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이 슈운지 감독의 영화를 처음 볼 때가 아마 97년도인 거 같다. 일본 문화가 개방하기 전 그 시절 대학 근처 까페에서 틀어주는 일본 영화와 수입되지 않은 문제작들을 보러 매일 갔었다. 시원한 병맥주를 마시면서 영화를 보는 기분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여하튼 어느 날 상영시간을 보지 않고 갔다가 러브레터라는 영화를 우연히 보게 되었다. 보통 사람이 잘 찾지 않는 까페에 그날은 포항에서 온(여긴 대구) 사람도 있고 울산등 타지방에서 온 사람 이 많았다. 속으로는 무슨 영화기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보러왔을까? 라는 생각에 적지 않은 기대감도 있었다.

큰 기대를 하고 까페의 불이 꺼지고 영화가 시작되었는데 화질이 개판이었다. 영화 시작후 30분 정도 시청하는데 주인공인 '나카야마 미호'가 1인 2역인지도 몰랐을 정도니깐 화질에 대해선 말할 가치도 없다. 그러나 중학교 이야기가 나올 때부터는 그나마 괜찮은 화질을 보 여줘서리 느낌이 좀 살아났다. 그러다가 자전거 페달을 돌리면서 답안지 비교하는 장면에서 이 영화에 반해버린 기억이 난다.

그렇게 이 감독을 알게되었고 뒤이어 본 작품은 바로 [스왈로우테일 버터플라이]. 모 대학 축제때 보았는데 눈 한번 깜짝안하고 볼만큼 매력적인 영상을 보이는데 줄거리 또한 삐리한 게 사람을 이렇게 몰입하게 하는 영화는 처음인 거 같다. 비록 [러브레터]와는 전혀 다른 영 화였지만 주인공들의 이름까지 외울 정도로 빠진 기억이 난다. 그때부터 '이와이 슈운지' 감 독에 빠지게 되었고, 뒤이어 본 영화는 언두, 불꽃놀이! 아래에서 볼까? 옆에서 볼까?, 피크 닉, 후라이드 드라곤 피쉬. 그때부터 우표 수집 다음으로 콜렉터 기질을 발휘 비디오를 모으 기 시작하였다. 그러던 중에 대구 시네마떼끄에서 '이와이 슈운지' 영화를 6편인가 한꺼번에 아침 9시부터 밤 10시까지 상영하는 때가 있었다. 정말 그때의 영화 열정은 아직까지 기억 에 남는다.

빵 먹으면서 영화 보던 시절. 후훗. 그의 세계에서 계속 허우적거리다가 그의 신작인 [4월 이야기]가 나온다는 소식에 내심 기뻐했던 기억이 난다. 더욱 기쁜 건 바로 '이와이 슈운지' 가 국내에 온다는 소식에 뿅 가버렸다는. 결국 예매 당일 부산 은행 앞에 1등으로 가서 예 매했다. 손을 떨면서 표를 받았을 때 정말 기뻤다. 이와이 슈운지와 그의 신작을 본다는 생 각에 며칠 밤을 제대로 못 잤던 정말 내가 생각해도 순수했던 그 시절 ^^; 기다리던 영화제 가 드디어 시작되었고 부산에 갔다. 솔직히 영화보다 감독과의 대화가 더 기다려졌는데 역 시 재미가 있었다. 슈운지 감독은 한국에 이렇게 많은 팬들이 있는지 몰랐다면서 입을 다물 지 못했다. 그러다가 감독은 관객들에게 '한국은 아직 일본 영화가 개봉 안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내 영화를 봤냐?'라는 질문을 하였다. 그러자 관객 중 한 명이 비디오 복사 떠서 보았다 그러니깐 감독 놀래면서 '여러분은 전부 불법 팬들이야~'라고 한 말이 기억난 다. 정말 내 생애 가장 즐거운 시간이었다.

