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알레스 뮤직에서 나오는 음반이고, 저렴한 가격에, 놀라운 음질에, 자세한 속지, 거기다가 더더욱 놀라운 것은 정가 18,000원의 도서(같은 제목, 바람의 노래 혁명의 노래)를 덤으로 끼워준다는 사실입니다. 이 책은 안데스 샘플러 1집 속지에 칼럼니스트로 글을 쓴 우석균 씨의 책인데, 1집 샘플러 내용은 이 책에서 발췌된 것으로 보입니다. 책은 고급스런 내지에 화려한 컬러로 사진들이 풍부하게 포함되어 있습니다. 안데스 음악은 물론이고 다양한 악기와, 역사 그리고 혁명가 체게바라의 소개까지 곁들여 안데스의 모든 것을 보여줍니다.

음반에는 우리가 잘 아는 엘칸도 파사(콘도르는 날아가고)가 멋진 안데스 하프(일반 하프가 아닌 안데스 하프다)로 연주되는데 기가 막히도록 아름답습니다(이 곡은 노래는 없고 연주만 나옵니다). 사실 파인에서 관련 음반으로 '인디오의 길'을 사려고 눈독을 들이던 중, 유사한 음반이 책과 함께 판매 중이어서 중고 음반을 구매하면서 다른 사이트에서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간곡히 바라건대 파인에서 이 음반도 들여온다면 안데스 음악을 들으려는 많은 분들이 사지 않을까? 장담할 수는 없지만, 그렇게 생각해봅니다.)

안데스의 인디언 음악들은 악기부터 처연합니다. 그러나 그 처연함은 삶을 포기하거나 체념하는 노래가 아닙니다. 다시 일어서는 노래이며, 결코 좌절하지 않는 노래입니다. 그래서 그들의 노래는 슬프지만 혁명적입니다. 그래서 바람의 노래입니다. 흘러가지만 결코 흩어지지 않는 억센 바람입니다.

이미 보유한 안데스 음반 1집에 들어있는 곡이 네 곡이나 있었습니다. 그래서 고민을 했었는데 여러 가지로 계산해보아도 분명히 내게 즐거움을 주는 선택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흥겹지만 슬픈 탱고곡들이 있고(피아졸라의 곡도 있다.) 사랑과 자유, 우리 승리하리라, 영원하라 체게바라여, 따위의 혁명적인 노래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랑과 자유는 정말 좋습니다. 노래도 좋고 중간에 깔아주는 독특한 악기의 소리도 좋습니다. 안데스 음악의 시작과 끝이 담겨있는 최고작이라는 설명이 붙어 있습니다.
'우리 승리하리라'는 아주 경쾌합니다. 우리나라 독립군들이 항일운동을 하며 부르던 노래보다는 훨씬 밝습니다. 그리고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느낌도 듭니다.

단종된 안데스 음반을 기다리기보다는 새로 출시된 이 놀라운 음반을 구매하는 게 우리들의 정신건강에 훨씬 더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아직 파인에는 없습니다.)

* 파인에 먼저 구해달라고 요청하지 않고 다른 곳에서 구매하여 미안한 마음입니다. 좋은 음반이오니 얼른 구비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