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시스템 사운드의 대중화

깜찍한 북셀프 B&W686을 구입해서 소리를 들어보고 매우 좋다는 느낌을 가지면서도 2% 부족하다고 느낀 부분이 바로 저역이더군요. 사운드가 아주 마음에 쏙 들어서 “서브 우퍼만 있다면 더 이상 바랄게 없는 소리로다.”라는 강한 필이 꽂히더군요. B&W686의 제 짝인 ASW610 서브우퍼를 찾아서 온라인상에서 헤매고 다녔죠. 제품이 출시된지 오랜 시간이 지나서 구입이 쉽지 않았으나, 다행스럽게도 FineAV에서 저를 불쌍히 여기사, 제품을 구입해 주셨습니다.

서브우퍼를 사용하니 육중한 무게감이 실려 한결 품위 높은 사운드로 변신했네요. 대형 시스템이 부럽지 않군요. 어찌 보면 서브우퍼를 이용한 시스템은 저렴한 가격으로 대형 시스템에서 느낄 있는 사운드를 즐길 수 있게 된 ‘대형시스템 사운드의 대중화’라고 볼 수 있지요.

서브우퍼로 재생하는 음대역은 북셀프가 재생하는 대역 폭의 0.5% 정도 밖에 되지 않고, 그나마 실제 제가 사용하는 주파수 대역은 그 보다도 더욱 짧은 구간인 20Hz ~ 80Hz대 정도입니다. 그래서 서브우퍼 사용은 과도한 비용지출 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20Hz ~ 80Hz대 음은 음악 전체 사운드에 무게감과 양감을 실어주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이 영역대의 소리 여부와 소리 질에 따라 스피커의 가격은 많은 차이를 나타내더군요. 이 영역대를 울리는 스피커라면 대부분 대형스피커이고, 이런 스피커를 울리려면 출력이 높은 분리형 앰프이어야 하고, 그러다보니 앰프 가격 또한 만만치 않죠. 적어도 천대 이상의 시스템을 가져야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러나 저렴한 가격대에서 이런 대형 감각의 소리는 듣는다는 것은 어찌 보면 오디오 장인들이 선사하는 축복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제가 구성한 2.1 채널의 시스템은 말러의 교향곡을 거뜬히 받아 주고, 저음이 많이 들어간 현대 음악이나 영화음악을 실감나게 재생합니다. 내재된 감성을 자극하는 훌륭한 사운드입니다. 그러면서도 고역은 한발 물러서서 결코 나서지 않고, B&W의 우아한 소리결 때문에 둥글 동글한 소리가 방안을 굴러다니는 느낌입니다.

여러 가지가 다 만족스러워 이곡 저곡 애용하여 듣고 있네요. 국민장이 있어서 좀 기다렸다가 글을 올렸습니다.

2009 .6. 3

송인관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