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호 : 1948 | ID : yonadarn | 글쓴이 : 이태훈 | 조회 : 3649 | 추천 : 145
12,700 원
게리 카가 연주하는 거룩한 노래와 찬미가 ; Gary Karr Plays THE RELIGOOUS SONGS and HYMNS
-
-
교보문고에 들렀다가 오며가며 들으려는 욕심에 덜컥 집어든 음반입니다.(파인과 가격 차이가 상당하군요. ㅠ.ㅠ) 그렇지만 얼마나 큰 감동 속에 허우적대고 있는지 벌써 다섯 번 이상을 듣고 있는데, 그 가격 차이는 이미 극복했다고 느껴집니다.
게리카의 더블베이스 연주, 특히 오르간과 함께 펼쳐지는 장중하면서도 그윽한 그의 연주는 내려갈 수 없는 곳까지 조금 더, 조금 더 나의 심연의 바닥을 끌어내립니다. 기독교적인 음악들로 채워진 명상음악인데 크리스천인 저로서는 두말할 나위없는 선택이며, 감동의 흥분은 더블베이스의 여운만큼이나 계속 남아 있습니다.
제 스피커로 가장 낮은 음역까지 내려간 음반이 아닌가 판단됩니다. 쇼파에 누워서 책을 읽으며 듣는데, 스피커에서 거실을 지나 쇼파에 전달되는 베이스의 진동은 온 전신을 흥분과 전율에 휩싸이게 합니다. 평소에는 베이스 음을 높이고자 앰프에서 베이스 버튼을 조금 더 키워 듣는 편인데, 이 음반은 그러면 감당하기 힘들어집니다. 어디까지 가나 하고 베이스를 마지막까지 키웠다가 이내 중앙으로 고정시켜 놓았습니다.
더블베이스가 테너 음역까지 올라가고 저음을 오르간이 받쳐주는 몇 개의 트랙은 또 다른 감동으로 저를 휘몰아갑니다. 두 개의 오르간 음반에서 처절한 실패를 맛본 저였기에 이 음반에서 들려주는 오르간 반주는 저를 황홀경에 빠지게 만들었습니다. 바로 이 음악이야. 제가 찾던 오르간 음악이 여기에 숨어 있었습니다. 이날 같이 낙소스의 레거 오르간 음반을 구입했다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상태여서 그 감동은 더 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르간의 저음이 더블베이스보다 더 깊이 천길 만길 낭떨어지로 떨어지는데, 손끝으로 전해지는 저음의 감동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지금도 회사에서 헤드폰으로 이 음반을 듣고 있습니다.
너무도 행복합니다.
(관리자님. 음반 소개에서 17번 트랙 설명글이 잘못되어 있네요. 17번 트랙은 슈만의 '저녁의 기도'입니다.)
이신일
크리스챤이셨군요.^^ 저도 이 음반 있는데, 오래 전에 구입해서 그런지 요즘은 손이 잘 안 가네요. 다 좋은데 좀 지루하지 않으세요?
이태훈
제 글을 다시 읽어보니 좀 흥분해서 적은 것 같네요. ^^
지루한 트랙이 몇 곡 있기는 합니다(초반부가 조금 지루한 감도 있고, 잘 모르는 곡인 경우 지루함이 살짝 들기도 합니다.) 그래도 잘 아는, 오르간과 함께 장중함이 더욱 커지는 곡 때문에 그런 부분이 상쇄되지 않나 생각합니다. 1년이 지나도 손이 잘 가는 음반이 되길 기대해봅니다.(찬송가를 멋지게 들으니 참 좋네요.)
fineAV
좋은 정보가 되는 감상기 감사합니다. 감사의 뜻으로 소정의 적립금을 적립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