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월 지인의 권유로 생소한 인터케이블을 청음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동안 인터케이블이라면 가격대를 불문하고 써볼만큼 다 써봤다 생각했고,
또 어줍잖은 자작도 해볼만큼 해봤으며, 그때그때 기기나 상황에 맞춰 인터케이블을 조합했던 터
'글쎄...'라는 생각이 앞섰지만,
지인이 워낙 기기적, 음악적 지식이 풍부하시고, 예민한 감각으로 오디오를 튜닝하시는 분이라 반신반의 하면서 케이블을 건네받았습니다.
약간은 투박하면서도 메이커표시가 되어있지 않은게 '이런 피복은 많이 봤는데..공장에서 찍어낸 케이블은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했으나,
케이블텐션도 그간 사용했던 인터케이블과는 다른 생소한 느낌이었고 조임식단자도 잘 처리되어있어 다시 반신반의 하며 집으로 향했습니다.


집에와 일단 CDP(11S1)와 프리앰프사이에 연결하고 소스를 거는순간...
약간은 무장해제 당한듯한 기분이...
그간의 인터케이블에 대한 묵은 체증이 확 풀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일단 가장두드러지게 눈에 띄는 점은 공기감과 차분함 이었습니다.
그간 좀 오밀조밀한 듯 했던 Air가 거실 전체를 완전히 뒤덮었고,
예전 CDP를 업글했으때 정보량이 늘어나면서 차분해졌다 느꼈던 템포는 한결더해졌으며,
룸공진이 많은터라 약간은 산만했던 중고역도 차분히 가라앉았습니다.

소편성과 보컬위주로 테스트했던 터라 '어디 이런것도 잘하나 한번보자..'란
약간은 짓꿏은 심정으로 광대역의 오케스트레이션 소스를 걸기 시작했습니다.
'아...'
다시한번 무장해제 당한 기분이...
엠비언스에 있는 벨소리는 전보다 명확해지고 뻣는 줄기까지 확인되는 해상도를 가지며,
룸 공진 때문에 약간 과장되었던 저역은 완전히 풀어져 편안하고 깊게 들어가는 것이
전체적으로는 더 또렸함에도 불구하고 더 차분해졌습니다.
특히 카라얀의 베토벤교향곡 SACD들은 원본의 레코딩이 다소 날카롭고 부담스러워서
자주듣지 못해 아쉬워 했는데 공기감과 더불어 한층 차분해졌습니다.

망설임없이 지인을 닦달해서 프로토타입 인터케이블 두조를 비교적 저렴한(?)가격으로
건네 받았습니다. 그게 지금의 STL, DTL이 되었더군요.
위의 내용은 지금의 STL케이블에 대한 내용이 되겠네요.




이번에 수지에 계신 부모님 댁 안방에 오디오가 필요하시다 하여
파인에 캠브리지와 B&W CM1조합으로 주문을 하게되었습니다.
케이블은 제가가지고있던 스피커선과 자작파워선으로하고
인터케이블은 STL을 함께 주문했습니다.

설치하던날 조금일찍 퇴근해 부모님댁으로 향했습니다.
캠브리지540세트는 기본에 충실했고 작은 방을 울리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놀라운것은 CM1의 성능이었는데 가격을 떠나 B&W기술의 집결이라 말할만큼 우수했습니다. 다만 뒷벽을 많이타서 위치선정이 까다롭긴 했지만 대역발란스나 다이나믹스 뭐하나 나무랄데 없을만큼 매우 훌륭했습니다.

안방이라 스피커의 뒷벽공간을 많이 확보할 수 없었는데 STL이 여기서도 한목해주었습니다.
처음에 미국B사의 선재로 만든 인터케이블을 물렸을 때는 낮은 볼륨에서는 그런대로
괜찮았지만 볼륨을 높이자 과역이 생기며 음들이 날뛰기(?)시작했습니다.
케이블에 따라 어떻게 차이가 생기는지 부모님께 보여드리기 위한 일종의 show를 한거죠...

STL을 물리자 540CDP의 성능을 바닦까지 끌어내며 잘 정돈시켜서 좁은방 과역이 되었던 대역들을 풀어내며 볼륨을 11시~12시 방향까지 올려도 무리없이 방을 울려주었습니다.
궁금증에 집에서 쓰던 DTL도 물려봤지만 역시 뒷벽공간을 확보하지 못함으로
다이나믹스가 부담으로 작용하더군요.

재미있었던건 케이블들을 비교할 때 두분 부모님의 반응이었습니다.
'우린 감각이 없어서 그런거 잘몰라'하시던 분들이 케이블을 비교해드리자
디테일함까지도 설명하시며 좋아하시던 모습,
케이블하나에 소리가 이렇게 바뀌냐며 흥분하시던 모습이 '우리집에 매니아 두분늘었네'란 생각을 자아내게 했습니다.



글이 길어졌네요...

다음에 시간되면 CM1과 DTL의 사용기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장마와 더운여름 즐거운 음악으로 무탈히 넘기시길 바라겠습니다~^^




참고로 CM1의 베이스 덕트는 결과가 좋지않아 인터케이블 방진제로 활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