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고는 글을 달았지만...
워낙에 글 실력이 없어서 글을 제대로 쓸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우선 저희 집에 설치된 실사입니다.


쩝.. 설치는 해 놓았는데...
경남 사천에 프로젝트를 나가 있는 관계로
금요일 밤에 올라갔다가 토요일 오후에 내려 오는 생활을 계속 하고 있는지라
집에서는 별로 들어 보지 못했습니다. ㅡ-;;

다만 정상적으로 나오고 S/N 비가 CD 수준 정도로 높은지라,
CD와 별 차이를 못느끼는 소리가 나와 준다는 것만 느끼고 있었지요.
당연히 CD 수준으로 한다고 게인을 무작정 늘려 잡으면 노이즈도 덩달아 증가합니다.
그런데 이 놈은 앰프의 같은 볼륨에서 CD보다 LP의 소리가 더 크게 나오는데도
잡음이 나오질 않습니다.
속으로 거 참 신기할세~~ 하면서 다시 일하러 내려가곤 했죠.

그러다가 그제 풍악 포노의 능력을 절절히 느끼는 자리에 다녀왔습니다.

지난 토요일에 파인 AV에서 한 기기의 청음회가 있었습니다.
마침 파인에 CD 주문해 놓은 것도 있고 해서 조아라 하고 갔지요.

기기들이 너무 화려해서 눈만 버리고 올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도 내심 하고 있었습니다.

우선 이런 스피커들을 사용했군요.

귀가 무지하게 호강을 하는 자리였습니다.
소스 기기로는 Denon 55L 턴테이블 + Denon DL-103 카트리지,
마란츠 SA15 SACDP, 에소테릭 X-03 SACDP였습니다.

소스들은 아래와 같이 여러가지 였구요.

CD 또는 LP만 있는 소스들은 어쩔 수 없이 그 소스만 재생을 하고,
CD와 LP가 같이 있는 소스들 연달아 틀어 보면서 비청을 했습니다.

마란츠나 에소테릭이 그 기본기나 실력은 이미 알려진 바와 같으니
그 성능에 대하여 뭐라 왈가왈부 할 것은 아닌지라,
여기서는 그 이야기를 생략합니다.

다만 CD라는 미디어 자체가 가지고 있는 데이터의 내용 자체가
한정적이고 많이 생략된 소리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왔습니다.
0과 1로 이루어진 디지털의 컴퓨터 업계에서 밥을 벌어 먹고 살고 있지만...
아직 디지탈의 가야할 길을 멀고도 험하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같은 음악을 SACDP에서 재생을 하다가
LP에서 재생을 해주니...
현장감 자체가 확연히 차이가 났습니다.

관중들의 박수 소리의 깊이가 차이가 나고,
첫 연주가 시작되면서 기타의 두루룽하는 소리가 들려 오는데...
음의 폭 자체가 차원이 틀렸습니다.

고역은 더욱 더 선명하고,
중역은 더 도톰하고,
저역은 더욱 풍성하게 나오더군요.
한마디로 CD의 소리는 살집이 없는 얄팍한 소리가 나옴에 반해,
턴테이블과 풍악 포노를 통하여 나오는 소리는 훨씬 살집이 도독하니 붙어있더군요.

물론 여기에는 소스의 차이도 존재합니다.
녹음 방식의 차이로 원본이 훼손된 CD들은 당연히 LP보다 소리가 안 좋았고,
녹음이 잘된 CD의 경우에는 LP보다 소리가 좋은 것도 있었습니다.

대학 시절부터 시작하여 여러가지 기기들을 들여보기도 하고,
내치기도 하고...
LP에 빠져보기도 하고, 디지털의 세계에서 헤엄을 쳐보기도 하다가...
이런 소리가 무에 하이파이인가 하면서 실망을 하고 기기들을 다 치워버리고
한동안 음악을 듣고프면 그냥 연주회나 공연을 찾아 다녔습니다.

하지만 결국 5년만에 다시 이 세계로 돌아왔군요.
이제야 왜 아날로그를 하는지를 풍악 포노를 통하여 알았네요.
그 전까지는 사실 가지고 있는 lp판들을 버리기가 아까워
턴테이블을 운영한다는 생각이었거든요.

이제서야 진정한 아날로그의 소리가 어떤 것인지,
아날로그의 즐거움이 어떤 것인지를 깨친 것 같은 좋은 자리였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청음회에 많은 도움을 주시고,
커피 서비스까지 해 주신 파인 AV 여러분의 도움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그 날은 머릿 속에 아날로그의 느낌들이 뱅뱅 돌고 있어서 제대로 감사의 말씀도 드리지 못했네요.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