 몇 개 있었다. 그런데도 우리가 이 DVD에 주목하는 이유는 로열 발레의 자존심, 알리나 코조카루가 추는 <지젤>이기 때문이다. 1981년 루마니아의 부쿠레시티에서 태어난 코조카루는 1999년 로열 발레에 입단하여 2년 만에 주역 무용수(프린시펄)가 되었으며 곧 영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발레리나가 되었다. 영국 발레계에서 코조카루의 위상은 외국인임에도 불구하고 ‘국민 여동생’ 내지 ‘국민 손녀’라 할 정도다.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발레리나이자 동작 하나하나에 발레에 대한 열정과 통찰력이 살아 숨쉬는, 그야말로 젊은 나이에 전설이 된 스타인 것이다. 본 영상물은 2006년 1월, 로열 발레의 본거지인 코벤트가든 실황이다. 1884년 이 발레를 전면 개정한 마리우스 프티파의 판본에 입각한 것임을 명기하고 있는데, 여기에 피터 라이트가 연극적인 측면을 대폭 보강하여 우리가 익히 보아온 <지젤>과는 미묘한 뉘앙스의 차이가 있다. 코조카루와 가장 호흡이 잘 맞는 파트너인 텐마크 출신의 요한 코보그가 알브레히트를 맡았다.
[보충자료]
○ <지젤>은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발레다. 연인에게 속은 지젤이 실성하여 죽는다는 1막의 피날레가 낭만주의적이고, 2막에 등장하는 일종의 처녀 귀신인 ‘빌리’가 그런 존재다. 낭만주의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피안의 세계를 동경하고 인간 내면의 어두운 모습을 파헤치고자 한 예술사조이기 때문이다. 특히 1막과 2막의 대조효과가 훌륭한데, 1막은 시골 전원이요, 밝은 낮의 세계이며, 지젤은 순진한 시골 처녀인 반면 2막은 묘지가 산재한 으스스한 숲 속이요, 어두운 밤의 세계이며, 지젤은 빌리의 법칙을 무시하고 연인의 목숨을 지키는데 헌신하는 영적인 존재로 거듭나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지젤>은 2막이 훨씬 더 중요한 발레이자, 보고 난 다음에는 긴 여운이 남는 불후의 명작이다.
○ 루마니아의 부쿠레시티에서 태어난 코조카루는 우크라이나의 키에프에서 발레를 익히고 1997년에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최고 권위의 청소년 콩쿠르에서 우승하여 6개월간의 로열 발레 연수기회가 주어졌다. 영어를 한마디도 못했던 코조카루는 각고의 노력 끝에 로열 발레의 군무단원직을 제안받았지만 키에프 발레단 주역으로 입단하는 길을 택했다. 짧은 기간동안 키에프 발레단에서 다양한 주역을 경험한 후에 다시 로열 발레에 입단하여 단시간만에 동 발레단의 간판스타가 되었다. 코조카루의 레퍼토리는 다양하지만 <지젤>은 코조카루가 가장 잘 추는 대표작의 하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