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런 사전정보 없이 접한 영화였다. 물론 그렇고 그런 풋볼영화라는 정도는 여러 매체를 통해 알고 있었지만 풋볼이란 스포츠에 별로 관심이 없으며 그저 통속적이라는 세간의 평가를 믿고 외면한 것이 사실이다. 어느날 후련한 영화 한편을 보고픈 충동을 못이기고 퇴근길에 이 DVD를 구입하여 감상했다.

감상 후 소감은 대체로 세간의 평가에 공감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올리버스톤이 창조해낸 현란한 풋볼액션은 정말 감탄할만 하다. 누구의 표현대로 장편 뮤직비디오를 보는듯한 착각에 빠져들만큼 영상미가 뛰어나며 시종일관 몰아치는 현장감 만점의 박력넘치는 사운드 때문인지 영화속으로 빨려들어가는 듯한 느낌이다. 이 영화는 마음껏 볼륨을 올리고 후련하게 봐야한다.

내용은 전형적인 스포츠물이며 약간의 정치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알파치노는 늘 그렇듯이 맹목적이며 카리스마적인, 그러나 어딘가 소외된듯한 인물로 등장한다. 후회없이 살아가기 위한 감독과 선수들의 처절함이 약간은 감동적이었다.

그렇다고 이 영화가 모두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 카메론 디아즈는 최근 너무 많은 영화에 출현하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영화에서 별다른 활약없이 그저 구색 맞추기로 등장해 식상함만 더해줬다. 알파치노의 마지막 윌리의 기용장면도 좀더 극적일 수 있지 않나 하는 아쉬움이 생긴다. 단지 주전선수의 부상때문에 후반에 기용됐고 팀웍을 깨달아 감독과의 사이까지 좋아진다는 설정은 조금은 억지가 아니었나..아니 알 파치노의 카리스마적 연기에 도움이 안됐다고나 할까? 오히려 알 파치노가 윌리의 변화된 모습을 깨닫고 가장 중요한 경기, 가장 중요한 순간에 그에게 기회를 줬다거나(주전의 부상등 불가피한 이유가 아니라) 하는 식으로 부각시킬수도 있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