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쓰고 있는 시스템은 고음의 힘이 약간 부족한 매우 예쁜 소리를 냅니다.

데논 DCD-2000 CDP에 크렐400xi인티에 노틸러스804를 메인으로 하고 있죠.

예전에는 모든 케이블을 아날리시스플러스로 하고 있었으나 단지 예쁜 소리만 난다는게 문제라 다른 소릴 내보고 싶어서 이 크리스탈케이블의 인터커넥트를 구해서 연결했습니다.


기타 베이스 줄 만한 두께의 예쁘기만 한 케이블에 그에 비하면 조금 묵직한 편인(하지만 마감이 좋다고는 말 못할) 커넥트. 정말 예쁜 디자인의 포장...

아무리봐도 이게 40여만원이나 하는 케이블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한 번 연결해 보고 그런 생각이 싹 사라졌습니다.

지금 시스템에서 가장 부족했던 고역의 힘은 물론 엄청나게 깨끗해진 스테이징에 정말 엄청나게 놀라고 있습니다.


최근에 레퍼런스로 사용하고 있는 SACD인 Fim에서 나온 지울리아노 카르미놀라의 사계를 CDP에 걸었습니다. 힘 있다기보다는 (지독하게도 이탈리아인 같은 느낌의) 화려하기 그지없던 그의 바이얼린 소리가 '남자다운' 힘까지 실린 무척 예쁜 소리가 나옵니다. '어라? 이사람의 봄 1악장은 이렇지 않았는데?' 라는 생각을 하며 제가 가장 좋아하는 여름3악장으로 넘깁니다. 은 케이블 특유의 짜릿한 고음에 이 케이블만의 매력이라고 생각하는 투명한 사운드가 정말 인상적입니다.

소편성 곡 특유의 악기분리는 물론이며 메인인 바이얼린의 소리가 때론 소름끼칠 정도까지 짜릿하게 전해져옵니다. 특히 이런 힘 있는 곡 뿐 아니라 또다른 사계의 백미인 가을 3악장이나 겨울 3악장에서도 바이얼린의 아름다운 음색이 전해져옵니다.


놀라움 속에 오늘 구입해온 에미후지타의 베스트(SACD)를 올려 놓았습니다. 얼마전 B&W 800D를 포함한 거의 레퍼런스급 사운드에서 들어본 적이 있기 때문에 익히 이 사운드의 매력을 알고 있는데 거기에 접근한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현재 시스템이 갖고 있는 소리를 100%발휘하는 인상이 매우 강합니다.

에미후지타를 놀라움속에 듣고 개인적으로 통기타 중에선 최고의 음반이라고 생각하는 Friday Night in Sanfrancisco를 걸어봤습니다. 바로 어제도 들었기 때문에 어떤 소리인지 똑똑하게 기억하고 있었죠. 왠걸... 전혀 다른 시스템으로 들립니다. 어제의 그 힘 없던 통기타의 울림은 온데간데 사라지고 그저 또렷한 통울림과 현울림이 귀에 쏙쏙 박힙니다. 현재 제 시스템에서 아주 마음에 드는 뒷벽 깊이에서 전해져 오는 청중들의 박수소리까지도 말이죠.

최근 실버오벌로 스피커 케이블을 바꿨을 때는 '분명 좋아지긴 했지만 특별한 장점은 찾을 수 없다'란 생각에 사용기 쓰기에 망설였는데, 이 크리스탈케이블 피콜로는 구입한 당일 케이블의 장점을 바로 찾을 수 있겠네요. 아직 에이징의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제 생각엔 그다지 에이징 시간도 없이 바로 이 케이블의 매력을 찾아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은선'의 특성에 대해 좀 더 확고하게 알 수 있게 만들어준 케이블이 아닐까라고 생각중입니다.


은선이 가지고 있는 모든 장점에 은선 특유의 날림을 없앤 무척 훌륭한 인터커넥터입니다.


시스템
SACDP: 데논 DCD-2000AE
인티앰프: 크렐 KAV-400xi
스피커: B&W 노틸러스804
인터케이블: 크리스탈케이블 피콜로
스피커 케이블: 아날리시스 플러스 실버오발(고음), 아날리시스 플러스 블루오발(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