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신에게 묵은때를 벗겨내다가 문득 느끼는 것이 있어 이렇게 타자빨을 올립니다.
나, AV에 입문한지 이제 1년도 채 되지 않았다오.
그러나, 회사 창고에서 한쪽구석에 다른 짐더미에 깔려 신음하고 있던 그대를 본 순간, 짜르르~ 전율을 느꼈다오.
날 덥다고 찬물틀었을때 찡하는... 그런것 말이요.
다른 사람들에게는 딴소리하고, 냅다 들고 날랐지요. (당신 보기보다 댑따 무겁습디다.)
집에온 순간, 난 또한번의 전율을 느꼈지요.
당신에게 묻어나온 먼지...바로, 그것이지요.
그걸보면서도 정작 손대지 못했던건 내게 DVD라는 것이 없었던 이유였소.
얼마후, 나는 여친의 지엄하신, 하해와 같은 승락을 얻어 DVD를 구입하게 되었소.(게다가 사운드 카드까지...^^닐리리)
이제사, 당신을 만날수 있겠구나, 꿈에 부풀었지요.
허나, 세상은 만만한것이 아닙디다.
당신을 만나려면 앰프라는 복병이 있었던것을....
당신을 얻기란 이만저만 어려운게 아닙니다.
서릿발같은 여친의 눈초리도 눈초리지만, 동강나 버린 카드의 슬픔을 뒤로한채 재발급의 기로에서
난 또한번 고배를 마셔야 했습니다.
뭔가 길이 없을까? 인터넷의 넓은바다에서 좌절과 고배를 짬뽕으로 들이키면서, 뒷날 땡기는 뒷골을 부여잡으며
조금씩 가능성을 타진해보곤 했지요.
그러다 우연히 알게된곳에서 "테스터"라는 ... 화투판의 스페셜과 같은 빛을 보았다오.
냅다 신청을 했습니다. (사실, 냅다는 아니고, 좀 죽는 소릴했지요.)
이게 왠일입니까? 승낙이 떨어졌습니다.
하늘이 열리고 길이 보입니다. 할X루야~(종교단체의 항의가 두려워 X로 표기함)
앰프와 스피커셋트였지요.(모델명 : SAGA 5.1) 물론, 합친금액이 당신보다 쪼금 더 비싸더군요.
별반 기대를 안했지만, 그래도, 당신과의 연결고리를 찾았다는데는 무한한 감동의 도가니탕이 배달됐습니다.
우선은 빌려주신분들의 성의에 테스트를 해 봤지요.
뭐, 했다고는 하나 일년도 안된 AV초년의 실력이 어디가겠습니까? (도아니면, 개겠지요.)
덩달아 테스트 한답시고, 타이틀만 죽어라 사들이더니, 지금은 벌써 20장에 육박하고요.
여기서 고백을 하겠습니다.
저 사실은 셋트에 딸려있는 스피커에 잠시 한눈을 팔았습니다.
잠시 눈이 맞았던것 같네요.
그래서, 조금이나마 죄값을 덜기위해 ... 당신의 힘을 느껴보기위해 한가지 일을 저질렀습니다.
이 즈음에서 또한번 테스터를 응시했습니다.
춘향이 구하러간다는 심정으로......됐습니다. 돼버린겁니다.
오옷! 앰프가 포함되어있는 DVD플레이어였습니다.(모델명: 넥스필 EDR-700S)
드뎌! 당신을 연결했습니다.
처음엔 스테레오만으로 당신의 힘을 느끼고 싶었습니다.
1년여 동안 여성복매장 천장에서 싸돌아 다니는 아낙들의 뒤통수를 쌔리면서 내뿜어대던 댄스가요로
공력을 키운 당신의 힘..... 아틉니다.
검투사가 넘의집 밀밭을 지날때, 밀들이 소리를 지릅니다.
돈많은 넘, K2등정한다고 헬기탈때, 로터소리에 저희 어머니 한마디 하십니다.
"소리좀 줄여라!"
아! 자랑스럽지 않습니까? 별로 키우지 않았습니다.
처음볼때의 전율은 화장실다녀와서 느낀것이 아니였습니다.
바로, 주워들은 세글자 J! B! L!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난 당신의 과거를 조사했습니다.
역시 인터넷!
당신은 바로 JBL Control-5라 불리우는 스피커였습니다.(나중에 안일이지만 뒷편에 써있더군요)
게다가, 방자형에(첨엔 이몽룡의 방자네 형인줄 알았습니다.)
방수, 게다가 인테리어에 맞추어 도색도 가능할줄이야.....
생각보다 숨겨진 과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저는 개의치 않습니다.
비록, 크리너로 3번씩 닦아도 나오는 검댕이와 당신의 유폐기간에 걸맞게 쌓여있는 먼지를
닦아내면서도 마냥 흐믓했습니다.
담번엔 필히 당신에게 새옷을 선물할 예정입니다.
물론, 돌아오는 구정이 될지, 북경올림픽이 개최할때가 될지는 나도 모릅니다.
분명, 나는 가진게 없습니다.
그러나, 당신을 버리고 섣불리 새살림을 차리지는 않을것입니다.(사실, 지금 하라해도 못합니다.)
가진것에 만족하는 모습.... 아! 내가봐도 보기 좋습니다.
이제 싸돌아 댕기면서 당신과 나의 ... 센타의 허전함을 채워줄 ... 그런것을 찾아 봐야겠습니다.
(물론, 뒤통수도 허전하긴 합니다. 이건 인켈 전축에 달려있던걸로 어떻게 해 봐야 겠네요.)
그럼, 낼은 나머지 한짝도 때를 벗겨 드리겠습니다.
이만....
ps: 아마, 여친에게 이런 장문의 편지를 쓴다면 일주일은 저녁걱정안해도 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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