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영웅 헐크!

스파이더맨, 엑스맨, 데어데블등 마블 코믹스의 영웅들이 하나하나 영화화되는 가운데 뒤늦게 나온 또 하나의 영웅이 있다. 바로 헐크다. 헐크는 마블 코믹스의 다른 영웅들과는 달리 괴물이면서도 영웅적인 인물이다. 프랑켄슈타인과 지킬 박사와 하이드의 두 인물을 참고해서 만든 캐릭터가 헐크인 사실은 만화책을 보신 분들이라면 알 것이다. 국내에는 미국 CBS 텔레비젼에서 방영된 시리즈를 <두 얼굴의 사나이>라는 제목으로 1980년대에 TV에서 한 적이 있었다. 미국은 시즌 5까지 방영되어서 많은 인기를 끌었다. TV 영화로도 세편이나 제작이 되었는데 과학자 역활을 맡은 배우가 암으로 죽는 바람에 제작은 무산되고 말았다. 그 후 지금까지 제작 준비는 계속해왔는데 헐크의 캐릭터가 완벽하게 디지털로 표현이 될려면 기술력이 뒷받침 되어야 했었다. 세월이 흐름과 동시에 과학 기술의 발전으로 결국 헐크는 ILM의 최첨단 기술로 재탄생이 되었고 리안 감독의 연출로 새롭게 나타난다.

처음 이 작품이 나오기 전 많은 사람들은 미국의 만화를 대만 감독이 연출한다는 말에 우려를 했었다. 물론 나도 그랬었다. 하지만 리안 감독의 작품들을 잘 살펴보면 헐크에 부합되는게 많다. 우선 헐크는 두 집안의 갈등과 애정을 밑바탕에 두고 있다. <음식남녀>, <와호장룡> 이 두 작품을 잘 살펴보면 헐크의 영화 이미지에 맡는 코드를 몇 가지 볼수가 있다. 결론적으로 보면 [헐크]는 리안 감독에 의해 재창조됨에 동시에 원작에 거의 벗어나지 않게 만든 괜찮은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헐크]는 또한 영화 기술력을 한껏 뽐낸 그런 작품이다. CG로 표현된 헐크의 모습도 눈에 띄지만 이 작품에서 정말 눈에 띄는건 AVID의 효과적인 사용이라 할 수 있다. 기존에 나온 스타워즈 에피소드 1이나 2를 보면 기본적인 툴만 사용이 되었는데, [헐크]는 도를 지나칠 정도로 많이 사용하고 있다. 원작이 만화라서 그런지 만화적으로 표현하면서 다중 화면을 많이 사용하였다. 영화를 보면 알다시피 다른 영화의 분할 기법이랑은 다르다는걸 [헐크]를 보면 분명히 느낄 수가 있을 것이다.

엑스맨, 배트맨, 슈퍼맨등 시리즈로 계속 나올 수 있을지는 아직 확실치 않지만 2편에도 리안 감독이 했으면 하는 바램이 든다. 왜냐하면 작품을 위해서 정말 애를 쓰는 그의 모습을 보니 정말 어깨를 주무르고 싶은 기분이 들 정도니깐 말이다. 미국으로 간 아시아 감독중에서 가장 성공한 감독이라고 생각되어지는데 그 모습은 [헐크] 타이틀의 부가영상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자 그럼 DVD를 한번 살펴보자!

DVD 소개

유니버셜에서 출시하는 <헐크>는 -2003년은 헐크의 해-라고 말한만큼 정말 만족할만한 타이틀 퀼리티를 보여준다. 일단 3disc 콜렉터스 한정판과 일반판으로 발매될 예정인데, 한정판은 미국에서 공수해온 특별 케이스와 헐크 다큐멘터리 disc, 스토리보드 아트워크 10장, 헐크 일러스트레이트와 마블 코믹북을 준다.

