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T. Now Hear This라는 가격대 성능비가 높기로 유명한 제품군을 한번은 제대로 들어보고 싶어했었다.
깔끔한 블랙마감의 모던한 디자인이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NHT에 대한 강력한 뽐뿌를 접한것은 에이프릴뮤직의 이광일 사장님이 쓰신 다음과 같은 글을 읽었을때였다.
"국내에서 HP100을 45만원으로 구입하여 프리로 사용하고 DA100을 55만원에 구입하여 소니 30만원
짜리 DVD에 연결하고 S100 파워 65만원에, 그리고 마지막 스피커 AbsoluteZero나 Rogers LS3/5a
50만원정도에 구입하여 들어보시면....왜 하이엔드가 비싸야 하는지 한참 생각하게 할 것입니다."

"왜 하이엔드가 비싸야 하는지 한참 생각하게 할 것입니다" 참으로 강력한 뽐뿌가 아닌가.
마침 지난달 메인으로 사용하던 스피커를 방출한 김에 길어야 한달정도만 사용할 요량으로
NHT Super Zero를 들여놓았다.

조금씩 에이징이 되면서 예상을 뛰어넘는 소리를 들려주기 시작했다.

1. 중고역
깨끗한 중고역은 이 스피커의 주특기이다. 수백만원대의 스피커에 비하면 자연스러움이
(여기서의 자연스러움이란 고가의 하이엔드 기기가 들려주는 놀라운 자연스러움을 말한다.)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에이징의 부재와 이 스피커가 추구하는 명징함이 그러한 느낌을 주는것일지도 모른다.

2. 저역
저역은 탄탄하며 현대적 경향을 잘 보여주고 있다. 양감이 크게 부족하지 않은것이 놀라울 정도이다.
탄탄한 저역과 탱글탱글하게 느껴지는 음의 입자가 쾌감을 준다.
특히 타악기소리는 것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어쿠스틱한 느낌이 펜오디오의 레벨2와 비견할말하다.
40Hz대역을 재생하는 스피커와 비교한다면 이 낮은 주파수 대역의 부족함이 느껴진다.

3. 외관
반짝이는 검은색 마감은 피아노 마감처럼 보이지만 피아노 마감이 아니라고 한다.
7겹의 폴리우레탄 마감이라고 한다. 피아노 마감보다 오히려 장점이 많아보인다.

4. 그리고...
해상도 역시 기본 이상의 수준은 되는것 같다.
얼마전 소스기기를 변경했는데 이 새로운 CDP를 사용하면 무대가 넓어지고 표현력이 증가한다는 설명을 들었다.
나는 그러나 AbsoluteZero에서 변화를 느낄것으로 기대하지 않았다.
그런데..변화가 느껴졌다. 무대가 확실히 앞뒤로 넓어졌고, 일부 여성 보컬 앨범에서
마치 가수의 입술 움직임이 느껴지는 것처럼 세밀한 표현이 되는 것이 아닌가.

피아노는 탁월하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
왜 이 스피커의 피아노 소리가 이렇게 훌륭한지 알수가 없다.
들어보신 분이라면 공감할수 있을것이다.

오늘 아침에는 키스 재릿이 합시코드로 연주한 바하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들었다.
고역의 상큼함과 깔끔함, 5평의 방을 가득채우는 싱싱한 합시코드의 소리는 이것이 과연
이 작은 스피커에서 나오는 소리인지를 의심하게 한다.

나는 스피커 뒷쪽 벽에 2.5m정도 넓이로 책꽂이를 두었다. 이 세팅은 확실히 효과가 있다.
그런데 앱솔루트 제로는 크기가 작아 정말 책꽂이에 들어간다.
(한번 책꽂이에 넣고 들어보기도 했다.)

잠깐 들었지만 진공관 앰프와의 상성도 나쁘지 않은것 같다.
가격이 거의 4배가 되는 펜오디오의 레벨2와 비교할때, 어쿠스틱한 느낌이나 음악성에서는 뒤지지만
기본기에서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본다.
한마디로 기본기가 탄탄한, 매력적인 스피커라 하겠다.

매칭기기
CDP - 마란츠 SA15s1
앰프 - 스텔로 AI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