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하 NX-E800 북셀프 스피커 시스템

친구의 집들이에 갔다가, 그 아이들 방에서 이 기기 소리를 들어보고, 참 좋다는 생각에 꼭 구입하리라고 마음 먹었지요. 어느 날, 인터넷 쇼핑몰을 이곳 저곳 돌아다니다가 이 스피커의 동생격인 NX-E700을 보게 되었고, 가격이 너무 착해서 구입했습니다.

채널당 출력이 50와트인 리복스 티알 인티 앰프에 물려서 들어 보니, 좀 차갑지만 음이 곱게 나더군요. 그래서 케인 진공관 앰프에 물려보았더니, 아주 곱고 따뜻해서 매우 흡족했습니다. 주로 정경화와 안네소피무터의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과 바이올린 소나타를 줄기차게 들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케인 진공관 앰프에 물려 있던 탄노이 프레스티지 스티어링 스피커가 짝을 잃게 되었지요. 그래서 궁리 끝에, 구석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인켈 AX-7R MK2(2006년에 단종, 출력 채널당 60와트) 인티앰프와 인켈 CD-7C MK2(2006년에 단종) 시디피와 야마하 NX-E700 스피커가 짝을 맺었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케인에서보다 소리가 더 곱고 우아하더군요. 인켈 앰프의 출력석이 모스패트라서, 진공관과 티알의 성향을 모두 갖고 있어서 그런가봅니다. 그리고 인켈 앰프의 대역 밸런스는 저역이 약 4데시벨 정도 강조되어 있어서, 저음 출력이 강한 톨보이에서는 부밍이 일어나지만, 저음이 약한 저가격대의 북셀프 스피커에서는 장점으로 나타나는군요.

지금도 그렇지만, 그 때 당시는 뜻밖이라서 기분은 무척 황홀했죠. 혹시 변화된 소리에 귀가 쏠리는 것은 아닌가 싶어서, 정경화 비발디사계의 같은 음반 5장을, 제 방에 있는 5개 시스템의 시디에 각각 장착하여, 한자리에 편하게 앉아서 리모콘 조작으로(시디를 뺐다 넣었다 하지 않아서 시간이 절약되고, 음을 기억하기에 매우 좋습니다.) 이 소리 저 소리 비교해 가며 장시간 들어 보았습니다. 결론은 바이올린 소리가 매우 예뻐서 이 시스템을 제 주력기에 입적시켰습니다.

제가 갖고 있는 또 다른 야마하 북셀프 스피커에서, 넓은 음장감과 부드러우면서도 재질감 나는 사운드를 즐겼지만, 전자악기음색이 약간 섞인 소리였습니다. 그러나 이 NX-E700 스피커는 어쿠어스틱하면서 음색도 곱고 우아하고 투명하여, 바이올린 곡은 이 시스템에서 전담하기로 했습니다. 탄노이가 들려주는 현의 아름다운 소리와 더불어, 이 작은 야마하 NX-E700 스피커에서 나오는, 곱고 청순한 바이올린 소리는 저를 즐겁게 해줍니다. 아내는 제가 오디오 기기를 사는 것이 싫어서 "소리 좋다."라는 표현을 결코 안하는데, 이 번에는 소리 좋다고 ‘한 말씀 하시는군요.’

진공관 앰프를 갖고 계시면서도 북셀프 스피커 없이, 대형 스피커로만 음악 감상을 하시는 클래식 매니어에게 이 작은 시스템을 추천합니다. 참고로 NX-E800은 NX-E700보다 성능이 업그래이드 되었습니다. 그리고 권장 앰프 최대 출력이 110와트라서 앰프 선택의 폭이 그리 넓지는 않습니다. 출력이 50와트 정도되는 앰프라면 좋겠다고 생각됩니다.

2008년 06월 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