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먼 래틀의 지휘로 빈 필 하모니 오케스트라와 이루어진 베토벤 5번 교향곡은 멋집니다. 속지에서 소개한 대로 빈 필은 말러나 푸르트벵글러, 번스타인, 칼 뵘, 아바도와 같은 지휘자들과의 만남이 있었는데 이번 2000년에 사이먼 래틀과 빈 필은 또 다시 큰 일을 만들어 내었습니다. 이 연주가 끝난 뒤 평론가들은 '진정한 운명 교향곡'을 그려내는 데 성공했다고 평을 했다고 합니다.(물론 좋은 평만 속지에 실었겠지만)
음악학자 조나단 델 마가 베토벤 악보에 가해졌던 모든 수정과 손질을 제거하고 다시 펼쳐낸 원본 버전으로 래틀은 충실하면서도 멋진 베토벤을 우리에게 선사합니다. 군더더기가 없으며 아주 깔끔하면서도 정직한 베토벤의 음악을 만날 수 있습니다. 폭풍과도 같은 연주이며 한 마디로 숨을 멎게 할만큼 굉장한 연주라는 평에 이의를 달 수가 없는 멋진 연주입니다.
운명 교향곡에 자주 손을 댈 수 있는 좋은 레파토리를 또 하나 추가한 것에 대해 만족스럽게 생각합니다.
사이먼 래틀이 지휘하고 정경화가 연주한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 연주가 함께 커플링 되어 있습니다. 정경화의 연주는 다들 자랑스럽게 생각하겠지만 특히 2000년의 최신반으로서 그 소장가치가 더욱 있다 할 것입니다.
속지의 글에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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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다드'의 평론가는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의 접근을 다음과 같이 생생하게 묘사했다.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 1악장의 부서지고 흩어진 단조의 광란과도 같은
마지막 주제군은 공포에 사로잡힌 강박을 무시무시할 정도로 놀랍게 드러내 보여 주었다.
바로 여기서 정경화는 마치 바로 그녀의 삶이 의존하고 있었던 것 같은 세계,
즉 고전적 조화와 할퀴는 듯한 울림, 거침없음, 그리고 맹렬함이 공존하는 세계를 남겨놓았다.
그러나 얼마 뒤 같은 악장의 코다 부분에서 그녀는 부드러우면서도 말할 수 없을 만큼
강렬하게 내면화된 세계를 창조해내었다.
그녀의 연주는 청중들을 자석처럼 끌어당겼고 최면을 걸듯 흡수해버렸다.
우리는 정경화 앞에서 겸허하게, 그리고 영원한 경외심을 가지고 무릎을 꿇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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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멋진 표현과 설명 앞에 제가 무슨 말을 덧붙이겠습니까?
그저 황홀함으로 음악을 듣고 있을 따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