메뉴 화면을 보면 만화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들게한다. 각 메뉴 이동시 만화책을 넘기는 것처럼 되어있고 영화의 장면이 이어지다가 멈추면서 스케치된 장면이 나온다. 아쉬운 점이 하나 있는데 메뉴가 전부 영어로 되어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 디스크를 볼 때는 조금 어려움이 따른다. 요즘 추세는 한글 메뉴로 해서 보통 출시되는데 조금만 신경을 썼더라면 하는 생각이 든다.

■ 영상 ★★★★☆

1.85:1 아나모픽을 지원하는 <헐크>의 영상은 전체적으로 볼 때 레퍼런스라고 할 만큼 상당히 우수하다. 영화 도입부 화면에서 실험실 내부의 기계나 도마뱀, 불가사리의 크로즈업 영상을 보면 잡티 없는 해상력에 상당히 놀랄 것이다. 또 색감 표현이 아주 부드럽고 풀 샷 장면 또한 노이즈 없이 보여준다. 피사체의 윤곽선 표현 또한 칼 같이 아주 정교한 수준이다.

챕터 11에서 헐크의 등줄기로 흘러내리는 물과 챕터 23에서 헐크의 몸에 달라붙은 흙의 표시등이 아주 매끄럽게 잘 표현이 되어있다. 하지만 DVD의 고질적 문제인 암부 표현을 보면 이 타이틀 역시 조금 떨어진다. 챕터 16에서의 장면들을 보면 헐크는 녹색이라서 조금이나마 파악이 쉬우나 개의 모습은 잘 파악하기가 힘들다. CG 장면과 실사 장면이 같이 나오는 장면들을 보면 조금 티가 난다.

■ 음향 ★★★★☆

DD 5.1, DTS 채널을 채택한 사운드는 정말 나무랄데가 없다. 헐크라는 제목에 맞게 환상적인 음향을 선보인다. 대니 엘프만의 환상적인 오리지널 스코어부터 시작해서 여러 효과음들의 사운드를 보면 최고라고 할만하다. 헐크로 변신해 실험실을 부수는 챕터 11의 장면들을 보면 헐크의 고함 소리와 가스통을 발로 밟는 장면의 사운드가 인상적인데 프론트에서 리어로 이어지는 음향이 정말 좋다. 또 실험실에서 화면 분할이 되는 장면이 나오는데 장면에 맞게 소리가 분리되어 나온다.

챕터 16에서 헐크와 개의 싸움씬, 챕터 17에서의 헬리콥터 사운드 소리와 배경음악이 눈에 띈다. 특히 챕터 23에서 기지를 탈출해 전에 살던 집 앞에 있는 장면에서 폭탄이 떨어지는 장면이 있는데, 폭탄 터지는 소리가 전방에서 후방으로 아주 세밀하게 잘 전달된다. 챕터 23을 보면 탱크를 양방향으로 돌리면서 나오는 사운드의 이동 소리가 사실적으로 잘 살려져있다. 언급한 사운드 말고도 헐크의 전반적인 사운드는 정말 최고라고 볼 수 있다.

■ 부가영상 ★★★★☆

부가 영상은 각 디스크마다 수록이 되어있다. 본편 디스크를 보면 이안 감독의 음성해설이 있고, 매트릭스 타이틀에서 보여준 바 있는 영화 보는 중에 캡슐을 선택하면 촬영장면이 나오는 서플이 들어있다. 본격적인 부가 영상으로는 두 번째 디스크에 들어있고, 세 번째 장에는 한정판에만 들어있는 헐크 다큐멘터리가 있다. 일단 리안 감독의 음성해설을 들어보면 유니버셜 로고의 설명부터 시작해서 차분하게 영화 관련 이야기를 해준다.

[HULK CAM]서플은 영화를 보는 중에 저렇게 아이콘이 하나 나오는데 각 챕터마다 하나 식 있다. 아이콘을 누르면 1~2분의 짤막한 촬영 장면들을 보여준다. 헐크 캐릭터가 CG로 만들어져서 그런지 촬영 장면들을 보면 헐크 가짜 모형을 들고 찍는 모습이 나오는데 참 재미있다.

