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사실 재즈는 아직 잘 모르는 초보입니다. 그래서 감상기를 올리는 데 있어서 아주 조심스럽습니다. 구매는 오래 전에 하였고, 듣기도 많이 들었습니다만 이상하게 와 닿지 않았습니다. 이건 제가 아직 재즈 맛을 모르기 때문이오니 고수님들의 양해를 구합니다. 그래서 '아직 나는 팝 성향이 짙은 걸 좋아하는구나' 하고 스스로 결론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빌리 할러데이와 조지 거쉰의 명작들을 노래하였다고 했습니다. 제가 이런 명곡들을 알고 있다면 그 감동은 더 커졌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이 가수를 통해 처음 신곡을 듣는 것처럼 들었으니 큰 감동이 오지 않는 것은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22명의 클래식 현악팀이 연주를 했다고 했는데, 그게 어떤 음악적 감동을 주는지 전혀 느낄 수가 없었습니다. 트레인차의 음색도 크게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부분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감상기를 올리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망가진 삼성DVD 대신 파인에서 초저가 유니버셜 DVDP를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안방에 억지로 TV에다 리시버도 없이 디코더 딸린 5.1채널의 출력 작은 스피커로 직결되어 있는 상태입니다.(이 스피커 시스템으로 영화는 그럭저럭 들을 만한데 음악은 영 꽝입니다.) 이런 시스템으로 음악 듣고 글 올리려니 얼굴이 화끈거립니다만 갑자기 감동을 받아서리....^^

그래도 그 동안 사 모은 SACD 음반들이 꽤 있는지라 이 작은 스피커로도 혹시 음악을 들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호기심으로 몇 음반을 걸어보았습니다. 그렇지만 정말 '이럴 수가' 하는 탄식이 나올 정도로 기대 이하였습니다. 그래서 더 이상 음악은 듣지 않았는데 어느 날 문득, 이 트레인차의 음반을 걸게 되었습니다. 그랬는데, 이게 다른 소리를 내어주는 것입니다. 그건 다름 아닌 보컬과 현악 연주의 분리된 음악이었는데 그게 스트레오 시스템으로 듣던 것이랑은 음악적 분위기가 너무 달라진 것이었습니다. 전방에서 트레인차의 보컬이 나오고 후방에서는 현악 연주가 나오는데, 그런 위치적 변화와 분리만으로도 음악적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지고 느낌이 새로워졌습니다. 그리고 멋지다라는 탄성이 나왔습니다. 이 음반이 5.1 멀티채널인지는 정확하게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빨리 리시버랑 스피커를 구해서 들어야지 하는 욕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환상적인 음악을 들려줄 것 같은 환청에 귀가 벌써 즐거워집니다.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요....어쨌든 흥겨움도 있고 클래식 현악의 재즈적 연주가 즐겁습니다.

만약 SACD의 5.1채널이 완전히 갖추어진 분이라면 좋은 음반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