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인 다른 톨보이 스피커들과 달리 하나의 박스안에 한 조가 모두 들어가 있습니다. 또한 인클로우저를 감싸고 있는 충격방지 장치로는 통상적으로 스티로폴을 사용하기 마련인데 이 제품은 잘 만들어진 두꺼운 종이가 감싸고 있습니다. 그러나 무척 견고하고 환경친화적이어서 인상적이었습니다.

약 85cm 정도의 높이는 그리 낮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워낙 폭이 좁고 슬림하기 때문에 늘씬한 자태가 꽤 아름답습니다. 특히 제가 가진 모델은 체리목 마감으로 밝고 시원한 색상입니다. 집안의 원목가구와 조화롭습니다.

하단에는 스파이크를 장착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사진은 대리석 위에 스파이크를 장착한 모습.

미션은 중고역에 강점을 가진 제품입니다. 저음은 미국계 스피커들처럼 풍부한 양감을 자랑하진 않으나 단단하고 매끄럽다고 느꼈습니다. 773역시 예외는 아니어서 섬세한 중고역을 자랑하면서도 772나 771과 비교하여 풍성한 저역을 겸비했습니다.

현악과 클래식 소품에 적합하다고 합니다만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두루두루 무난한 제품이 아닌가 합니다. 그리고 여성보컬의 탁월함 뿐 아니라 디자인과 소리의 경향역시 여성들이 좋아할만한 제품입니다.

TONI BRAXTON - Spanish Guitar (R&B)

토니 브랙스톤의 The HEAT앨범은 비교적 녹음이 잘된 편에 속하며 가장 즐겨듣는 앨범중 하나입니다. Spanish Guitar 도입부의 기타 연주는 감미로운것 같으면서도 무언가 폭발할 것 같은 에너지감이 넘치는 야릇한 곡입니다. 미션 773에서 토해내는 토니의 정열적이고 중성적인 목소리는 정말 매력적인 것 이상의 느낌을 줍니다.

미션 스피커가 새식구로 들어온 첫날 구입한 앨범이 이 앨범이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유독 토니 브랙스톤을 더 좋아하게 된 것 같습니다.

JUDAS PRIEST - PAINKILLER (HEAVY METAL)

이번에는 조금 재밌는 감상을 해보았습니다. 몇 년전만 하더라도 헤비메틀 매니아로써 온갖 PA 앰프와 스피커에 둘러쌓여 아마추어 밴드생활 을 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뒤로 직장일에 전념하면서 잘 듣지 않게 됐지만 몹시 좋아하는 앨범중에 하나가 주다스 프리스트의 페인킬러 입니다.

80년대 헤비메틀을 총정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명반으로써 과연 미션에서는 어떤 소리를 들려줄까? 라는 설레임 반, 의구심 반으로 들뜬채 플레이 시켰습니다.

스캇 트레비스의 교과서 적인 칼박자 드럼이 포문을 열고 트윈 속주기타가 불을 뿜기 시작합니다. 새벽시간이어서 조심스러웠지만 볼륨을 내키는대로 올린 상태여서 그런지 드럼과 기타의 파괴력은 후련할 정도로 좋습니다.

다만 예상했던대로 중저역대의 묵직한 맛은 느끼기 힘들었으며 PA 스피커에서 고막이 터져라 듣던 그 시절의 감흥을 되돌아오지 못했습니다.

Pieter Wispelwey - Prelude in G (첼로 연주곡)

우연히 대형음반매장에서 샘플로 진열된 CD를 듣고 구입하게 된 첼로 연주 앨범입니다. 이 앨범을 듣고 있노라면 절로 첼로의 풍부하면서도 우아한 멜로디에 심취되어 버리곤 합니다. 연주자의 숨소리가 깜짝 깜짝 놀랄정도로 가깝게 들리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이 곡의 후반부에는 첼로의 베이스음이 웅장하게 깔리는 것인데 이 부분을 듣고 있노라면 곡이 끝나는게 정말 아쉬울정도로 심취되곤 합니다. 그동안 서브우퍼와 미션 783이라는 덩치들로 재생되던 이 베이스음이 과연 773 단독으로 얼마나 소화해 낼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가지고 청취했기 때문에 제겐 정말 흥미로운 감상이었습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론 상당히 놀라웠습니다. 물론 극 초저음이 담긴 음반은 아니지만 매끄럽고 힘있는 베이스음을 소화해야 하는데 773은 스펙상에 50hz 라는 저역한계가 무색할정도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합니다. 물론 783과 비교하여 몇 몇 움직임에서 갑자기 맥이 풀리는 현상이 있었는데 이건 아마 이 곡을 대형기로 여러번 들어본 분이 아니라면 잘 느끼지 못하실만한 부분입니다. 773의 저역 한계를 벗어나는 것인가 봅니다.

미션 77시리즈의 톨보이 막내인데 그래도 북쉘프와는 차원이 다른 스케일을 지니고 있어 대견스럽다고나 할까요?

* DJ MAX MIX 2000

샵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리믹스 테크노 앨범입니다. 몇 분 안되는 짧은곡 40여곡이 들어간 앨범이라 순서없이 마구 넘기면서 들었습니다. 역시 773의 저역 펀치력을 시험하기 위한 감상이었습니다. 다들 미션이 고음이 좋다라는 얘기만 하니까 더욱 저역에도 집착하게 되었나 봅니다.

위에도 밝혔지만 결과적으로 773은 음악감상에 충분한 저역을 제공합니다. 물론 서브우퍼를 대체할 정도의 초저역대를 재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붕붕거리는 거북한 저음이 아니라 단단하고 아주 세련된 경향입니다. 어떻게 저음역까지 섬세한 소리를 낼 수 있는지 미션 스피커를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물론 개인적 취향이 가장 중요하겠지요..^^ 제가 생각하는 미션 773은 주로 AV와 하이파이를 동시에 추구하시는 분들께 권하고 싶습니다. 또는 순수 하이파이 입문기나 가정용 오디오 스피커로 손색이 없는 기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