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CD를 선택한 이유는 "K2 HD 사운드가 뭘까?"라는 단순한 호기심에서였다.
루제로 리치의 지고이네르 바이젠 XRCD 녹음을 듣고, 강약의 대비와 섬세한 사운드에 놀랐던 기억이 나서,
SACD의 부드럽고 섬세하지만, 강조되어야 할 부분이 두드러지지 않는 느낌을 뛰어넘을 수 있는 새로운 사운드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기대를 뛰어넘어서, K2 HD 사운드는 XRCD의 강약과 SACD의 섬세함을 두루 갖춘, 거기에데가 체스키가 창조해 낸 풍부한 저음과 시원한 고역의 대비를 더한, 한마디로 재미있으면서 새로운 소리였다.
청음 환경은 스피커는 마유비, 프리앰프는 프로시드 AVP, 파워앰프는 로텔1080, 플레이어는 데논3910 유니버설플레이어였으며, 때로는 연주자의 작은 실수까지 (비발디의 사계 녹음에서) 감지할 수 있어 공연장에 있는 듯한 느낌이 한껏 살아났다. 타악기 연주 등에서 악기의 상대적인 위치가 또렷이 구분되었으며, DVD-Audio 사운드에서 경험할 수 있는 서라운딩 효과와 정교한 악기 위치의 묘사가 부럽지 않을 정도였다.
K2 HD는 새로운 소리를 추구하는 분들께는 극히 즐거운 경험을 선사할 것이며, 악기 그대로의 연주를 듣고 싶어하는 분들에게도 라이브 공연의 생생함을 들려 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절제된 사운드를 즐기는 분들이라면 K2 HD의 사운드는 조금 과장되게 느껴질 듯도 하다. 내게는 샘플러에 들어있는 곡들의 앨범을 하나씩 구매하고 싶게 하는, 새로운 사운드의 탐험을 열어준 음반으로 기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