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0년대의 뉴욕

<비열한 거리>, <택시 드라이버>, <분노의 주먹>등을 통해 뉴욕 하층민의 삶을 아주 잘 묘사하는 감독이 있다. 바로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다. 평론가나 관객들에게 거장이라는 칭호까지 붙을 정도로 인정을 받는 이 감독이 오랜만에 스케일이 아주 큰 영화를 만들었다. 개봉하기 전부터 세간의 주목을 받은 이 작품의 제목은 <갱스 오브 뉴욕>이다.

이 작품은 뉴욕의 뒷골목 '파이브 포인트'를 중심으로 일어나는 사건들을 이야기한다. 1863년 남북전쟁시 불공평한 징집제도(300달러가 있으면 군대 안가는)에 분노한 시민들의 폭동등 그 시대의 사건들을 잘 보여준다. 물론 사건만 보여주면 영화가 재미없다는걸 아는지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청년의 복수라는 장치를 영화 속에 넣어서 진행을 한다. 물론 사랑도 끼어있다.

영화는 처음부터 처참한 결투씬으로 시작된다. 카톨릭을 믿는 이민자들과 개신교 집단의 대결로 영화의 시작을 알리는데 그 장관은 대단하다. 마치 <브레이브 하트>를 보는듯한 웅장함과 긴장감을 제공한다. 초반 결투씬과 마지막의 결투씬이 일어나기전의 폭동을 보면 뉴욕이라는 도시가 참 어떤 과거를 가지고 있는지 새삼 느끼게 한다. 지금의 아름다운 땅을 만들려고 애쓰던 옛날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참 서글프다고 해야하나? 결투씬 등등을 빼고는 다소 지겨운 이야기를 보여주지만 중간중간마다 볼만한 내용거리가 있어서 그런지 참을만하다. 또한 1800년대의 뉴욕의 거리를 세트로 만들어서 재현한 것들을 보면 이 작품을 위해 얼마나 신경을 많이 썼는지 눈에 들어온다. 배우들의 의상 또한 볼만한데 각 계층 별로의 옷 디자인을 보면 상당히 재미있다.

<갱스 오브 뉴욕>의 가장 큰 볼거리는 배우의 연기에 있다고 본다. 스콜세지의 페르소나인 '로버트 드니로'가 이 영화에 비록 나오지는 않지만 그를 대신하는 배우인 '다니엘 데이 루이스'를 보면 마음이 놓인다. 마치 영화속 캐릭터가 실제 모습인듯한 연기를 보여주는데 놀라지 않을수 없다. 또한 초반에 나와서 죽는 '리암 리슨'의 연기 역시 대단하다. 몇 분 나오지는 않지만 관객을 긴장하게 하는 것을 보면 박수를 칠만하다. '카메론 디아즈'와 '디카프리오'의 연기 역시 이제 정말 스타가 아닌 연기자가 되어가는 모습들을 발견할 수가있다. 그나저나 스콜세지의 다음 작품에서 '디카프리오'가 주인공이던데 '다니엘 데이 루이스'가 아닌 '디카프리오'가 그의 페르소나가 된다면 T.T 모르겠다. 다음 작품에서 어떤 연기를 보여줄런지는...자 그럼 DVD를 살펴보자.

DVD 소개

연말즘에 나올줄만 알았던 국내판 <갱스 오브 뉴욕> DVD가 9월 2일에 드디어 출시된다. 참고로 코드 1 지역에서는 7월 1일에 출시되었다. 코드 1의 소스를 그대로해서 제작된 이번 국내판은 2장의 DISC로 구성이 되어있다. 런닝타임이 3시간에 육박하는 164분이고, DTS 트랙의 용량때문에 2장으로 나눠서 영화가 수록되어있다. 디스크를 교체해 봐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어서 상당히 아쉽다. 스폐셜 피쳐 또한 2장의 디스크에 각각 따로 들어있다. 메뉴 디자인은 평범하다. 디스크를 넣으면 일단 옌터원 제작사의 로고가 뜨고, 미국 국기가 나오면서 메뉴가 뜬다. 각 메뉴를 보면 주인공들의 모습들이 미국 국기를 배경으로 해서 되어있다.

■ 비디오 ★★★★

2.35:1의 화면비를 지원하는 <갱스 오브 뉴욕>의 화질은 전반적으로 우수하다. 1860년의 뉴욕시를 아주 사실적으로 완벽하게 보여준다. 비록 그때 그 시절을 직접 눈으로 보지는 못했지만 역사책이나 사진집에서 본 느낌이 그대로 살려져서 나온다. DVD 타이틀의 화질은 극장에서 본 느낌이 그대로 살아나는거 같아 상당이 좋다. '빌 더 부처(다니엘 데이 루이스)'의 유리눈에 그려진 독수리의 영상을 보면 잡티없이 해상력이 아주 우수한걸 다시 확인할수 있다. 배우들의 피부의 질감 표현 역시 상당히 우수하다.

