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은 이미 먼저 어떤분이 작성한 사용기의 제목을 인용해 봤습니다. 문제가 된다면 고치겠습니다. 파이터라는 말이 너무 잘 어울리는 것 같아서리.... ^^;;>
AV적인 스피커와 HIFI적인 스피커?
언제부터인가, 꼭 그렇지 않아도 되는 것을 스피커를 HIFI적인 스피커와 AV적인 스피커를 구분하는 것 같다.
물론 스피커로 2채널 음악감상만 하던 시절에는 초기 5.1채널 형태의 스피커들이 나왔을 때, 그 스피커들의 성향이 너무나도 이색적이어서 그렇게 분류를 하곤 했을 것이다.
물론 음악을 듣는데는 기존 HIFI적인 스피커가 좋고, AV적인 스피커는 음악을 듣는데는 영 꽝이다라는 것이 그 당시에는 자명한 이론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오디오란 취미를 즐기는 연령층이 일단 많이 젊어졌다. 그리고 최근 들어 그 젊은 세력들이 국내의 서민적인 오디오 분위기에 대해서는 가장 큰 발언권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면서 동시에 이전에 있던 오디오에 대한 고정관념들이 새롭게 바뀌어 가고 있다.(물론 이중에는 오히려 더 좋지 않은 편견을 만들어 가는 경우도 없지는 않은 것 같다.)
예를 들자면, 기존에 HIFI적인 스피커들은 성능에 비해 가격이 비싸다던지, AV적인 스피커들은 저렴하더라도 소리가 생생하고 좋다~ 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 말이 절대로 틀린 말은 아닌 것이다.
클래식을 자주 듣는다고 해서 고급 오디오쟁이이고, 팝정도만 자주 듣는다고 해서 그냥저냥 오디오쟁이는 아니라는 것이다.
구분을 꼭 하고 싶지는 않지만, 분명 AV적인 성향이 강한 스피커 에너지 커너셔....
편견에 사로 잡히는 것을 굉장히 싫어하며, 하나의 고정된 틀에 맞는 생각을 해야하는 것을 굉장히 싫어하는 편이다. 그래서 HIFI적인~ AV적인~ 이라는 말도 별로 사용하지 않으려 하지만, 역시나 에너지사의 커너셔 스피커는 AV적인 성향으로 특화되어있는 스피커이다.
일단 외관에 대해서 간단히 소개를 해보겠다.
커너셔 시리즈의 가장 큰 기종인 톨보이 스피커 C-9의 경우는 사진상으로 보는 것과 달리 제법 큰 스피커이다. 같은 톨보이라 하더라도 예전에 실물을 본적이 있는 PSB의 6T제품을 생각나게 할만큼 깊이가 굉장히 긴편이다. 일반적인 톨보이 스피커들이 깊이가 30cm 내외인 점을 생각한다면 커너셔 C-9의 465mm라는 깊이는 상당히 이례적인 경우가 아닐 수 없다.
전면 배플에는 6.5인치의 합성수지와 플라스틱 계열의 우퍼가 3개가 달려있으며, 트위터는 알루미늄 재질의 1인치 제품인 것 같다.
전면배플은 그런데로 깔끔한 편이며, 검정색 그릴은 자석을 이용해 탈착이 가능하게끔 제작이 되었다. C-9의 경우 비치색 제품을 사용하게 되었는데 마감은 시트지로 그런데로 깔끔하고 무난한 것 같다. 신품을 받게 되면 전용으로 설치하게끔 하는 스파이크 부속품이 있는데 일반적으로 스피커 인클로져의 하단부에 바로 스파이크를 장착하는 형태가 아니라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단단한 받침을 먼저 제공되는 나사못으로 공정한 후 그 받침에 스파이크를 설치하게 된다. 그러면 제법 안정적인 지지가 가능해 진다.
자 그럼 음질의 성향에 대해서....
국내에 들어와 있는 스피커들은 나름데로의 다들 음질의 성향을 가지고 있다. 물론 구분하기 어려울만큼 비슷한 성향의 스피커들도 많지만, 제법 알려져 있는 스피커들은 그런데로 구분하기도 쉽고 특징 지우기도 수월한 편이다.
에너지의 커너셔 스피커 시리즈는 그야말로 호쾌하고 화려한 스타일의 음색을 지늬고 있다.
