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 코미디 영화 이제 그만!

[초특급 풍녀 vs 대한민국 제일의 쫌팽이]라는 재미있는 문구를 내세운 영화 <불어라 봄바람>은 <라이터를 켜라>를 만든 장항준 감독의 두번째 작품이다. 이젠 코미디 배우라고 할 만큼 많은 코미디 영화에 출연한 김승우와 데뷔작부터 깜찍한 코믹을 선사하는 김정은이 함께 한 <불어라 봄바람>은 감독이 맘먹고 시작부터 코미디를 지향한 작품이다. 하지만 <불어라 봄바람>은 전작인 <라이터를 켜라>의 경쾌함을 찾아 볼 수가 없고 장항준 감독 특유의 만화적 상상력도 고만고만한 수준이다. 다시 말해 그냥 살짝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그런 코미디 영화에 불과하다.

<엽기적인 그녀> 이후 한국 영화계는 코미디 영화가 범람하고 있다. 영화가 많이 만들어 지는건 좋지만 안타깝게도 흥행에만 치우친 반짝 영화가 난무하고 있어서 탈이다. 흥행성에만 눈을 부릅뜨고 만든 작품들을 만들면 뭐하겠는가? 물론 그 중에서도 괜찮은 영화도 있다. 하지만 부실한 시나리오로 급조해서 만든 작품들을 보면 정말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가령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 같은 그런 영화 말이다. 이외에도 아주 많다. 그 돈으로 공을 더 들여서 만들면 어떨까? 앞으로 ‘이런 작품이 그만(?) 나오면 좋겠다‘라고 하면 돌 맞겠지? -_-;

장르면에서 이 작품은 지금까지 나온 다른 코미디 영화와 비교해 볼 때 거의 흡사하다. 전반적인 구조가 코미디에서 눈물나게 하는 드라마로 흐르는 혼합 장르이다. 왜 자꾸 이런 구조로 나가는지 조금 궁금하다. 한 가지 장르로 밀고 나가면 나름대로 멋진 영화가 탄생 할 텐데 괜히 재미없게(?) 영화의 맛을 나누는지 안타깝다. 구조면에서 상당한 아쉬움을 보이는 <불어라 봄바람>의 다른 매력은 없을까? 있다!

바로 배우들이다. <라이터를 켜라>의 김승우가 또 다시 장항준 감독의 작품에서 코미디 역을 아주 물오르듯이 연기한다. 그리고, <가문의 영광>의 김정은 또한 이 작품에서 푼수 역활을 잘 소화하고 있다. 또, 조연으로 나오는 성지루 역시 묘한(?) 카리스마를 보여준다. 그리고, 전작에 이어 가수 윤종신이 이 작품의 영화음악을 맡아서 좋은 음악을 선보인다.

아! 이 감독의 영화를 보면서 느낀게 간접광고를 잘 활용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라이터를 켜라>에서의 모 라이터, <불어라 봄바람>에 나오는 XX 보일러 회사 등이 있다. 장항준 감독의 다음 작품은 과연 어떨까? 그만의 유머를 더욱더 가공해서 멋지게 영화 한편 만들어서 관객들에게 보여주면 좋겠다. 물론 탄탄한 시나리오와 함께 만화적 상상력을 총 동원해서 말이다.

DVD 소개

■ 영상

1.85:1 애너모픽 영상을 지원하는 <불어라 봄바람>의 화질은 최근에 개봉한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조금 아쉬움을 보여준다. 각 인물들의 클로즈업 장면들은 자연스러운 선명함이 잘 살려 있고 새벽과 낮의 색감 변화의 모습 또한 잘 표현이 되어 있다. 하지만 풀샷 장면에서의 디테일은 조금 떨어지는 수준이고 윤곽선 주변 또한 단정하지가 않다. 또 미세한 인터레이스 현상이 보이는데 프로그레시브가 아닌 인터레이스드로 수록이 된거같다.

■ 음향

<불어라 봄바람>의 DD 5.1 채널 음향의 수준은 그렇게 뛰어나지 않지만 전체적으로 보통정도의 사운드 퀄리티를 보여주는 정도이다. 서라운드 음향을 느낄 수 있는 장면은 거의 없는 편이지만 몇몇 사운드는 나름대로 귀를 즐겁게 한다. 리어 스피커의 사용은 대체로 음악이 흐르는 때에 사용되는 편이다. 센터 채널의 대사 출력 같은 경우 조금 묵직한 느낌이 난다. 기타 생활 소음 등은 무난하게 소화하는 편이다.

■ 부가영상

부가영상을 보면 우선 장항준 감독과 프로듀서 이관수 PD의 음성해설을 시작으로 해서 [재미있는 봄바람 이야기], [예고편], [요절복통 촬영일지], [뮤직 비디오], [이게 진짜 뮤직비디오], [시놉시스], [스틸 갤러리], [스탭 및 배우 프로필] 등이 있다. 음성해설을 우선 들어보면 장항준 감독의 말이 아주 재미있다. 장면마다의 설명을 재미있게 하는데 솔직히 말하면 영화보다 더 재미가 있었다. -_-;;

[재미있는 봄바람 이야기]를 보면 -영화보다 재미있는 영화 이야기-를 네가지 주제로 나눈 메이킹 필름이다. 전체적으로 배우들의 인터뷰 모습과 영화 촬영 장면등을 볼 수가 있다. [요절복통 촬영 일지]는 작가 고선국, 물망초 다방 화정이, 봄바람 녹음실, 포스터 찰영으로 나눠져 있다. 작가 고 선국과 물망초 다방 화정이는 메이킹 필릉 형식으로 촬영 장면등을 보여준다. 봄바람 녹음실은 영 화 음악을 맡은 윤종신의 인터뷰와 녹음실 풍경등을 보여주는 형식이고, 포스터 촬영은 실내와 실 외 촬영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나름대로 재미가 있다.

예고편 또한 극장 개봉 전에도 이렇게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다른 영화의 예고편과는 다른 점을 볼수가 있다. 김정은의 나래이션을 통한 자화자찬형식이지만 상당히 특이하다. 뮤직 비디오를 보면 진짜와 가짜(?)로 나뉘어져 있는데 볼만한 건 바로 가짜(?) 뮤직 비디오이다. DVD 제작을 염두해두고 만든 이 뮤직 비디오는 음악감독인 윤종신의 <바캉스매니아>에 맞춰서 스탭들의 오버하는 모습 등이 담겨져 있다. 마지막으로 일반적으로 들어있는 시놉시스, 스틸 갤러리, 스탭 및 배우 프로필이 텍스트 형식으로 수록이 되어있다.

리뷰 : 양승목 (ciinekiru@야후.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