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음원을 SACD로 복원하여 중간 중간 약간의 노이즈가 있기는 하지만 워낙 연주가 좋아 약간의 약점을 다 만회하고도 남는 음반이다. 이 음반에는 드보르작, 스메타나, 바인베르거라는 3인의 체코 출신 작곡가들의 곡이 담겨있는데, 이를 통하여 조국에 대한 사랑이 담겨있는 음악을 감상할 수 있게 한다.

드보르작 - 교향곡9번 신세계로부터

드보르작은 작곡가로서의 명성을 얻은 후 1892년에 미국에 초빙되어 뉴욕 국민 음악원장에 취임하여 1895년까지 재직하였는데, 그 시기에 신세계 교향곡을 작곡하였다. 그래서 신세계 교향곡에는 당시 급속히 발전하는 신대륙 아메리카에 대한 동경과 상대적으로 뒤떨어진 그의 조국(체코)에 대한 연민과 그리움이 담겨있으며 장차 그의 민족 보헤미아(체코)의 躍進에 대한 기원이 담겨있다. 그러니까 신세계 교향곡에는 보헤미아와 미국의 정서가 융합되어있는 셈이다.

느낌은 전체적으로 웅장하면서도 조국에 대한 희망과 연민이 섞인 느낌이다. 특히 2악장 라르고에서는 그가 어린시절 뛰어놀았던 고국산천의 아름다움과 조국에 대한 그리움을 느끼며 4악장 알레그로 콘 푸오코에서는 조국의 부흥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느낄 수 있다. 연주는 기존에 가지고 있는 CD와는 비교할 수 없는 강력한 느낌을 주는 오케스트레이션이다. 특히 2악장 라르고와 4악장 알레그로 콘 푸오코는 가장 잘 알려져 있는 곡이지만 프리츠 라이너가 지휘하는 시카고 심포니는 더욱 감미롭고 더욱 약동적인 맛을 주는 것 같다.

드보르작 - 카니발 서곡

카니발은 주로 가톨릭 국가에서 행하였던 비기독교적인 축제행사인데, 드보르작의 카니발 역시 곡의 제목에 걸맞게 전반적으로 즐겁고 소란스러운 축제광경을 연상하게 하는 곡이다. 그런데 중간부분에는 카니발 분위기에 걸맞지 않게 소란이 그치고 약간은 애잔한 느낌의 잔잔한 음악이 전개되다가 다시 카니발 분위기로 끝을 맺는다. 카니발의 들뜬 느낌과 애잔한 느낌 모두가 체코의 정서를 표현한 것일까라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스메타나 - 팔려간 신부 서곡

스메타나의 오페라 “팔려간 신부”의 서곡은 부드러운 관현악과 오케스트라 총주가 뿜어내는 다이내믹이 잘 조화되는 곡이다. 종국에는 부드러운 관현악이 감미롭게 휘감으며 끝난다. 역시 드보르작과 스메타나는 같은 나라 국민이고 같은 민족이라는 것을 느끼게 하는 곡이다.

바인베르거 - 슈반다: 폴카와 푸가

처음 듣는 곡이지만 전반적으로 드보르작과 스메타나와 같은 체코풍임을 느낄 수 있는 음악이다. 전반적으로 밝고 가벼운 전개가 즐거운 마음을 만들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