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단 한대의 앰프로 아멜링을 들으며 이 글을 쓰고 있다.
난감하다.
소리가 좋기 때문이다.

오랜 바램이던 리스닝룸을 마련했다.
말은 거창하지만 실은 내 방에 오랫동안 누워있던 커다란 침대를 치워버린 것 뿐이다.
긴 가로변 양쪽에 스피커를 세우고 그 중앙으로 앰프類를 정렬했다.
누구에게 보이기 위해서는 결코 아니다. 기기들끼리 근접해 있는 것이 결선등에 편한 까닭이다.

그 전에 스피커를 개조했다.
지나친 저음이 싫어 우퍼를 들어내고 흡음재를 가득 채웠다,덜어냈다를 보름 정도 했다.
200와트급 진공관 앰프를 추가하여 바이 앰핑으로 결선했다.
Calyx Kong Converter,sumo Athena Pre,Caruso(저음부),Audio & Art (중고음부),Ribbon Energy M 460 톨보이 스피커.....
내 눈에는 근사했다.당연히 소리도 좋아졌다.
나름 성취감에 취해 며칠이 지나고,서서히 제 정신이 들면서
아무래도 스피커 Balance가 제대로가 아니지 싶었다.
지금의 파워 앰프들은 한덩어리 만으로도 지금 스피커에 과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50와트 정도의 평범한 인티앰프로 스피커의 상태를 체크해 보고 싶었다.
후배 K의 Nova를 빌려 왔다.
마침,추석 전후 일주일간 나라 밖 어디어디를 다녀 온단다.

30분 정도 예열을 하고 스피커에 연결,아니아 다를까 저음이 너무 뻑뻑하다.
이 녀석을 빌려오길 잘 했다.
다시 두어번 우퍼가 분리 되고 스펀지,포장용 뽁뽁이등이 드나들었다.
저역 밸런스에 집중하며 체크 하던 중에 무심결에 감지되는 음촉이 예사롭지 않았다.
한마디로 Nova에 내장된 Converter部가 대단히 고급이다.
조금 분하지만 내 것과는 격이 다르다.
스피커 상태만 조율하고 치우려던 Nova가 무대 중앙으로 등장한다.

Nova의 Converter Line만을 뽑아 Sumo Pre로 Jeff Beck을 듣는다.
Blush With The Blues.
이 대단히 훌륭한 라이브 녹음은 객석의 소음과 박수소리만 솎아 낸다면 여느 스튜디오 레코딩보다 뛰어하다.
그러나 박수 소리와 관객의 환호도 때로는 음악이 된다.
볼륨을 적당히 내리니 객석, 저 끝까지가 느껴진다.

Converter와 Pre Part를 Nova에 맡긴다.
이펙터가 걸린 Jeff의 기타, 그 야성적인 격렬함이 덜하다.
나중에 따로 들은 임재범 목소리 또한 허스키가 덜 허스키하다.
Nova는 헤비메탈 등을 즐기는 젊은 친구들을 위한 앰프는 아닌 것 같다.

여러 종류 음악을 뒤적이면서 피아노를 많이 들었다.
평소엔 거의 손이 가지 않던 Chopin의 Nocturn,
Goldberg Variation .백건우의 평균률. Mike Garson, Carla Bley의 Lawns.
천상에 맺힌 이슬 방울이 귓가로,느린 화면처럼 천천히 떨어진다.
Beethoven Trio 5번 Ghost.....Largo Assai......
음과 음 사이 빈 자리에 누가 서성댄다.
바하 협주곡 1번 느린 악장은
詩人 박용래 고향 마을 빈 들에 새벽 눈으로 내린다.


이제는 Nova 혼자 연주를 한다.
피아노는 어느 새 결 고은 현으로 이어지고
한무리 관현악이 잔잔함으로 신영옥 노래를 빛내준다.
Dvorak - Rusalka - Mesicku Na Nebi hubokem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 삽입곡)
안나 막달레나를 위한 노트북.
이름 모를 합창단이 들려주는 오라토리오의 경건함.
Celine Dion, La Memoire D"Abraham
목소리 없는 Eric Crapton의 Danny Boy
아멜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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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이 작은 별 잠시 머무는 생명에게 축복이다.




내일 오후 비행기로 K가 돌아 온다.
K보다 먼저 어느 분이 오셨다.
벌써 오셔서 내 등뒤에 계셨나 보다.
지르라........... 지르라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