이 작품을 보면 CG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모든 건물을 세트로 만들어서 촬영을 하였다. 그래서 그런지 CG를 사용한 <스타워즈 에피소드 시리즈>의 무미건조한 느낌이 이 작품에서는 나타나지 않는다. 건물들을 보면 비록 세트지만 너무나도 세밀하게 만들어서 현실적인 느낌이 많이 든다. 또한 각 배우들의 의상들을 보면 신분을 나타내는 계급에 맞게 색이 잘 표현되어 나온다. 영화 초반에 나오는 전투씬을 보면 눈 바닥에 흘러내린 피 역시 뚜렷하게 보인다. 한가지 아쉬운건 사물의 윤곽선이 그다지 뚜렷하지가 않다는 점이다.

■ 오디오 ★★★☆

오디오는 영어 DD 5.1(448KBPS), DTS(767KBPS)와 프랑스어 DD 5.1(384KBPS)을 지원한다. 본 타이틀의 DD 5.1과 DTS의 트랙의 차이는 귀가 막귀라서 그런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 초반에 나오는 파라디이스 광장에서의 결투씬의 음향은 개인적으로 상당히 기대했는데 기대를 너무 해서 그런지 그렇게 좋지는 않다. 사운드 분리도와 서라운드의 효과가 그다지 느껴지지 않는게 아쉽다. 결투씬이 시작되기전 칼을 뽑을때의 소리나 '빌 더 부처'가 '발론 신부(리암 리슨)'를 부를때의 사운드가 기억에 남을뿐이다.

하지만 영화 막바지 부분에 '빌 더 부처'와 '암스테르담(디카프리오)'이 싸울때 군대가 이들을 공격할때를 보면 꽤 인상깊은 서라운드 효과를 느낄수가 있다. 전보를 칠때 나는 탁탁탁 거리는 소리가 센터에서 나오고 전보를 보낼때의 대사가 리어에서 나오는데 사운드 분리가 상당히 좋다. 마지막으로 '제니(카메론 디아즈)'가 '암스테르담'을 동굴에서 간호를 하는 장면을 보면 '제니'의 목소리가 울리는 효과를 볼수가 있는데 공간감을 잘 느낄수가 있다.

■ 스페셜 피쳐 ★★★☆

스페셜 피처는 두장의 DISC에 나눠져 있다. 첫번째 DISC의 스페셜 피쳐를 보면 스콜세지 감독의 코멘트리부터 시작해서 세트 디자인, 의상 디자인, 세트 탐험, FIVE POINTS의 역사적 배경, FIVE POINTS 스터디 가이드, 예고편등이 있다. 두번째 디스크에는 U2의 뮤직 비디오와 디스커버리 채널 쇼에서 제공하는 제작과정 다큐멘터리가 들어있다.

[세트 디자인]을 보면 미술을 담당한 '단테 페라티'가 <갱스 오브 뉴욕>의 세트 이야기를 한다. <순수의 시대>에서 스콜세지 감독과 처음 일했다는 것부터 시작해서 세트를 완성하는데 5개월이 걸렸다라고 말한다. 세트를 만드는데 있어서 스텝들의 힘이 아주 컷다고 말하고 해당 장면들을 보여준다. 이 자료를 보면 한 영화를 위해 돈이 얼마나 들어가는지 새삼 느낄수가 있다.

[의상 디자인]은 약 8분간의 영상을 보여준다. 의상을 맡은 '샌티 파웰'이 나와서 의상 제작하는데 상당히 힘이 들었다고 고백을 한다. <갱스 오브 뉴욕>에서 하층민들의 의상 같은 경우 기본 정보가 거의 없었는데 스콜세지 감독이 워낙 자료를 많이 줘서 그나마 나았다고 이야기한다. 놀라운건 이 한 영화를 위해서 7천여벌의 의상을 만들었다는것!

[갱스 오브 뉴욕의 세트 탐험]을 보면 영화에서 사용된 세트들을 감독과 작가가 탐방하는 모습들을 담고있다. 특이한건 어떤 장면에서 360' 마크가 뜨는데 이때 엔터를 눌르면 해당 장면을 돌려가면서 볼수가 있다. 멀티 앵글과 비슷한 DVD만의 기능을 잘 활용한 서플이라 하면 되겠다. 하지만 360' 마크(ON, OFF 기능 있음)가 나올때는 두명의 대사가 자막으로 안나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하지만 몇몇 플레이어에서는 지원을 한다.

[FIVE POINTS 역사적 배경]을 보면 작가, 감독, 디카프리오 세명이서 이야기를 한다. <갱스 오브 뉴욕>의 초판 소설부터 시작해서 영화 배경을 자세하게 설명을 해주는데 영화이해에 적잖은 도움이 된다.

[FIVE POINTS 스터디 가이드]를 보면 작가인 '록 산테가 소개하는 <갱스 오브 뉴욕>'과 '파이브 포인츠 갱들의 어휘 사전'을 볼수있다. 둘다 텍스트 버전이지만 한번즘 읽어보면 재미가 있을 듯하다.

[제작과정 다큐멘터리]를 보면 서플먼트중 가장 긴 30분짜리 자료를 볼수있다. 개인적으로 서플먼트중에 가장 내용적으로 볼만한 자료라고 뽑고싶다. 디스커버리 채널 쇼에서 제공하는 거라서 연출면에서도 아주 잘 되어있다. 특히 영화에서 제대로 이해가 안된것을 고고학자와 뉴욕 역사 연구회 회원등이 나와서 인터뷰를 통해 잘 설명해준다.

■ 총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