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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디 레퀘엠
많은 음악이 그렇듯이 각각의 곡들은 그 음악의 배경을 가지고있습니다.
특별히 레퀘엠은 카톨릭이라는 종교를 가지고 그 안에서 이루어집니다.
성당에서 복사를 하며 카톨릭사제의 가능성도 있었던 베르디는 종교적인면 보다
음악적 재능이 인정되어 어린 시절부터 그의 능력이 드러나 오페라작곡의 독보적인
존재가 됩니다. 제가 즐겨듣는 가브리엘포레의 레퀴엠과 모짤트의 레퀴엠 그리고
베르디의 레퀴엠을 보면 같은 주제를 표현하는 방법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음악적 지식이 없이 그냥 듣기를 좋아하는 나의 눈에도 그것이 식별됩니다.
오페라의 거장답게 베르디의 레퀴엠은 한편의 오페라적인 요소를 가집니다.
모잘트의 레퀴엠중 Lacrimosa는 격정의 감정이 솟아올라 한꺼번에 내려가는 절정의 감정을 느끼게 합니다. 이것이 천재적재능을 가진 그의 감정이라면 베르디의 레퀴엠은 공포와 절규 심장을 멈추는 엄숙함을 느끼게 합니다. 지금까지 1960년5월과 6월에 녹음된 Decca의 시디를 듣다가 최근에 EMI에서나온 DVD타이틀로 영상과 함께 보니 더욱 실감이 나더군요.
화질도 비교적 밝고 PCM스테레오와 DTS가 지원이 되는데 역시 현장감이
스테레오와 견줄 수 없더군요. 당연히 음장모드는 사용하지 말아야 되겟더군요. 본래의
느낌이 죽어버리고 조작된 음향이 됩니다. 센터스피커 쪽이 특별히 두드러지지는 않고
전체적으로 공간을 둘러싼 분위기를 줍니다. 표현은 할 수 없지만 테너에서 소프라노까지
4명의 가수가 부르는 부분은 1960년대 녹음된 옛날음반이 더 깊이가 있다고 해야하나요.
표현이 어렵지만 그런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현장감을 따지면 DTS의 녹음이 휠 씬 좋습니다. 여기에 소프라노로 나온 Angela Gheorghiu 여가수는 이미 EMI에서 DVD로 나와있습니다만 기존에 듣던 DECCA의 음반에서와 같은 애절함등 분위기가 덜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어디까지나 아마추어인 저의 주관적인 생각이고요.
포레나 모잘트의 레퀴엠과 달리 100명이 넘는 합창단과 대 관현악단의 소리는 압권 그 자체입니다. 대합창단의 웅장함은 결코 솔로가 할 수 없는 영역임을 그대로 보여줌니다.
1시간이 넘는 이 곡은 처음엔 다소 지루한 감을 가졌으나 포레나 모짤트의 레퀴엠을
듣고 나중에야 접하니 긴 시간을 온전히 감상에 몰두하게되더군요. 해서 처음 레퀴엠을 접하는 이들에게 저와 같은 순서를 참고로 말씀드리고 싶고요.
레퀴엠의 순서는 아시다시피 성당에서의 미사순서와 같이 진행됩니다. 그런데 성당의
미사를 보면 잘짜여진 한편의 희곡이라고도 하지요. 레퀴엠도 전례의 순서와 같이하는데
이런 부분은 한편의 오페라라고 해도 무리는 아니라는 생각이듭니다.
ART HAUS에서나온 모짤트의 레퀴엠과 비교하면 기존의 합창단원들이 많이 눈에 뛰고
당연히 같은 지휘자이지만 불과 몇 년 사이에 많이 노쇠한 얼굴이 드러나더군요.
저는 어려운 경우를 당하거나 심란한 경우 삶과 죽음을 생각하며 레퀴엠을 자주 듣는데
전곡을 듣는 경우와 시간적 제약이 있을때는 Confutatis, Lacrimosa 그리고 Offertorio
를 주로 듣습니다. 영화는 관람하지 않았지만 얼마전 상영했던 "로스트인 메모리"라는 영화에는 총격씬 중에 나오는 배경 음악이 프랑스 떼제의 공동체에서 기도에 쓰이는 Bless the Lord 라는 곡인데 이 테마가 레퀴엠과 아주 유사한 분위기를 가집니다. 표현하기가 어렵지만 레퀴엠을 들으면서 어딘가 그 모티브가 유사함을 느낍니다. 작년 봄으로 기억되는데 일본 NHK에서도 베르디의 레퀴엠이 중계가 되었는데 역시 TV보다 DVD가 녹음방식 때문에 더 생생하고 좋습니다. EMI의 Verei Requiem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DTS지원되며 화질도 만족스럽습니다. 센터스피커레벨을 최대한 올리는 것이 나을 듯.. 부실한 감상기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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