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어난 미모와 아름답고 힘찬 목소리를 겸비한 우리 시대의 디바, 안나 네트렙코. 극적인 가창과 섬세한 감수성, 탁월한 연기력이 일체를 이룬 터네, 롤란도 비야손.
유럽에서 손꼽히는 오케스트라인 바이에른 방송 교양악단과 이 새대 오페라 지휘의 거장 베르트랑 드 빌리.
낭만적인 상상력과 극적 감수성을 통합한 새로운 연출, 로베르트 도른헬름 감독.

우리 시대에 바랄 수 있는 최상의 조합이 바로 여기 있다. 이들이 한데 모여 푸치니의 걸작 ‘라 보엠’에 담겨 있는 낭만적인 사랑 이야기를 영화 버전으로 담아냈다. 오페라 무대의 한계를 탈피함으로써 극적 사실성을 높임과 동시에 보는 이의 상상력을 한층 자극하는 영화 버전 DVD는 이 오페라를 사랑하는 모든 이를 만족시킬 것이다.

순결함과 관능미라는 양면성을 함께 지닌 네트렙코의 가슴 저릴 정도로 애절한 가창과, 순수한 애정과 격렬한 질투가 복잡하게 뒤얽힌 로돌포의 내면을 충실하게 재현해낸 비야손의 극적인 연기는 미미와 로돌포라는 캐릭터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고 있다. 또 1막에서 로돌포와 친구들이 집세를 받으러 온 집주인을 돌려보내는 장면이나 2막에서 무제타가 마르첼로를 유혹하는 장면 등은 이 DVD가 선사하는 각별한 즐거운 가운데 하나이다. TV 드라마와 영화 분야에서 오랜 경험을 쌓았으며 최근에는 <카라얀: 혹은 내가 본 아름다움> DVD(DG)를 연출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던 오스트리아 출신의 중년 감독 로베르트 도른헬름은 여기서도 자신만의 독특한 관점으로 ‘라 보엠’을 재해석해 신선함을 더하고 있다.

1080p Full HD로 녹화된 필름에서 기인하는 선명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영상은 영화의 무대가 되는 파리의 다락방(1막 & 4막), 호화로운 모무스 카페와 붐비는 라틴 거리(2막), 눈 내리는 파리 교외(3막)의 사실성과 아름다움을 극대화하고 있으며, 웅장한 5.1 채널 사운드가 펼쳐내는 최고의 음질은 음악과 영상에 대한 몰입도를 한층 높여준다.

“무대라는 제약된 공간을 벗어나 그 앞과 뒤로 이어지는 은밀한 이야기에 극적 상상력을 불어넣은 도른헬름 감독의 정확하면서도 독창적인 이해가 돋보이는 연출을 바탕으로, 낭만적 정서로 충만한 보헤미안 젊은이들이 엮어내는 시리디 시린 사랑 만들기는 보는 이로 하여금 그들의 현실로 빨려 들어가게끔 한다. 오페라와 영화의 경계를 없앤 최고의 오페라 영상물로 적극 추천한다.” (음악평론가, 박제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