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호 : 1145 | ID : pumred | 글쓴이 : 주기표 | 조회 : 6249 | 추천 : 209
660,000 원
레가(Rega) 프론트 스피커 아라(Ara)
많은 사랑을 받아온 카이트를 개량한 전형적인 베이스 리플렉스형 북셀프 스피커인 아라는 자연스러운 소리를 재현합니다. 특히 저출력 앰프로도 쉽게 구동할 수 있으며, 고출력의 하이파이 앰프와 매칭하는 경우 그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합니다.
벽과의 거리로 저역을 조정할 수 있으며, 깔끔한 외관으로 작은방이나 사무실에 잘 어울리는 제품입니다. 그리고 레가 AV7시스템에서는 리어 스피커로도 활용됩니다.
레가 아라라는 스피커는 내가 두번째로 신품가격을 지불하고 구입을 했던 스피커이다.
개인적인 특성상 나는 남들이 사용하지 않는 스피커, 남들이 외면하지만, 그래도 그런데로 쓸만한 구석이 있는 스피커를 좋아하는 편이다. 똑같아지는 것이 무척이나 싫기때문이다.
그런다고 이러한 나의 습성이 항상 최고를 지향하게 되지는 않는다. 왜냐면 나의 목표는 전혀 최고라는 기준과는 무관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에게 레가사의 스피커들은 어느정도 인정을 받을 수 있는 것이라 생각된다.
요즘들어 인기를 좀 끈다는 스피커를 보면 다들 만능형 스피커이다. 무난하게 어떤 장르와 어떤 용도로든 사용해도 그럭저럭 괜찮은 류의 그런 스피커말이다.
레가의 스피커는 다소 그런면과는 거리가 있다. 완벽해지기 보다는 특정 매니아들에게 꾸준한 인기와 인정을 받는 것이 그들의 목표이다. 그래서인지 나는 아직까지 많은 북쉘프 스피커를 접하면서도 오래전 사용했던 북쉘프 스피커의 느낌이 그때보다 지금이 더 좋은 스피커는 그다지 많을 수 없지만, 레가의 스피커는 그나마 예전의 느낌만큼이나 지금 생각하는 느낌도 좋은 편이다.
레가라는 회사는 그 역사 자체가 국내에 일반적인 오디오 애호가들이 알고 있을 법한 것보다는 오래되었다. 그리고 그들이 만들어낸 제품들은 또한,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오랜동안 많은 오디오 애호가들에게 설득력을 얻고 있고, 특정 오디오인들에게는 절대적 지지를 받기도 한다. 레가라는 브랜드에 한번 관심을 갖게 되면 이 회사의 제품이나 경영방식이 얼마나 독특한 지를 알수가 있다. 외고집이라고나 할까? 무리하지 않으면서도 신중한 판단에 의해 장기적인 효율을 거두는 브랜드라 볼수 있다. 그래서인지 레가의 잘 알려진 턴테이블이나 CD재생기들은 필자가 오디오를 접하기 이전부터 많은 사람들에게 동경의 대상이었지만, 아직도 그점은 여전한 것 같다. 특별한 고집과 사상에 의해 태어난, 재미있는 표현을 하자면, 참 별난 이 기기들에게는 한번쯤 의심이 날만도 하며, 그래서 한번쯤 그 가치에 대해서 경험을 해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
레가 스피커라 하면 쉽게 떠오르는 제품이 레가 아라이다. 레가사의 특징이라면 제품 이름이 특별히 변경되지 않으면서도 가끔씩 제품이 일부 변경이 된다는 것인데, 이 레가 아라 역시 최근 출시되는 제품은 초기 제품에서 우퍼의 특성이 바뀌었다고 한다. 레가 아라라는 스피커는 가볍고 작지만, 외부 인클로져가 결 좋은 무늬목에 연한 체리색상을 띄고 있어 굉장히 앙증맞고도 소형 라우드 스피커로서의 멋스러움을 충분히 지늬고 있다. 트위터가 19mm, 우퍼가 레가 페이퍼콘 유닛 5인치라는 점만으로도 굉장히 찰랑찰랑한 리듬감이 좋고 소박한 소리를 내줄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
피에르 앙타이의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들어보자면, 쳄발로 현 튕기는 소리가 이리도 간드러지고 청명할 수가 없다. 알맞게 튕기며 알맞게 떨리는 느낌, 특유의 고음의 향내는 유독 긁거나 튕기는 등의 약한 리듬감에 있어서는 특별한 장기를 발휘한다. 또한, 이러한 터치감은 적당한 정도의 페이퍼 콘을 통해 너무 무겁지 않고 답답하지 않는 청량함을 발산해 주면서도 봄날 따사로운 햇살에 말린 얇은 이불을 펼쳐보이는 것처럼 따사롭고 산뜻하며, 듣기에 편안하다.