[HULKFICATION] 챕터 15의 장면을 스토리보드로 보여주는 서플이다. 4명의 작가의 스토리보드를 보여주는데 각 작가별로 독특한 스타일을 비교 할 수가 있다. 또한 멀티 앵글을 지원하는데 위에 있는 이미지를 보면 중간에 화살표가 있는데 저 표시를 좌우로 옮길 수 있다. 옮겨서 클릭하면 스케치한거와 스토리보드를 따로 볼 수 있다. 작가의 약력이 나오는데 아쉽게도 영어만 지원한다.

[EVOLUTION OF THE HULK] 말 그대로 헐크의 진화이다. 마블사의 6번째 시리즈부터 나왔다는 것부터 시작해서 지금의 헐크 영화판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약 16분 정도로 이야기한다. 우선 헐크의 작가가 나와서 헐크 캐릭터는 프랑켄슈타인과 지킬박사와 하이드를 참고로 해서 만들었다고 설명을 하고 있다. 그리고 CBS에서 한 TV시리즈 헐크(국내에는 두 얼굴의 사나이로 주말에 했음)를 소개하고 어떻게 리안 감독을 기용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설명한다.

[THE INCREDIBLE ANG LEE] 괴력의 리안 감독을 보면 다른 감독과는 달리 정말 열심히 하는 리안 감독을 볼 수가 있다. 배우와 스텝들이 감독을 칭찬하는데 정말 극찬을 마다하지 않는다. 놀라운 건 헐크의 모션 캡처를 감독이 직접 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감독이 센서복을 입고 이리저리 뛰는 모습을 보면 정말 배우들과 스텝들이 왜 칭찬을 마다하지 않는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다.

[THE DOG FIGHT SCENE]을 보면 잘 훈련된 개들에게 센서복을 입혀서 촬영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와이어를 사용해서 헐크가 여배우를 차에다 넣어주는 장면을 보면 와이어로 여 배우를 실어 날라서 촬영 하는걸 보여준다. [THE UNIQUE STYLE OF EDITING HULK]을 보면 편집 프로그램인 AVID를 사용해서 만들어진 [헐크]의 영상들을 설명해준다. 특히 만화같이 보이게 할려고 다중화면 기법으로 많이 작업했다하고 분할 화면과는 다르다고 설명을 한다. [THE MAKING OF HULK]는 4개의 챕터로 나눠져 있다. 배우/스텝, 스턴트, ILM, MUSIC 이렇게 나눠져 있는데 일반적인 제작과정과 비교해 볼 때 그다지 별 차이를 못 느낀다. 본편 디스크에 나오는 헐크 CAM 서플의 확장 개념이라고 보면 되겠다.

[ANATOMY OF THE HULK]는 독특한 서플이다. 헐크의 신체 부위를 선택하면 관련 영상을 보여준다. 또 ILM DEVELOPMENT와 상태를 따로 볼 수가 있다. 마지막으로 3번째 디스크를 보면 [HULK:THE LOWDOWN] 헐크 비하인드 스토리를 볼 수 있다. 유니버셜 스튜디오에서의 촬영 장면과 감독과 배우 인터뷰등이 실려있고 막대기 인간 헐크를 보여준다. 이어서 헐크 게임도 짤막하게 소개해주고 ILM사의 모습등을 보여준다. 전체적으로 보면 메이킹 필름의 확장판이라 할 수 있다.

■ 총평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 중에서 다른 영화와는 달리 영상적으로 만화적인 맛이 살아있는 그런 작품이다. 기술적으로도 다른 작품들과는 달리 많이 앞서가는 작품이기도 하다. AVID 프로그램을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한 케이스로도 봐도 무방할 만큼 헐크의 화면 편집은 다시 봐도 놀랍다. 편집 공부를 하는 이들에게는 교육 자료로서도 손색이 없을듯하다. 타이틀 역시 레퍼런스급에 가깝다. 정식으로 발매 할 때 케이스가 어떤지 정말 궁금하다. 11월 7일 그 날을 기다리며!!

프리뷰 : 양승목 (ciinekiru@야후.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