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톨 P200 포노 이퀄라이저 (전면)
프랑스의 브헤세(Brécey)라는 도시에 있는 Atoll Electronique 회사는 1997년에 스테판 에마누엘 두브륄 형제가 설립했다. 처음에는 주로 유럽 시장에만 제품을 공급하다가 이제는 미국과 일본을 포함하여 전 세계로 시장을 확대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제품 또한 이 포노 이퀄라이저를 포함하여, 하이파이 오디오에 속하는 기기는 거의 골고루 구색을 갖추고 출시하고 있다.
초보 애호가들을 위하여 잠시 설명을 덧붙이면, 포노 이퀄라이저는 포노 스테이지 또는 포노 앰프라고도 불리는데, 한마디로 오디오 카트리지가 음반의 그루브를 긁으며 지나가면서 만들어내는 수 mV에서 수십 mV 정도의 미세한 오디오 신호를 프리 앰프나 인티앰프의 보조(Aux) 입력 수준인 수 볼트 선까지 증폭시키는 장치이다. 그리고 음반에 수록되어 있는 신호가 선형적이 아니기 때문에 특성을 보정해 주는 것도 이 기기가 맡은 역할이다. 어쨌든 포노 이퀄라이저는 오디오 신호 경로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어느 컴포넌트 못지않게 최종적으로 만들어지는 음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
제조사가 자랑하는 제품의 특징을 간단히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토로이달 변압기를 포함하여 캐패시터와 저항 하나하나에 이르기 까지 고급 부품 사용, 디스크리트 방식의 완전 동축 구성 스테이지, 더블 모노 구성, 낮은 피드백, 최단 거리 신호 경로 설계와 스타 그라운드에 의한 저잡음과 다이내믹 특성 향상 등등. 전원부와 정류부는 본체에서 뚝 떨어져 전원 플러그 부분에 함께 제작되어 있기 때문에 민감한 증폭 회로에 대한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되어 있다. 또 다른 특징은 한 대의 기계로 무빙 마그넷(moving magnet: MM) 및 저출력과 고출력의 무빙 코일(moving coil: MC) 카트리지를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는 점이다. 세 가지 종류의 카트리지 선택은 기계 후면에 있는 스위치의 설정에 의해 결정된다.
아톨의 제품에는 통일된 제품 이미지라고나 할까, 같은 회사에서 나온 제품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해 주는, 재질, 색상, 표면 처리 등에서의 특징이 존재한다. 독일 BMW 사의 제품은 앞이나 뒤나 측면만을 얼핏 보더라도 쉽게 인식이 가능한 것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 위에 예술과 디자인의 나라인 프랑스 물건이 아닌가? 외관이 깔끔하고 매력적이다. 실제로 포노 이퀄라이저라는 것은 성격상 전면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보다는 다른 기계들의 뒤에 가려져서 잘 보이지 않는 상태로 사용된다는 점이 안타까울 지경이다.
각설하고, 시청에 들어가기로 한다. 시청에 사용한 기기는 토렌스 TD 320 MKIII 턴테이블, Shure M92XE 무빙 마그넷 카트리지, McIntosh C36 프리와 MC7150메인 앰프, JBL Studio Monitor 4331B 스피커였다. 시청 방식은 다른 조건은 모두 동일하게 고정시키고 포노 이퀄라이저(Eq)만 바꿔가면서 같은 LP 음반을 번갈아 가면서 들어보고 비교해 보기로 하였다. Eq (1)은 Atoll P200, Eq (2)는 맥 프리앰프 자체에 내장된 이퀄라이저, 그리고 Eq (3)은 Eq (1)과 여러 가지로 비교될 수 있는 영국의 “C” 회사 제품이었다. 말은 쉽지만, 실제로 이들 세 가지 포노 이퀄라이저 경로를 한 곡 들을 때마다 계속해서 바꾸는 작업은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다. 전원과 입력 케이블과 출력 케이블의 세 종류를 연결해야 되는데, 모두 길이의 제약이 있고, 오디오 시스템 뒤쪽에서 어두운 곳을 들여다보면서 하는 케이블 연결과 분리 작업은 차라리 고역이었다.
아톨 P200 포노 이퀄라이저 (후면)
시청용 음반을 여러 장 준비했다가 불편한 작업 때문에 최종적으로 다음 석 장으로 압축시켰다. 모차르트의 교향곡 제40번(체코 필하모닉/볼프강 자발리슈, 지휘/Intercord), 체사레 시에피의 오페라 아리아 앨범(Decca), 그리고 베르너 하스가 연주하는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제2번(프랑크푸르트 라디오 심포니/헤르베르트 멩게스, 지휘/Philips). 모두 1970-80년대의 국산 라이선스 음반인데, 상태는 나쁘지 않았지만, 원반의 제작 연도 같은 것은 표시되어 있지 않다.
Eq (1) 즉 Atoll P200의 소리는 나머지 두 가지와 비교할 때 밝고, 맑고, 탄력성이 있다는 것이 구별되었다. 소리에 속도감이 있다고 할까? 올이 굵고 다소 무게가 느껴지는 맥 앰프 내장 이퀄라이저와는 분명히 다른 소리이지만, Atoll P200은 청아하고 분명하면서도 단정한 사운드를 전해 주었다. 모차르트의 교향곡 제40번 첫째 악장의 도입부와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의 첫째 악장 도입부에서 특히 좋은 인상을 받았다. 시에피가 노래하는 “피가로의 결혼” 중의 아리아 Non Più Andrai에서 바리톤도 좋았다. 특히 Eq (3), 즉 비슷한 가격대의 영국의 “C” 사의 포노 이퀄라이저와 비교해 보았을 때는, 당시 시청실에 모여 있던 몇몇 사람들은 모두 만장일치로 P200의 손을 들어 주었다. 소리가 더 예쁘고 깨끗하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아톨 P200의 경우에 가격에 대비한 성능과 외관, 즉 가성비는 대단히 우수하다고 필자는 판단한다. 특히 어떠한 MM과 MC 카트리지라도 연결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점은 이 제품의 큰 장점이 아닐 수 없다.
마지막으로 기계의 성능을 제대로 확인하려면 MC 카트리지도 시청해 보았어야 했는데, 적당한 MC 카트리지를 구할 수 없어서 실행에 옮기지 못한 점이 아쉽다. 그럴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다시 한 번에 시청에 도전하고 싶은 기기이다.
제품사양
- 구분 : 포노앰프
- 카트리지 방식 : MM / MC
- 입력 임피던스 : 47 k ou 100k*
- 입력 캐패시티 : 100pF ou rien*
- Gain : MM 40dB
- Gain : MC High 46dB
- Gain : MC Low 52dB
- THD : 0.05 %
- 전원 : 9.6 VA
- 판매가격: 420,000원
출처: www.sonit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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