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CD를 접하는 일은 늘 즐겁고 보람 있다.
도착한 앨범을 열어, 그 속에 담긴 음악과 여러 정보들이 "내 것"이 되어가는 과정은,
청년의 열정과 진지함 그 자체로, 지금 내 나이가 몇이며 어떤 삶의 어디쯤인가는 전혀 상관이 없다.

훌륭한 뮤지션을 알게 됨은 훌륭한 책의 저자를 발견함과 다름 아니다.
그 뮤지션이 현존하는 인물이라면 그 기쁨은 더 크다.
같은 시대를 호흡한다는 실날같은 일체감만으로 CD박스 속 작은 사진을 보고 또 본다.

Gabriela Lena Frank.
유태계 아버지와 중국계 페루 어머니 사이에서 출생.(Berkely, Califonia 72년生)
편의점이나 피자 가게 안주인같은 평범한 인상의 숙녀가 작곡한
관현악曲에 완전히 몰입되었다.(2,3,4 트랙,Three American Dances)
세 곡 모두 환타지, 혹은 고도의 심리극을 연상케 하는 경이로운 긴장감이 끝까지 지배한다.

압권은 3번 트랙 Highland Harawi.(Running Time,8:49)
심포니가 아니면 표현 불가능한, 웅장하고 막힘없는 音의 제전으로
넓디 넓은 남아메리카 고원의 모습이 눈 앞에 펼쳐지는 듯 하다.
오디오的인 쾌감은 따로 말하지 않겠다.
이렇게 엄청난 음악을 만든 사람이 채 마흔살도 되지 않은 여자라는 사실이 아무래도 믿기지 않는다.
페루 출신 부모에게서 유전된 남미의 정서와 이 대단한 숙녀의 천재성이
21세기 심포니를 창조한 것이려니,이번에도 짐작만 한다.

번스타인의 West Side Story,미국 현대 음악의 깃발처럼 느껴진다.
Classic,Jazz,Mambo,Tutti,,Swing,.....혼돈 뒤의 평화까지, 많은 것이 얽혀 있는 나라.....
라흐마니노프는.....
적어도 이 앨범에서는 현대가 고전보다 훌륭하다는 한마디로 비껴 가고 싶다.
굳이 아쉬움이라면 앨범 제목, Symphonic Dance는 공감하기 어렵다.
이런 음악에 어떻게 춤을 추란 말인가.....

탐 크루즈처럼 잘 생긴 외모의 Keith Lackhart(지휘)와 Utah Symphony .
다소 거칠고 팽팽한, 비교적 건조하게 들리는 연주.
일전의, Kansas City Orchestra와는 음색, Hall Tone, 많은 것이 다르다.
같은 曲을 서로 바꿔서 연주한다면 어떤 감동일까.....
그러한 차이를 분명하게 잡아내는 Reference Recordings,
社名 그대로 우리 시대 레코드 음악의 기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