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레코딩 음반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격도 만만치 않은데다가, 생소한 레이블이라 장바구니에 넣어두고 방치한 지 꽤 시간이 흐른 다음에야 마침내 구입하게 되었다.

처음 들었을 때, 아랍 노래 같은, 무척 낯선 곡이 들려서 다소 실망했다.
그러나 트랙이 뒤로 넘어감에 따라 서서히 안도의 마음이 들었고 제일 먼저 음질에 놀랐다.

sacd 샘플러 음반들이 중고역쪽을 깨끗하게 들려주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MAonSA Sampler는 그런 전형적인 맑고 명징한 중고음 뿐만 아니라, 중저역의 풍성함과 배음, 그리고 저역의 해상도가 상당한 수준이다.

며칠 동안 들어보면서 이제는 트랙에 들어있는 모든 곡들이 생소한 단계를 지나, 어느덧 흥미롭고 재미있게 들린다.

제일 마음에 드는 점은,
다양한 악기와 장르, 간간히 나와주는 남녀 보컬들로 구성된 이 음반은
시간이 갈수록 귀가 매너리즘에 빠지는 보통의 샘플러와 달리,
시간이 갈수록 익숙해지면서도 재미와 맛의 깊이를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그런 맛있는 곡들로 이토록 꽉 차있는 음반이 최고의 음질까지 갖추고 있으니
그야말로 일석이조의 대박이라고 해도 충분한 가치를 갖고 있다.

누구나 음반을 고를 때 중점을 두는 것은, 음악성과 음질일 것이다.
난 거기에 새로움을 항상 추구하는 편이라,
때로는 구입한 음반에 실망하는 경우도 적지않지만, 이 음반은 정말 마음에 든다.

시간이 허락하면, 이번에 함께 산 다른 음반들에 관한 소감도 적어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


씨디피: 마란츠 sa-11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