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조림 음악이라는 말이 있었다.
레코드 음악을 폄하하기 위한 힐난으로 이제는 거의 사어死語가 되었다.
생각해 보면 레코드 음악 초기부터 어느 시기까지는 그런 야유 혹은 비아냥이 통했을 것 같다.
벤쟈민 브리튼은 그 무렵에 태어나서 활동한 작곡가다.

그런데 오디오 기기와 음향 기술이 지금처럼 높은 경지에 오른 현 시대에서 브리튼이 이 곡을 쓴다면
"청소년을 위한 관현악 입문"이라는 교과서적인 제목이 아닌
다음과 같은 곡명들이 가능하지 않을까?!!!!!

......The Young Person"s Guide to The Orchestra ?????
......The Orchestral Essence For The Audio Systems......
......The Ultimate Symphonic Sound For Your Unique Audio Systems......
...
......오디오 시스템 간을 보기에 아주 요긴한 심포니....

진혼 교향곡 서두는 무자비한 팀파니 超강타로 스피커의 안부를 걱정하게 한다. (2번 트랙)
3번 트랙 Dies Irae 중반,팀파니 decresrndo는 감동 그 자체로 몇번이나 반복하여 듣게 한다.
(.....이번 감상기의 가장 큰 모티브가 이 부분이었다......)

관현악의 모든 악기들이 등장하는 4번 트랙까지 상당한 볼륨으로 듣고 나면 오디오 시스템의 구석 구석을
말끔히 씻어낸 듯한 느낌이 든다.(.....내 귓 속까지.....)
이만큼 후련하고 재미있는 클래식 앨범이 또 있었던가?!!!!

5번부터 나머지 트랙은 오페라, 피터 그라임의 간주곡들로
드뷔시 달빛의 속편같은 Dawn, Sunday Morning,첼로와 낮은 현악기들로 시작되는 무곡舞曲 Passacaglia
마지막 Storm의 투티로 앨범이 마무리된다.
음악적 호불호好不好는 듣는 분들의 기준에 따라 평가가 다르리라 생각되지만
음향적으로는 어느 한 트랙도 아쉬움 없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처음에는,조금 과장하자면 넋을 잃고 들었고 차분해진 요즈음에는 트랙을 골라 가면서 듣고 또 듣는다.
그 때마다 레코드 음악이 주는 감동을 만끽하며 배운다.
그리고 깨닫는다.
비단 클래식 음악 애호가 뿐 아니라,
새내기 오디오 팬부터 매니아까지 두루 공감할 현대 음향 예술의 진수가 담긴 최고 수준의 명반이다.
오디오을, 음악을 사랑하는 모든 분들이 소장하시기를 꼭 당부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