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적 나는...

함께하는 교실 첫계명 '네 이웃의 지우개를 탐하지 말라', 영화 <마지막 수업>의 홍보 문구이다. 에로 영화 제목을 생각하게 하는 야릇한 홍보 문구를 보면 어떤 영화일까라는 생각이 든다. 부산 시네마테크에서 보낸 이 영화의 팜플렛을 보고 한번 보러갈까 생각했는데 거리의 압박 때문에 못 봤다. 팜플렛을 보면 귀여운 꼬마가 크레파스를 뭍힌 두 손을 들고 동심어린 눈으로 누굴 쳐다보는 사진이다. 어린이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가슴이 두근거릴 정도로 빨리 보고 싶었다. 또 프랑스 200만 관객을 웃기고 울린 영화라고 하길래 더욱 더 관심이 갔던 그런 작품이었다. 하지만 이 작품은 다큐멘터리라는 장르적 특성 때문에 국내에는 몇몇 극장에서만 개봉하였다. 이런 따뜻한 작품이 서울과 부산 두 지역에서만 한 걸로 아는데 정말 아쉽다. 국방 홍보 영화처럼 학생들을 위한 청소년 홍보 영화로 하고 싶을 정도로 이 작품은 따뜻하다. 2002년 카이에 뒤 시네마 선정 올해의 영화에 뽑히고 IMDB 관객 평점 8.3이라는 높은 점수를 보더라도 이 작품의 완성도나 재미를 점칠 수가 있다.

<마지막 수업>의 시작은 프랑스 중부의 오베르뉴 마을을 보여주면서 시작된다. 소를 모는 장면으로 시작해서 아이들이 학교에 등교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조그만 교실에서의 수업을 계속 보여주는데, 스토리가 완벽하게 짜여진 극영화가 아닌 다큐멘터리 형식이라서 그런지 조금 지루한 느낌이 날만하다. 하지만 이 작품은 의외로 관객들을 몰입하게 하는 힘이 있다. 순수한 아이들의 모습들을 보면 어릴 때 나도 저랬었지? 라는 생각이 들만큼 아주 정이 간다. 더욱 더 그런 건 연기가 아닌 아이들의 본 모습 그대로 보여주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촬영 시 많이 힘들었을꺼 같은데 어렵게 이런 작품을 만든 것에 감사의 말을 하고 싶다. 실제로 촬영 할 때 아이들이 스텝들을 보고 재롱을 떨었다고 하는데 이때 아이들을 향해 웃는 것도 금지했다고 한다. 몇몇 장면들을 보면 애가 카메라를 보고 피했다가 바라보다가 하는 반복적인 행동을 하는 장면이 있는데 다큐멘터리의 특성이 잘 살려진거 같다. 여하튼 10주간의 촬영 기간 동안 많이 힘이 들었을텐데 다 찍고나서 아주 뿌듯했을 거라고 믿는다.

<마지막 수업>을 보면 우리나라의 시골 학교가 생각난다. 영화와 마찬가지로 그런 학교가 몇 군데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아직까지 있는지는 모르겠다. 영화에서 나오는 선생님처럼 순진무구한 어린아이들을 잘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사람이 많으면 좋겠다. 한 선생의 가르침을 통해 보여 지는 이 작품은 커 나가는 것과 뭔가를 배운다는 것이 어려웠다는 것을 가슴속에 상기시켜 준다. 자 한번 이 영화를 보면서 어린 시절을 되새겨 보도록 하자

DVD 소개

DVD는 A9미디어에서 출시되었다. <색즉시공>, <시네마천국>을 출시한 제작사인데 그런데로 평범한 퀄리티로 이번 작품을 출시했다. 코드 2 프랑스판 소스를 사용해서 만든 국내판 타이틀은 하얀색 아마레이 케이스에 담겨 나왔다. 케이스 표지 디자인은 영화 포스터를 그대로 사용했고, 메뉴 디자인을 보면 스케치북과 칠판 이미지들을 사용해 만들어졌다. 그리고 아이들의 손바닥이 움직이는 그런 메뉴이다.

■ 비디오, 오디오 ★★★

<마지막 수업>은 1.66:1 아나모픽을 지원하는데 그다지 좋은 화질을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생생한 아이들의 모습들을 보는데에는 크게 지장이 없는 화질을 보여준다. 특히 크로즈업 장면에서의 화질은 괜찮은 수준이다. 오디오는 DD 2.0을 지원한다. 역시 화질처럼 무난한 음질을 보여준다. 영화 전반적으로 효과음이 잘 살려져서 나온다. 음악의 사용은 거의 없고 다큐멘터리 장르의 사운드랄까 그런걸 느낄수가 있다.

■ 스페셜 피쳐 ★★★

스페셜 피쳐는 그다지 많은 자료는 없지만 한번즘은 볼만하다. 총 6개의 메뉴로 되어있는데 우선 감독의 전 작품을 소개하는 [Nicolas Philobert Retrospective]가 있다. 총 4개의 작품을 텍스트로 소개해주고 짧은 영화 장면을 보여준다. 이걸 보면 다큐멘터리 전문 감독의 느낌을 잘 받을 수가 있다. 칸 영화제 초청 행사를 보면 감독과 스텝 배우들이 칸에 간 모습들을 약 15분에 걸쳐서 보여준다. 붉은 까펫을 밟은 모습부터 칸 해변가에서 수영을 즐기는 장면까지 그들의 모습들을 잘 볼 수가 있다. 그리고 동숭홀에서의 기자 시사회때 감독이 왔었는데 그때 한 관객과의 대화 영상이 들어있다. 이어 감독과의 인터뷰가 들어있고 아이들이 시 낭송하는 영상이 있다. 감독 인터뷰나 관객과의 대화는 한번즘 보면 좋다. 영화에 대한 그의 애정과 관련 이야기를 자세히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아이들이 시를 낭송하는 영상을 보면 정말 키우고 싶을 정도로 귀여움을 볼 수가 있다.

■ 총평

솔직히 국내에 DVD로출시가 안될줄만 알았는데 이렇게 깔끔하게 나와서 정말 기분이 좋다. 어렸을적 기억들을 되새기면서 이 영화를 보면 더 좋을게 없겠다. DVD 측면에서도 무난한 화질과 음질을 보여주어서 좋고 무엇보다도 순진무구한 아이들의 모습을 계속 볼수 있다는 면에서 아주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