소위 듣기에 편하다하면 의례 해상력이 다소 떨어질거라 생각들 하게 되는데 레가 스피커는 소스를 극도로 세분히 분해하는 해상력이라기 보다는, 정도를 지키며 뽐내 보여야 할 것을 잘 드러내 주는 기특함도 충분히 가지고 있다. 이 음반의 경우는 유독 레가 시스템의 장기를 살려주는 음반임에 틀림이 없다.
자끄 루시에 사계 중, 봄을 들어보자면, 완벽을 추구하자는 스피커가 아니었을 법 한데도 다소곳이 듣고 있자면, 헛점을 찾아내고자 하는 생각보다는 매우 무난하다는 쪽으로 기울어 버리고 만다. 피아노 소리를 그다지 즐기는 편이 아닌데도 피아노의 소리가 명쾌함은 물론, 담백하면서도 앙증맞다.
그 외, 저음의 느낌도 안락하게 감싸주는 편은 아니지만, 역시나 특유의 리듬감으로 듣기에 편하고 연주의 맛에 빠져들게 할만큼 포근한 묘사력을 보인다.
계속 언급을 하고 있지만, 기존 레가 아라라는 스피커는 고음이 예쁘기로 이미 알려질데로 알려진 스피커이다. 여성 보컬을 들어보자면, 높은 성악계통의 보컬보다는 순수한 여성 재즈보컬 등에서 특유의 매끄럽고 산뜻한 질감을 뽐낸다. 최근 자주 듣게 되는 젊은 여성 재즈 보컬이나 남미 출신, 혹은 아시아 출신의 여성 재즈 보컬을 재생하는데는 너무나도 정감 어리고 단아하며, 어예쁜 목소리를 들려준다. 음악 장르로 따지자면 소박한 편인 여성 재즈보컬답게 광활한 무대 형성보다는 적당한 스피커간 거리를 유지해 주면 스피커 주위에 떠도는 목소리가 단아하며, 넓게 배치해 주면 굉장히 소프트하고 목소리가 낭랑하다.
소리 기준의 판단에 있어서 정확한 소리에서 멀어질 수록 착색이라 하며, 그 소리가 듣기 좋은 경우는 제한적인 소리만 내는 착색기가 어린 소리이면서도 듣기 좋은 소리만 걸러서 낸다고들 한다. 일종의 핑계가 될 수도 있겟지만, 레가 시스템은 페트리샤 바버와 같은 음반의 경우 매혹적인 목소리와 연주를 묘사해 주는데는 특별히 좋은 소리를 골라 낼 줄 안다. 페트리샤 바버의 습하지만, 고혹적이고도 페스트(pest)와도 같은 독성을 작은 방안에 산란시킨다. 깊이감에서 이보다 더 고가의 스피커들과는 차이가 있고, 중역의 밀도감이나 음의 두께면에서도 완벽을 위한 형태는 아니다보니 단순히 그러한 점을 따진다면 전체의 하모니가 단순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넓은 공간이 아니고 근접 청취라면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
특히 앨범 'CAFE BLUE' 두번째 곡인 'a taste of honey'에서 그녀의 목소리는 실지로 제품의 가격과 크기와는 전혀 무관한 기준에서 그 질을 따질 수 있을만큼 좋은 소리를 들려주며, 후반부 기타 연주에서는 이 스피커가 얼마나 나즈막하고 가벼운 리듬감, 특히 기타줄 튕기는 표현에는 발군의 실력을 가졌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XRCD로 들어보는 Tsuyosh Yamamoto의 autumn in seattle은 앙증막고도 정교한 연주이다. 느껴지는 크기는 작지만, 피아노 건반 타건의 느낌과 리드미컬은 매우 정교하게 묘사된다. 소리가 영롱하다 못해 짜릿한 간드러짐이 느껴지기도 하다. 재즈풍의 피아노 연주를 즐긴다면 이 또한 더할 나위가 없다.