그리고, 얼마 뒤에 군대를 가고 군복무 중에 러브레터가 정식으로 국내에 개봉하였다. 그때 외박 나가서 혼자 눈물을 흘리며 본 생각을 하면 참 부끄럽다. -_-;; 군 제대 후 dvd라는 매체에 관심을 보였는데 지금 생각하면 내가 왜 dvd를 알았을까하는 후회도 든다. 그러나 그 동안 모은 타이틀을 보면 뿌듯하다. 열심히 아르바이트해서 좋아하는 영화를 산 거니깐 말이다. 이와이 슈운지 감독 작품 경우 code 2 지역이라서 워낙 비쌌는데 그래도 좋아하는 감독이라서 하나하나 조금씩 모았다. 제일 처음 구입한 게 러브레터. 아마존.jp 사이트를 이 용해서 구입했는데 이쁜 하얀 겉 케이스가 없이 배송이 되어서 다소 실망했다. 그래도 기뻤 다. dvd로 보는 러브레터 참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 다음 구입한 게 [4월 이야기]와 [스왈로우테일 버터플라이]인데 동호회 회원 님이 일본 가는 길에 부탁해서 산 타이틀이다. [4월 이야기] 같은 경우 절판되기 일보직전인 타이틀이 라서 구하기가 힘들었었는데 운 좋게도 구해오셔서 정말 기뻤다. DVD를 받자마자 [스왈로 우테일]을 감상했는데 정말 DVD가 좋긴 좋구나 라는 걸 새삼 느꼈다. 비록 최근에 나오는 레퍼런스 타이틀에 비해 화질이나 음질이 떨어지지만 정말 예술이었다. DVD로 보니 예전에 눈치 못 챈 장면들이 속속 나왔다. 주인공의 머리가 녹색인 거랑 오프닝 시작할 때 여 주인 공이 풀숲에 누워있는 장면등.

뒤이어 아는 친구의 친구가 일본에 있다는 정보를 입수. 바로 알바를 시작해서 8만원 벌어 서 그 돈으로 [언두],[후라이드 드라곤 휘시]를 구매. 그리고, [불꽃놀이],[고스트 스프]는 중 고장터에서 구매하였고 마지막으로 [릴리 슈슈의 모든 것]은 친구가 일본 간다기에 부탁해 서 구매하였다. 한가지 못 가진 타이틀이 있는데 바로 [불꽃놀이 제작과정 DVD]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인데 뭐 구해도 이 타이틀 같은 경우 자막이 없어서리 별로..그렇게 -_-;; 작 년에는 7명의 감독이 옴니버스 형식으로 단편 영화를 만들었는데 [잼 필름즈]라는 제목으로 부산영화제에 상영되었다. 최근에 일본에서 박스 판과 일반 판으로 발매가 되었는데 박스 판은 절판되었고 일반 판이 4800엔에 팔리고있다.

dvd 소개

고스트 스프. 이 작품은 1992년 후지 tv에 방영된 작품이다. [러브레터]에서 '후지이 이쯔끼'의 친구 '사나에' 역을 맡은 '스즈키 란란'이 주연으로 출연하였다. '스즈키 란란'이 천사로 등장하는 이 작품의 대략적인 줄거리는 한 대학생이 아파트에 이사를 오는데 천사(주인공은 귀신으로 오해)가 유령들에게 스프를 나눠주는 내용인데 스프의 향을 맡고나서 어렸을적 기억을 되살린다는 따뜻한 드라마이다. 이 작품에서 주목할만한건 음악인데 마지막에 흐르는 'CLOSE TO YOU'는 귓가에 아른거린다. 특이하게 이 작품은 1997년에 비디오로 재편집되어서 나왔고 dvd는 99년 6월 17일에 [후라이드 드라곤 피쉬]와 동시에 발매가 되었다. DVD는 감독판으로 출시가 되었고 dvd 메뉴 디자인은 [후라이드 드라곤 피쉬], [불꽃놀이 아래에서 볼까? 옆에서 볼까?]와 비슷하게 구성이 되어있다. 화면비는 4:3이고 오디오는 DD 2.0을 지원한다. 이 타이틀의 특징은 챕터 메뉴에 배우 코멘트리가 들어있다는 것이다. 챕터 메뉴를 선택하면 '스즈키 란란(아마 맞을듯 ^^;;)'이 챕터 화면을 보면서 코멘트리를 한다. 비록 일어로 떠들어서 잘 모르지만 특이한 타이틀중에 하나인거 같다. 화질 및 음질은 비교적 깔끔한 정도이다.