최근에 유행이 되고 있는 스피커들 몇가지를 제외하고는 여러 스피커들을 접해봤지만, 이처럼 호쾌하고 적극적인 사운드를 방출해 주는 스피커는 없었다. 표현력이 굉장히 화려하며, 적극적이다 못해 자극적인 경우도 있다. 이러한 특성은 에너지 커너셔 스피커 시리즈에 사용된 우퍼의 구경에 따라 약간 달라지는데, 성향의 차이에서 5.5인치 우퍼를 사용한 제품과 6.5인치 우퍼를 사용한 제품들간에 약간의 차이가 있는 것 같기는 하다.
광고 문구에서 느낄 수 있듯이 완벽한 젊은 소리이다. 예전에 NHT 스피커들이 미국의 젊은이들의 음악 시스템을 구성하는데 아주 인기가 좋다는 이야기를 접한 적이 있는데, 그러한 젊은 사운드라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항상 경우의 수를 생각해 봐야되는데, 이런 경향의 음색을 싫어하는 경우라면 너무 해상력 위주의 소리라 예민한 분들의 경우 치잘음이 들릴 수 있다는 것이며, 편안하고 안락한 스타일의 소리를 좋아하시는 분들의 경우에는 에너지 커너셔 스피커의 소리는 약간 자극적이고 너무 적극적인 사운드로 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음색이 좋게 받아들여지는 경우라면, 일단 저음의 단단함, 탄력성, 양감의 복합적인 느낌이 매우 뛰어나다. 위험한 발언이 될수도 있겠지만, 영국계 스피커들과는 질적으로 더 나은게 확실하다. 그리고 일부 케나다나 미국계 스피커들과는 호불호가 갈릴 듯 하지만, 역시나 그 저음의 탄력성에 있어서는 굉장히 우수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5.5인치 우퍼를 장착한 C-7의 경우는 저음의 탄력성이나 단단함, 고역의 뻗침에 있어서는 단연 기대 이상으로 월등했지만, 중역이 좀 부족한 느낌이 들었었다. 그러나 6.5인치 우퍼를 장착하고 스피커 용적에서 많은 차이를 보이는 C-9의 경우는 그 음의 안정감이나 완성도적 측면에서 훨씬 나은 모습이다. 개인적으로 유추해보는 것이지만, 6.5인치 우퍼를 장착한 제품의 경우는 저역의 양감이나 여운이 5.5인치 제품에 비해 나은면이 있어서 중역에 살이 붙는 느낌이다. 그래서 그 결과 전체적인 음의 안정감도 느껴지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다음은 잘 어울린다 생각되는 몇몇 음반을 재생해 보면서 메모한 내용을 그대로 적어봅니다.
T-스퀘어
무대가 어마어마하게 넓어진다. 작열하는 연주의 격동에 내 기분이 멋져기기까지 하다.
무대가 넓으면서도 고음만 뻗는 것이 절대로 아니다. 저음의 발동이 타격감도 뛰어날 뿐더러 무게감도 상당하며 굵직하면서도 밀도있게 전방을 덮쳐오는 느낌에 좌우로 넓게 펼쳐진 음은 마치 나를 붙들고 회전시키려 드는 것 같다.
고음에 적당한 두께와 힘이 실려있기도 하지만, 특유의 짜릿함으로 인해 섹소폰 소리가 내가 여지껏 들어온 것중에서도 꽤나 인상적이다.
화려한 연주다. T-스퀘어와 같은 약동적인 재즈 음반에는 완벽하게 특화된 소리이다.
피아노 소리, 드럼소리, 기타 소리, 섹소폰 소리들.... 그리고 이들의 전체적으로 화려한 하모니와 리듬이 너무나 마음에 들뿐, 어느 하나 기준에 비해 뒤 떨어지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극적이고 화려할 따름이다.
너바나
그야말로 전율이며 크라이막스이며, 극적이다.
저음의 당돌하고도 거침없는 발동은 나에 대한 도전처럼 느껴진다.
기타 소리와 보컬의 허스키한 목소리의 긁힘은 공간에 전율을 만들어 낸다.
이 소리를 듣고 있자니 몸이 가만히 있질 못하겠다.
