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를 컴퓨터와 연결하여 함께 사용하는 분들이 갈수록 많아 지고 있습니다. 일명 PC-FI라고도 하는데 이 PC-FI에서 DAC(디지털신호를 아날로그신호로 변환해주는 장치)는 이제 빼놓고 말할 수 없는 중요한 요소가 되어버렸습니다.
과거 우리나라에서 스타일오디오사의 1세대 제품들부터 시작하여 최근 여러 제조사들이 DAC를 개발하여 만들고, 이들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 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DAC들이 많이 나오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무래도 과거 MP3파일의 음질을 넘어선 무손실 압축 포맷(lossless compression)의 등장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포맷인 FLAC(Free Lossless Audio Codec)과 애플이 만든 ALAC(Apple Lossless Audio Codec)가 있으며 이 밖에도 다양한 무손실 압축 포맷이 존재합니다.
이런 무손실 압축 파일이 주목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이론적으로 CD와 비슷한 음질로 음악을 즐길 수 있다라는 점입니다. 또한 음원을 생성한 후 이에 각종 정보 등을 쉽게 삽입할 수 있어서 효율적인 관리가 가능하며 보통 가정에서 사용하는 컴퓨터 하드에 CD기준으로 약 2000~3000장 이상을 간편하게 보관할 수 있게 되었으니, 정말 엄청난 매력이 아닐 수 없습니다.
자 그렇다면 이런 무손실 압축 파일을 잘 활용할 수 있는 괜찮은 DAC를 한가지 소개해드리겠습니다.
Bladelius(블라델리우스) USB DAC
스웨덴의 블라델리우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고가의 기기를 만드는 오디오 전문 제조사입니다. 오랫동안 앰프나 소스플레이어 등의 제품을 만들고 있는 실력 있는 제조사이며 티르(Tyr)와 쉰(Syn)과 같은 유럽 북부의 신화에 등장하는 신들의 이름을 딴 모델명을 사용하고 있어 그 독특함에서 먼저 눈을 끄는 브랜드입니다.
창시자 ‘마이클 블라델리우스’는 과거 스레숄드에서 일했고, 그 후로는 프라이메어와 패스, 클라세 제품 등을 설계 했던 실력파이며 그 후 독립하여 자기 이름의 회사를 설립하고 자신만의 제품을 만들기 시작하였습니다.
사실 이런 하이엔드급의 오디오 제조사에서 USB DAC가 나왔다는 점은 분명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점점 CDP나 튜너 등의 전통하이파이 시장이 죽어가는 현실에서 어떻게 보면 단호한 결정의 결과물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이런 고가의 기기 등을 만든다는 생각에 가격대가 다소 비싸다고 생각 될 수 있지만 의외로 저렴한 가격대이며(실 구매가 70만원대) 그렇다고 해서 기기의 성능이 떨어 질 거라 생각도 할 수 있는데 스펙을 살펴보면 Xmos칩셋채용(비동기식지원)에 24/192Khz까지 지원되는 고성의 기기입니다.
외관의 형태는 이게 DAC가 맞냐 싶을 정도로 단순한 직육면체에 input USB 1개, 아날로그 output 1개가 전부이며 별도의 전원이 필요 없는 DAC입니다. 파워코드가 필요치 않는 건 장단점이 있지만 일단 수납상의 용이함이 좋습니다. 오디오랙, 책상 위 등의 작은 공간에 살짝 두기만 하면 되므로 깔끔한 설치가 가능한 것이 장점이며 단점은 따로 전원이 안 들어가는 USB전원 타입의 DAC의 문제점인데 게인에서 약간 아쉬움이 발생합니다.
일단 대략적인 기기의 설명은 그만 하기로 하고 제품의 간단한 감상 평을 말해 보겠습니다. 감상을 위해 컴퓨터에 A-B타입의 USB케이블로 연결 후 동봉되어 있는 메모리스틱안의 드라이버 프로그램을 설치합니다. 드라이버를 설치 후 ‘푸바 2000(Foobar 2000)’라는 프리웨어(무료) 재생프로그램을 사용하였는데 이미 많은 분들이 사용 중인 대중적인 재생프로그램입니다.(고음질의 원음파일을 자신의 입맛에 맞도록 조절하는 다양한 기능이 큰 특징입니다.) 일단 리핑을 해놓은 베스트 오디오파일 보이시스를 들어 보았는데 보컬의 목소리가 명료하며 가냘프지 않고 호방하게 들리며 뭐니뭐니해도 음악적인 감성이 풍부하다는 것입니다. 상식적으로 이런 디지털 제품들은 다소 메마르게 들리거나 거칠 수 있다는 생각이 앞서기 마련인데 그렇지 않다는 점이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보컬 곡의 좋은 느낌을 살려 이번엔 클래식 곡인 정 트리오 / 드보르작: 피아노 트리오를 들어 보았는데 이 앨범의 특징인 아날로그적인 따뜻함과 공간감 등의 느낌을 잘 살려 주며 특히 바이올린의 생생한 무대감, 첼로의 깊은 울림과 피아노는 악기소리만 나는 것이 아니라 마치 연주자의 느낌이 전달 되는 듯한 기묘한 기분이 드는 음색이었습니다. 전체적으로 명료하고 투명하며 사실적으로 홀의 공간감을 잘 살려 주어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아직은 일반 Hi-Fi의 음질 보다 음질이 많이 떨어 질것이다, 시기상조이다, 하며 DAC를 거부하시는 분들도 많다고 생각이 됩니다. 물론 중급이상의 소스플레이어를 사용 하다면 더욱 그럴 수 있습니다.
저 역시 PC로 음악파일을 재생하여 음악을 듣는다는 게 그리 좋아 보이진 않았지만 막상 관심을 갖고 접해보니 기대 이상의 성능일 뿐만 아니라 사용상의 편리함은 ‘왜 이걸 여태 것 안하고 살았나’ 싶을 정도로 재미 있고 좋다라는 것입니다.
앞으로 계속해서 DAC들이 나올 것이며 현재도 많은 DAC들이 나와 있지만 일단 천천히 PC-FI를 시작해 보면서 그에 도움을 줄 블라델리우스 USB DAC도 한번 생각 해보시길 권하며 글을 마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