후라이드 드라곤 피쉬. 이 작품 역시 후지 TV에 방영된 작품이다. TV 드라마로 방영된 작품이지만 5분 추가해서 극장에서 상영된 작품이기도 하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다소 유명한 배우인 '아사노 타다노부'이다. '아사노 타다노부'의 젊은 모습을 볼수가 있어 산뜻한 느낌이 든다. 작품 줄거리는 삼류 탐정과 정보 탐색 전문가가 1000만엔짜리 드라곤 피쉬의 행방을 쫓는다는 이야기이다. 이 작품을 보면 슈운지 감독만의 영상미가 여기서부터 시작되었다라고 할정도로 아주 멋진 영상미를 보여준다. DVD 메뉴 디자인은 위에 말했다시피 동일하고 화면비는 4:3, 오디오는 PCM트랙을 지원한다. 화질은 [고스트 스프]랑 비슷한 수준이고 음질 역시 비슷하다. 화질 같은 경우 조금만 더 좋았더라면 아주 멋진 영상미를 더욱 더 느낄수가 있었을텐데..좀 아쉽다.

불꽃놀이 아래에서 볼까? 옆에서 볼까? 개인적으로 슈운지 감독 작품중에서 두번째로 좋아하는 작품인데 위에 두 작품처럼 후지 TV에 방영되었다. 일본의 인기 TV 시리즈인 [세상에서 가장 기묘한 이야기]에 방영된 작품이다. 예전에 MBC에서 한 인생극장처럼 만약 이 순간에 내가 이 선택을 하였으면? 안하였으면?으로 나뉘어지는 그런 작품인데 정말 재미가 있다. DVD는 TV 버전, LD 버전에 이어 3번째 버전으로 출시가 되어있다. 화면비는 4:3, 오디오는 PCM 트랙. 화질은 다소 좀 어둡다는 느낌이 든다. 사운드 역시 그냥 평범한 수준이지만 REMEDIOS의 감미로운 음악 때문인지 아주 좋게 들린다. 그리고, 수영장 씬에서 나오는 forever friend 음악은 정말 잊을수가 없을정도로 좋다! 지금까지 3편을 소개했는데 아쉬운건 서플이 없다는 것! 그러나, 불꽃놀이 이 작품 같은 경우는 [소년들은 불꽃놀이를 옆에서 보고 싶었다]라는 서플 디스크가 발매가 되었는데 지금은 구하기가 어렵다.

언두. 이 작품은 개인적으로 슈운지 감독 영화중에서 가장 난해했던 작품이다. 러브레터의 '도요카와 에츠시'가 주연을 맡았는데 한번 보고는 선뜻 손이 잘 안가는 그런 영화이다. 내용상으로는 다소 이해가 가지않는 부분도 많았지만 그래도 좋았던건 멋진 장면들이 몇몇 눈에 띈다는 것. 바로 위에 캡쳐한 도로위 언덕에서 키스를 하는 장면인데 정말 기억에 많이 남는 장면중의 하나이다. DVD는 2000년 11월 15일에 [피크닉], [스왈로우테일 버터플라이]와 함께 동시에 출시가 되었다. 오디오는 역시 PCM 트랙이고 화면비는 [피크닉], [스왈로우테일]이랑 동일하게 1.85:1 아나모픽을 지원한다. 화질 같은 경우 슈운지 작품 DVD 중에서 가장 안좋다는 느낌이 드는 타이틀인데 밝은 장면에서는 그나마 괜찮은데 어두운 장면에서는 정말 좀 아쉽다. 서플로는 Behind the scenes of 'undo'와 tv spot, 예고편등이 수록되어있다. 이 작품의 팬이라면 Behind the scenes of 'undo'은 절대 놓치면 안될꺼 같다.

러브레터. 국내 관객들에게 이와이 슈운지라는 이름을 알린 아주 유명한 작품 러브레터. 국내에 개봉해서 괜찮은 흥행 성적을 기록하였고 아직까지 많은 이들이 이야기하는 작품중에 하나이다. REMEDIOS의 따뜻한 음악과 함께 어우러진 일본의 겨울 풍경을 담은 작품. '오겡끼 데쓰까~? 와타시와 겡끼데쓰~'라는 유행어도 남긴 슈운지 감독의 국내 대표작! DVD는 일본판과 동일하게 국내에 출시가 되었다. OST 포함 한정판으로 국내에 나왔지만 일본판의 겉케이스를 보면 다소 퀄리티가 떨어진다는 느낌이 든다. 화면비는 2.35:1 아나모픽을 지원하고 오디오는 DD 2.0을 지원한다. 이 타이틀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스토리보드이다.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 스토리보드로 볼수있는 기능을 가지고 있어서 참 좋다!

