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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DVD는 애니메이션에서 강점을 보인다. 제작 자체가 디지털로 되기 때문에
실사영화에 비해 화질열화가 덜하고, 디지털 마스터링도 따로 손을 거칠
일이 별로 없다.
특히 나홀로 극장이 아니라 온 가족이 둘러앉아
DVD를 감상하는데 애니메이션이 그만이다. 이럴 때 AV는 돈 잡아먹는
악취미가 아니라 가정의 웃음과 화평을 가져오는 요술램프 같은 존재다.
대체 이 비싼 걸 뭐하러 자꾸 사들이냐던 아내의 퉁박도, 아빠는 왜
맨날 혼자만 영화보냐고 투정부리던 아이들도 그때만큼은 순한 양이
되기 마련.
 가족들과
같이 볼 만한 게 없을까 하는 이들에게 <토이 스토리 : 최종박스판>을
권해보면 어떨까. 너무 흔한 타이틀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최종박스판은 단품으로 발매된 코드 3번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의
메리트를 갖고 있다. 국내에서 발매된 코드 3번의 경우 엉성한 화면비와
더빙 처리로 매니아들의 원성을 산 바 있다.
코드 1번으로 출시된
<토이 스토리 : 최종박스판>은 총 3장의 디스크로 구성되어 있고
화질과 오디오 모두에서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줄 만 하다.
DTS 포맷을
지원하지 않는 게 아쉽지만 돌비 디지털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감상을 보장한다. 거개의 애니메이션과 마찬가지로 쉬운 대사 또한 영어자막이라는
핸디캡을 쉽게 극복하게끔 해준다. 더구나 토이 스토리쯤 되는 영화라면
두 세 번씩 본 이들도 수두룩하다.
 플레이를
해보면 THX인증을 받은 작품답게 초반부 THX인트로가 재생된다. 픽사의
재치는 인트로에서부터 빛을 발한다. 고장난 THX철골을 고치는 아주
깜찍한 애니메이션으로 처리했다.
화질은 1편과 2편 모두 최상급.
비젼이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한다면 보다 시원한 화면비로 감상할 수
있다. 깜짝 놀랄만한 화질을 자랑하는 장면이 많다. 그중에서도 압권은
치킨맨이 인형수리공을 불러 우디를 고치는 챕터(토이 스토리 2). 인형수리공의
손길이 스칠 때마다 점점 변해가는 우디의 모습이 확연하게 드러난다.
점점 도수를 높여가는 돋보기와 함께 줌인되는 우디의 어깨는 실밥 한
올까지 선명하게 보일 정도.
또 제시가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도
음악과 영상의 완벽한 조화를 뽐낸다. 마치 뮤지컬의 한 장면처럼 강한
흡인력이 있다. 비젼과 플레이어가 콤퍼넌트 영상 입/출력(조금 더 욕심을
내자면 프로그레시브스캔)을 지원한다면 더욱 고감도의 화질을 감상할
수 있을 것 같다.
돌비 디지털이라고는 하지만 DTS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의 분리도와 음질을 자랑한다. 장난감이 사방으로 흩어질 때라든가
버즈 일행이 도로를 가로지르는 장면은 각 채널별로 각자의 몫을 충분하게
소화해냈다. 특히 커다란 하수도관이 도로 위를 굴러갈 때 우퍼에서
나오는 묵직한 저음이 인상 깊다(토이 스토리 2).
<토이 스토리>의
압권은 역시 버즈와 우디가 미니카를 몰고 앤디가 탄 차를 쏟아가는
챕터. 여느 액션 추격씬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의 재미와 스릴을
안겨준다.
 별도로
1장의 디스크에 담긴 서플 또한 훌륭하다. 삭제장면과 포기한 씬 등에
담긴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슬며시 웃음짓게 만든다. 토이 스토리를 어떻게
제작하게 되었는가에 대한 코멘터리와 프로덕션 노트 역시 영화 한 번쯤
봐두어도 좋을 듯.국내에서는 브에나비스타 측에서 <토이 스토리
: 최종박스판> 코드 3 출시를 곤란해하는 눈치라 국내 발매본을 기다려도
좋은 소식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다. 천상 인터넷을 통해 구입하는
수밖에 없다.
문제는 가격. 싸게 구입한다 하더라도 7-8만원은 예상해야
한다. 가격이 그새 또 올랐기 때문이다. 더구나 3장이라 장당 배송료로
결제되는 경우 쉬핑 코스트가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이 타이틀은
구매할 만한 가치가 있다. 단품으로 구입으로 좋지만 ‘최종박스판’이란
선물셋트가 언제나 찾아오는 기회는 아니다. 개인적으로 <토이 스토리
: 최종박스판>은 쓰는 이가 <스탠리 큐브릭 박스셋>과 함께
가장 아끼는 타이틀. 지출이 크다는 단점도 있지만 쉽게 질리지 않는
영화들이어서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여유가 된다면 소장용으로 구비해놓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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