이상은 3평 남짓한 특별한 것 없는 방안에서 레가의 시스템을 운용하면서 느낀 점들이다. 제법 오랜동안 사용을 하였으며, 사실상 5평 이상의 넓은 공간에서도 동일한 기기를 이용해 2채널 운용을 해보았지만, 결과는 좁은 곳만 못했다. 본래가 음의 스케일을 내세우는 스피커는 아니다보니, 넓은 공간에서는 아무래도 우퍼의 구경이라거나 스피커 자체의 앰프와 연동되어 댐핑이 지원되어야 하는데, 레가 아라는 근본적으로 그러한 경우는 아닌 편이다. 그러나 3평에서 4평 미만의 공간에서, 혹은 그 이상의 공간이라도 실제 음이 분산될 수 있는 공간이 협소한 경우는 너무나도 아리땁고도 청량한 간드러지는 소리를 들려준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간드러진다는 느낌은 여러 스피커에서 느껴보기는 어려운 편이다. 레가 아라의 경우 그 성향이 소박한 편이지만, 여기서 음의 스케일이나 안락함을 더 필요로 하거나, 레가 아라에서 음의 스케일 구현능력을 가지고 단점을 지적하고자 한다면 레가 스피커의 장점과 부족한 점을 보완한 레가 알야나 쥬라정도를 쉽게 고려해 볼수 있을 것이다. 앰프의 경우 특별히 구동이 어렵다는 느낌은 없었으나, 거칠고 구동력이 좋은 것 보다는 소출력 앰프라도 다소곳하고 정갈한 스타일의 앰프가 더 나을 것이라 생각된다.
아직까지도 레가의 고집은 아직 견고한 만큼 레가사의 제품 또한 아직까지 담백하고 소박한 사람들의 가슴에 봄기운을 느끼게 하기엔 너무나도 잘 어울린다. 범용으로 사용되어질 스피커는 아니라 할수 있지만, 오디오란 동네 마트식 오디오가 아닌 바에야 오디오 자체가 범용이 되지는 않는다 생각한다. 분명 레가의 제품은 완벽을 추구한다기 보다는 내게 맞는 이상적인 시스템을 구상중인 오디오 애호가들에게는 자주 거론되어질만한 독특한 기질을 가지고 있다. 특히 스피커의 경우는 적당한 착색을 통해 동일한 조건상에서 상대적으로 은근히 사람의 마음을 호의적으로 만드는 미워할 수 없는 인상의 소리를 내어준다. 3-4평 이상의 시청공간에서는 레가 아라로도 상기 언급한 장르의 음악을 즐기는데는 좋을 듯 하며, 그보다 넓은 공간에서는 레가 알야정도는 되어야 한다고 본다. 전체적으로 레가 제품의 사색적인 면을 느껴보고 그에 빠져든다면 색다른 HIFI적 스피커를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사진을 오늘 준비할 수 있을 듯 한데, 사진기 오늘 빌려서 찍어 올리겠습니다.
김성훈
사용기 잘 보앗습니다.생긴것 만큼 이쁘게 음을 내어 줄것 같군요..
장상호
레가 아라가 전형적인 북쉘프 스피커라 저음에서 약간 아쉬움이 생긴다면 레가 알야나 쥬라정도 사용해 보시면 아주 좋습니다. 알야가 되게 좋은 감이 있고, 쥬라는 고역의 느낌이 또 약간 다릅니다. 동가격대 HIFI적인 능력으로는 적수가 없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