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으로 오디오를 시작한지.. 어언~몇년?
자잘한 바꿈질로 나름대로 만족했을 무렵.. HI-FI너머에 하이엔드란게 존재한다는걸 알았다.
(사람들은 뭐든지 좋은걸 쓰면 凡夫와는 다르다고 구분짓고 싶어하는가 보다.)
박봉에 시달리는 평범한 직장인이 하이엔드기기를 손에넣기란 여간 어려운일이 아니었는데..
여러 메이커를 살펴보다 보니 고맙게도 독일에서온 MBL이란 메이커가 있었다.
조금 무리하고, 미친척하면 손에 넣을수 있는 Basic라인업이 있었는데..
그렇에 조금 미친척해서 손에 넣었던 것이 CDP2라는 CDP였다.
깔끔한 외관에 흠잡을곳 없는 사운드는 왠지 소유한 것만으로 알수없는 뿌듯함을 안겨주었으며 알게모르게 자랑도 많이 했었던것 같다.
그렇게 우린 몇년간을 행복하게 지냈었다.
그런데 한가지 불만이 있었는데..
그 베이직 라인에는 인티앰프가 없었던 것이다.
한단계 윗급인 7008이라는 인티앰프가 있었지만, 중고가격으로도 400이 훌쩍 넘어가버려 중고장터에 매물이라도 나오는 날이면 가슴앓이를 했던게 한두번이 아니다.
(능력도 안되면서 "판매완료 되었습니다."라는 댓글을 볼때면 왜그리 가슴이 아프던지...)
그러던 어느날..
대망의 2006년 MBL은 내 소망을 저버리지 않고, 베이직 라인의 인티앰프를 출시하게 되는데..
이름하여 7006~ ㅋㅋ
외관으로만 보면 훨씬 멋졌던 패토스 트윈타워를 미련없이 보내버리고,
마치 잃었던 짝을 찾아준듯 그렇게 7006을 거실에 들여놓았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CDP도 같은 컬러와 스타일로 맞추기위해 1431을 구입했다.
(오디오를 하면서 가장 슬펏던 때가 CDP2를 처분할때가 아닌가 싶다.)
Basic Line..
말그대로 이정도 부터가 하이엔드의 시작이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하이파이와 하이엔드의 결정적인 차이는 "뒷배경의 깨끗함"에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마다 표현법이 조금씩 달라서 같은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떤이는 "음"과 "음"사이의 "무음부분"이 깨끗하다고도 하고..
어떤이는 "뒷배경"이 깨끗하다거나 정숙하다고도 하는것 같은데..
달라도 틀린말은 아닌것 같다. 아뭏든...
뒷배경이 깨끗함은 물론 음의 밸런스도 흠잡을 곳이 없다.
이는 CDP2를 쓸때부터 지인들에게 듣던 말이기도 한데..
억지로 흠을 잡자면 "짜릿함이 느껴지지 않는다"라는 말을 종종 들었다.
(사실 나도 부인하지 않는 부분 이기도 하다.)
음악을 들으면서 쾌감을 느끼는것도 중요하지만, 대부분 편안하게 부담없이 휴식을 취하고 싶을때 음악을 듣는걸 보면
아무래도 MBL의 부담없고 자연스러운.. 균형잡힌 소리가 좋다.
요즈음은 "에디히긴스"와 "지나로드윅"의 음반을 즐겨듣고, 가끔 품위유지?를 위해 "하이페츠"와 "오이스트라흐"의 바이올린 연주도 듣곤 한다.
MBL은 에디히긴스의 다양한 표정과 지나로드윅의 농염한 목소리.. 섬세한 현의 느낌.. 그무엇 하나 놓치는 법이 없이 정확하게 그려나간다.
나름데로 장황했던 바꿈질을 멈추고
음반을 한장, 두장 사모으며 열심히 듣는 내모습을 보면 "득도"를 했다는 생각도 들고, "돈이 없긴 없구나.."하고 失笑를 날리기도 한다.
한번만 더 조금 미친척해서 스피커도 311E 정도로 바꿔보면 어떨까~하는 생각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