피크닉. [후라이드 드라곤 피쉬]와 동시 개봉한 이 작품은 배우들의 멋진 연기와 REMEDIOS의 음악이 어울리는 아주 멋진 작품이다. 한때 이 작품의 음악에 심취해서 테이프가 늘어질 정도로 들은 기억이 난다.아마 '아사노 타다노부'가 두 작품에 같이 출연해서 동시 개봉한거 같은데 잘한거 같다. ^^ 여 주인공인 '차라'는 이 작품을 찍고 난 다음 '아사노 타다노부'와 결혼까지했다. UNDO와 피크닉의 DVD 케이스를 보면 꽤 이쁜데 우선 UNDO는 빨간색으로 되어있고 피크닉은 파란색으로 되어있다. 디자인이 참 산뜻하다. 이 타이틀의 서플을 보면 눈에 띄는게 또 하나 있는데 바로 촬영 장소를 가르켜 주는 지도가 수록이 되어있다. 그리고, 예고편과 배우 감독 소개가 있다.

스왈로우테일 버터플라이. 슈운지 감독 작품중에 가장 좋아하는 영화! [피크닉]에 이어 '차라'가 다시 출연을 하였고 기타 여러 배우들의 개성이 강하게 살아있는 작품! 한때 각 캐릭터들의 이름을 통신 ID로 쓸만큼 멋진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필자같은 경우는 이 영화의 처음 시작하는 멘트부분을 옛날에 삐삐 멘트로 녹음까지 할정도로 애착이 강했다. 자세한건 스왈로우테일 리뷰 참조 아..이 타이틀 같은 경우 한정판과 일반판으로 나왔는데 최근에 특별 한정판으로 2500엔에 구입할수가 있다.

4월 이야기. 4회 부산 영화제때 관객들의 열광적인 호응을 얻었던 작품인데 왜 그랬을까 생각해보니 극장에서 처음 상영된 슈운지 감독의 작품이라서 그런거 같다. 감독도 온다고 해서 그런지 표가 4회 영화제때 제일 먼저 매진된거 같다. 비록 짧지만 사랑은 기적이다라는 다소 유치한 소재를 쓰고있지만 그런데로 깔끔한 작품이다. DVD는 슈운지 작품중에 유일하게 DTS 트랙을 지원한다. 국내에도 이 타이틀이 출시가 되어있는데 일본판에 들어있는 서플 하나가 빠져서 좀 아쉽다. 이 타이틀의 가장 멋진건 바로 사운드. 챕터 몇인지는 기억이 안 나지만 결말 부분즘에 비 내리는 소리는 정말 아름답다! PS: 절판된줄 알았던 코드 2 [4월 이야기]가 지금 아마존에 재고가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소개할 작품은 릴리 슈슈의 모든 것이다. 2년전 부산 영화제때 상영되었었던 이 작품은 일본의 사회 현상들을 꽤 잘 찝어서 폭로하는 그런 영화인거 같다. 비교적 영화는 암울함으로 치장하고 있지만 전작과 마찬가지로 감독의 연출력과 영상미는 정말 박수를 쳐주고도 남을 정도로 멋지다. 입이 벌어질만큼 아름다운 장면들이 시종일관 끊이지 않고 배우들의 연기 또한 정말 쿨~하다. 자세한 리뷰는 릴리 슈슈의 모든 것 리뷰

아! 간단하게나마 한번 소개하고 싶어서 이렇게 한번 해보았습니다. ^^;; 그냥 재미있게 보시면 좋겠네요. 다소 제가 착각하는 것도 있을꺼같은데 지적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DVD 생활하면서 제가 제일 아끼는 타이틀들을 한번 소개해보았습니다. ^^ 이와이 슈운지 만세입니다~ ^^; 빨리 그의 신작을 보고싶네요! 위에 말한 그의 신작인 [잼 필름]에서 단편 제목은 [아리타]입니다. 주연 배우는 '히로스에 료코'구요. ^^ 아참..그리고 아마존 제팬에 들어가보니 이와이 슈운지 작품이 또 하나 있더군요. 축구 영상물인지 확실히 모르겠지만 그가 감독을 맡은거 같습니다. 일어를 잘 몰라서 그러는데 여기 들어가서 한번 해석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그럼 감상기 마치겠습니다! 오타가 많아도 이해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