뻗침이 심하다기 보다는 음이 풍부하고 넓으면서도 뻗을만치 힘있게 뻗다보니 자극적이다기 보다는 이렇게 후련할 수가 없다.
나는 이 소리를 들으며 내 파워앰프가 미워질 정도이다.
질 떨어지는 표현이라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나이트 한켠에서 톡 쏘는 맥주를 벌컥벌컥 마신 후 무대를 보며 흥을 느끼는 느낌 그대로이다.
게이코 리
아쉬울 것 없이 살아있는 입체감과 넓은 무대감. 보컬은 상쾌하고 호소력있을만큼 극명하다.
너무 얇지 않은 것도 맘에 들며 연주와 보컬, 배경음들이 잘 분리되어 들리는 것은 당연한 것 같다.
12번 곡에서는 보컬의 입체감과 또렷함이 나로 하여금 희열을 느끼게 한다.
게이코 리 목소리 자체가 적당히 무게가 있고 두텁다보니 커너셔의 고음과는 너무나도 좋은 어울림이 되는 듯 하다.
대체로 중앙에 큰 육성의 질감이 또렷하며 연주는 스피커 주변과 양 옆에서 보조하는 느낌이 든다.
무대감을 느끼며 고음질을 즐기는데는 아주 훌륭하다.
마지막 곡의 육중한 역동성과 분출되는 힘, 그리고 좌우, 상하에서 나를 감싸오는 듯한 느낌에 숨을 죽이게 된다.
자끄 루시에의 사계(봄)
역시나 피아노 소리는 청명함.
저역은 꽤나 넓고 광활하면서도 무게감이 근사하다.
음장감 형성은 어디에도 없을만큼 넓고 안정적. 저역이 탁하지 않고 포근한 느낌과 깊은 저역의 표현까지 두루 안정적임.
피아노 건반의 타건은 재빠르면서도 티 없이 맑은 음에 총천연하게 나부끼는 듯 하면서도 명징하게 울린다.
피아노 소리와 저역의 묵직한 표현력이 상쾌하리만큼 잘 분리가 되어있어 후덮지근한 날씨에 시원한 바람과 함께 파랗고 맑은 하늘을 보는 듯한 느낌.
기존에 이미 내려진 평가 중의 두드러지는 점은 입체감이 좋은 스피커....
기존에 이 에너지 커너셔 스피커에 대한 평을 여기저기서 찾아보자면, 특이할만한 것이 입체감이 좋다는 표현을 자주 사용하고 있다.
여기서 입체감이라는 의미가 받아들여지는 사람에 따라서 많이 다르겠지만,
기존에 사용되어진 의미로는 음상이 굉장히 정확하다는 의미로 본인은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자칫 입체감이 좋다는 의미는 사람에 따라서는 풍성하고도 음이 출력이 되어서 무대감을 만드는 윤곽이 좋다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그러나 실제로 본인의 느낌으로는 무대감을 만드는 윤곽이 알록달록하게 잘 표현되는 스피커는 그다지 많지 않았다.
이런 특성은 스피커와 앰프, CDP와 같은 기기도 중요하겠지만, 스피커의 배치나 공간도 굉장히 중요한 요소이다.
이런 점들을 두루 따져볼 때, 분명 에너지 커너셔 스피커는 무대감을 만드는 알록달록한 음이 만들어 내는 윤곽이 좋다기 보다는
알록달록이 아니라, 생생하고도 굉장히 눈에 띄는 음상이 정확하다고 표현하고 싶다.
음상 정위감 측면에서....
애시당초 이 에너지 커너셔 스피커는 누가 들어도 좌우로 퍼지는 음의 느낌이 강한 스피커이다.
그런 측면에서 음이 넓게 느껴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일부 음악을 들을 경우, 어떤 음들은 매우 정확할 정도로 스피커와 스피커 중앙에
그대로 꼳혀 있는 느낌, 그리고 심벌이나 드럼소리, 그외 건반들의 소리가 스피커 양옆으로 각각 어느정도의 간격을 두고 들리는 것은
누가 들으면 우숩다고 할만큼 정확한 편이다. (클래식보다는 오히려 재즈 연주 음악(T-스퀘어, 재즈엣더팬숍) 혹은 팝쪽에서 이런 특성이 두드러짐(코어스 언플러그드))
마치면서....
