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좋은 놈이 있더군요.
야마하 V530을 사용하다가 온쿄의 소리에 반해 SR700을 잠시... 지금은 963T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V530을 사용할때도, 영화에선 전혀 불만이 없었죠. AAD C800i를 프런트로 사용하는데, 저음도 잘 뿜어져 나오고 음장효과 죽이더군요. 하지만, 전 영화보다 음악을 좀 들어보려구 업그레이드를 결심했습니다. V530의 hifi 음질은 거의 깡통(?) 수준입니다. 가볍고 날리고 도통 신디사이저 음질같아서 들어줄수가 없었습니다. 10여년된 뮤지컬 피델리티 B1 인티앰프를 다시 꺼내 스피커 선을 이리저리 옮기다가 귀찮기도 하고 해서 데논의 3802정도로 생각하고 있었죠. 그런데, 오디오XX라는 사이트 고수님들의 강력한 추천에 눈 딱 감고 963으로 선택하였습니다. 무엇보다 가격이 저렴하잖아요? 사실, 미국,유럽에서 1500불을 호가하는 제품이라는 말에 혹 했지요. 온쿄 SR800이상이며, 데논 3802와 동급이라는 말에.
이 놈 들어오던날. 무지하게 무겁더군요. 박스가 20Kg인데 제법 무겁더군요. 허걱허걱대며 옮겼습니다. 밤 10시가 넘어 퇴근해 설치를 하는데, 온 몸이 땀에 절었지요. 메뉴얼이 너무 허접했고 중고로 구입한 터라 전 주인께서 설정한 내용과 달라 조금 헤맸지요. dvdp, cdp, ldp, vcr, tv 이렇게 연결하고 보니 대형 LCD창에 버튼이 이리저리 달려있는 리모컨이 보이거군요. 고놈 참! 한마디로 대단합니다. 리모컨 메뉴얼이 리시버의 것보다 더 두껍더군요. 학습형의 위력으로 모든 저희집 리모컨 다 잡아먹었습니다. 하물며 선풍기에 전등 리모컨까지. 옆에 라이트버튼이 있어서 어두울때 누르면 청록색 불이 켜집니다. 저희 딸아이와 함께 탄성을 질렀지요. 우와~
먼저, CDP에 Tutti음반을 걸었습니다. 흠! 이런! 감탄사가 절로 나더군요. source direct로 설정하니 hifi 음감이 확 살아나는 느낌입니다. 맑고 단단하고 묵직하고. 역시, 업글효과가 있더군요. Musical fidelity B1보다 힘있고 박력있어 보입니다. DVDP의 디지털 케이블에 의한 CD 감상시에도 확연한 음질차이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음으로 이글즈의 "Hell freeze over" 각각의 채널로 보다 확연히 분리되며 남성적인 힘이 느껴집니다. 봉고소리도 그렇고. 또, 이놈은 볼륨을 최대로 올리더라도 화이트 노이즈도 거의 없습니다. 역시 상급기다운 모습이죠? DSP 음장모드는 개인적으로 별로 좋아하지는 않아 TV나 TVR감상시 Prologin II정도나 쓸까 별로 사용치 않죠. 하지만, DTS나 dolby digital 타이틀에 적용되는 음장모드가 먹히지 않는다는건 좀 아쉽더군요. 야마하는 모두 가능한데 말이죠. 다소, 심심합니다. upsampling기능이 있는데 이건 음장모드에서만 동작하고 192KHz/24bit로 바꾸어주는 거라고. 소리가 약간 부드러워지고 음장이 넓어지는 정도 느낄수 있었습니다. 이 외에도 반지의 제왕,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DTS-ES지원), U-571, 라이언 일병 구하기 등등 평소 즐겨보던 타이틀을 비교해 보았는데, 사실 영화에선 별 차이를 모르겠더군요. 한가지 차이라면, V530(65w)보다 출력이 2배 이상(140w)인데 볼륨은 거의 유사한 -35dB정도라는 겁니다. 좀 과하게 올린다 싶기는 한데 리시버 출력이란게 그러려니 합니다.
이것저것 장난치다가 두어 시간이 지나고 그만 잠자리에 들려고 리시버의 전원버튼을 누르는데 왠지 온기가 느껴지더군요. 이런! 리시버 위에 올려놓은 CDP가 완전히 익은것 같습니다. 발열 엄청납니다. CDP 위의 DVDP까지도 열이 전달되었더군요. 이런부분이 인기를 덜 얻는 이유가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7.1채널 지원(dts-ES, dd-EX)에 두발의 서브우퍼, 포노단 지원, 채널당 140w의 고출력, 다양한 입/출력단, 막강한 리모컨 등 리시버로서의 최고 스펙을 가졌으면서도 80만원도 안되는 가격적인 메리트를 가지고 있지만, 다소 높은 불량률과 원가절감을 위한 획일적인 디자인, 유저입장을 고려치 않은 난해한 메뉴얼 등 보완되어야 할 부분이 있는게 사실입니다. 음질이나 성능이 아닌 부수적인 문제들이 낮은 인지도의 원인이 아닐지? 이런 점들만 개선한다면 베스트셀러가 될 수 있는 자질을 충분히 갖춘 멋진 놈이라 생각합니다. 국산품 애용 차원이 아니더라도 데논이나 온쿄, 야마하등의 유사 스펙을 가진 1.5배이상 가격의 리시버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저렴한 가격에 하이파이 성능을 원하시는 분들께 적극 추천 드립니다.
배강식
무심코 몇자 적습니다. 5~6년전 저의 첫번째 리시버 인켈의 돌비프로로직 6030R를 쓰던때가 기억에 납니다. 인켈(Sherwood) 정말 오디오 잘 만드는 한국브랜드죠. 알고보면 많은 유명한 외산 오디오도 인켈에서 OEM으로 가져갑니다. 현재는 아쉽게도 유명세에 뒤져, 회사의 경영위기 등등으로 빛을 못보고는 있지만 언젠가는 도약할 그날이... 참고로 경질의 사운드를 처음 접하면 소리가 시원하고 쭉쭉 벋는 사운드로 혼동할 수도 있습니다만 오래 들으면 귀가 피곤해지죠. 이런 부분을 개선하기위해서는 결국 엠프에 돈이 들어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