직접 듣기로 너무 공격적인 성향이라는 점을 빼면 제작 컨셉을 생각했을 때 거의 모든 점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집니다.
AV적인 성향이 강하다보니 소리 자체가 HIFI적으로 보았을 때, 경질이냐 경질이 아니냐를 두고 의견이 엇갈릴 수 있지만,
분명 레가사의 스피커나 혹은 B&W 풍의 스피커를 가장 좋은 음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에게는 ''영 아니다~'' 라는 말이 나올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극단적으로 평가를 하자면, 클립쉬나 일부 JBL스피커, 보스톤과 같은 스피커들도 다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이 스피커의 특징 자체가 소리가 잘 뻗고 한층 강한 표현력을 보여줄려는 것이다 보니,
바이올린 음이나 여성보컬 중에서도 소프라노나 재즈보컬 중에서도 아주 얇은 톤의 재즈 보컬 등의 경우는 약간 맛이 달라지긴 합니다.
여성 보컬 중에서도 다소 연주가 많이 섞이고 너무 얇지 않은 음의 경우는 오히려 듣기가 좋지만, 예를 들자면, 야신타와 같은
목소리는 사람에 따라서는 다소 자극적으로 들릴 수도 있습니다.
고음의 경우는 앰프에 따라 좀 바뀔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굳이 사용기까지 작성할려는 마음은 없었지만, 실제로 국내에 수입이 된지도 꽤 된제품이지만, 최근 들어 우연히 접해보고는 잘 알려지지 않은 것보다 개인적으로 성능이 너무나도 마음에 들어서 사용기까지 작성하게 됩니다. 그리고 왠지 모르게 껄쩍지근 하기도 하지만, 화려하고 개방되고 적극적인 사운드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아주 잘 어울릴 것이라는 생각에 추천글을 적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이 에너지 커너셔 스피커에 대해서 정리를 하자면 이러하다.
- 고역의 해상력이 굉장히 뛰어나고 직진성이 좋아서 소리 성향이 매우 적극적입니다.
- 저역의 느낌은 5.5인치 유닛을 사용한 C-7의 경우 단단한 느낌에 있어서 굉장히 인상적일만큼 대단하며, C-9의 경우는 거기에 무게감이 한층 더하다고 생각됩니다.
- 위와 같은 다소 공격적일 수 있는 성향때문에 다분히 섬세하고 정갈한 스타일의 음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어울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 팝과 락음악, 재즈음악 등을 듣는데는 정말 발군의 성능을 보여줍니다.
- 다채널 AV용으로 활용함에 있어 뛰어난 성능을 발휘할 것이라 예상됩니다.
- 너무 얇은 음을 내는 앰프보다는 전체적으로 깔끔한 음을 내는 앰프라면 매칭에 큰 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
- 6.5인치 우퍼를 장착한 제품들의 경우는 다소 부밍 현상이 있을 수 있습니다.
- 순발력이 굉장히 좋습니다.
- 자석의 힘을 이용해 그릴을 장착하는 형태라 애들이 맨날 자석놀이 할수도 있습니다. ㅡㅡ;
^^
사용기 잘봤습니다. 기표님의 사용기는 언제봐도 훌륭하십니다. 특성이 굉장히 강한 스피커라 아주좋던가 아주싫던가로 나뉘어 질듯합니다. 펀치력 강하며 조금은 과장된 저역은 이스피커의 특징일것입니다. 다른 브랜드에 비해서 저역이 단단하게는 들리지 않더라구요~ ^^
주기표
칭찬 정말 감사합니다. C-7은 매장에서 제가 그냥 들어보고 C-9은 제가 10일정도 사용을 해보았습니다. 근데 C-7의 경우는 저음의 단단한 정도가 아주 뛰어납니다. 아무래도 우퍼 구경이 더 작아서 그런것 같습니다. 저음의 단단함은 C-7의 경우 동가격대 그다지 적수가 없을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그에 반해 저음이 다소 단조롭게 들릴수는 있겠지요.
이성수
사용기 너무 멋졌습니다.
저는 c-7쓰고 있는데 기표님 글을 읽고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스피커의 소리를 들었습니다.^^;
주기표
성수님 감사합니다. 너무 과찬이십니다. C-7을 사용하고 계시다니 그래도 생각보다 에너지 커너셔 이 스피커를 사용하시는 분들이 계시는군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