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꽤 오랜 기간동안 저희들과 인연을 맺고 계시면서 다방면으로 많은 도움을 주고 계시는 고객님 댁의 설치기입니다. 반포의 아파트에 거주하시는데, 아시다시피 아파트라는 한정 된 공간은 언제나 효율성이 우선시 되는 공간이라 오디오 시스템이나 AV 시스템 설치에 많은 제약이 따르게 됩니다. 4평이라는 한정된 공간에, 밤 늦은 시간에 듣는 시간이 많으시기에, 옆/위/아랫집에 피해가 가지 않을 정도의 적당한 볼륨으로 감상을 해도 납득할 만한 소리를 얻어야 하고, 공간을 적게 차지해야 하는, 얼핏 쉽게 느낄 수 있지만 결코 쉽지 않은 조합을 원하셨습니다.

우선 스피커는 고객님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계셨던 B&W의 CM1 북쉘프 스피커로 결정을 하셨습니다. B&W CM1 북쉘프 스피커는 동사의 하이엔드 모델인 805S 의 미니어쳐격인 제품으로 800 시리즈의 독특한 타원형 인클로우저를 제외하고는 동일한 트위터와 우퍼유닛, 네트워크를 채택하였고, 소리의 성향도 딱 그 느낌 그대로를 들려 주는, 가격대비 뛰어난 성능의 제품입니다. 동사의 홈페이지에서도 CM1 북쉘프 스피커를 디자인 할 때부터 합리적인 가격에 800 시리즈의 느낌을 전해 받을 수 있도록 초첨을 맞춰 설계 했다고 합니다.

우선 소리의 성향은 상당히 정직한 느낌이 다분합니다. 특정 장르에 딱 들어 맞거나, 혹은 모나지 않으면서도 들려 줘야 하는 소리는 빼 먹지 않고 모두 들려줍니다. 전형적인 800 시리즈의 느낌 그대로입니다. 초소형 북쉘프 스피커로서는 이례적으로 풍부한 정보량과 적당한 양감을 지닌 저역의 재생능력이 일품입니다. 초소형이지만 공간 장악력이 좋아 꽉 찬 느낌이 전해집니다. 다만 음압 레벨이 낮아 다소 구동에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기우에 불과하더군요. 역시 높은 완성도로 잘 만들어진 스피커가 이쁜 소리를 들려주나 봅니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이런 뛰어난 성능을 원하시는 분들에게는 잘 맞는 스피커임에 분명합니다.

소스기기는 새롭게 마란츠의 SA-15S1 SACDP로 결정을 하셨습니다. 풍부한 정보량과 세련된 사운드, 섬세함, 뛰어난 해상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입니다. 여기에 “Proven Improvement” 라는 광고 카피처럼 정확한 신호 전송이 특징인 아날리시스-플러스사의 스피커케이블과 독일 이글케이블사의 인터커넥터 케이블이 사용되었습니다. 아, 여기서 한가지 짚고 넘어 가야 할 부분은 북셀프 스피커의 받침으로 사용된 바이브라포드입니다. 널리 알려진 제품이라 부연 설명은 드리지 않겠지만, 장식장 위에 설치시, 필연적으로 동반되는 진동과 공진을 효과적으로 제어해줘, 설치하였을 때와 하지 않았을 때의 차이가 분명히 나네요.

CM1 북쉘프 스피커와 매칭된 앰프는 KR Audio사의 Model 150 프리앰프와 A50 스테레오 파워앰프 입니다. 여기에서 주목할 부분은 바로 KR Audio사의 제품군입니다. KR Audio사는 진공관 앰프로 유명한 회사입니다. 자사에서 직접 진공관을 제조하면서 초대형 3극출력관을 채용한 Kronzilla SD (<==자세히 보려면 클릭해 주세요..) 등의 앰프까지 설계, 생산하는 유일한 회사입니다. 앰프 설계에 맞는 디자인의 진공관까지 직접 만들기 때문에 동사의 진공관 앰프는 매우 뛰어난 완성도와 수준급의 사운드로도 잘 알려져 있구요.

그런데 KR Audio사의 Model 150 프리앰프와 A50 스테레오 파워앰프는 진공관앰프가 아닌 자사의 최초 솔리드 스테이트 제품입니다. 하지만, 이 솔리드 스테이트 앰프의 출력석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MOS FET 소자가 아닌 IC 소자입니다. 다소 의외인데요, 희한하게 특성이 진공관의 그것과 매우 유사합니다. 소리의 성향이 매우 따사로우면서도 솔리드 스테이트 앰프의 장점은 그대로 지니고 있어서 아름답고 유려한 사운드와 더불어 뛰어나고 안정적인 재생력이 특징입니다. 다만 모양이 투박하고, 전체적인 완성도가 일류급 앰프사의 제품에 비해 약간 뒤쳐지는 부분이 아쉬운 점입니다. 디자인적으로 조금만 더 가다듬는 다면 뛰어난 사운드 특성과 더불어 최강이 될 텐데 라는, 그런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하네요.고객님은 이런 앰프의 특징과 장점에 반하셔서 단 한번에 결정을 내리셨습니다. 이미 많은 오디오 시스템을 섭렵하셨었고, 누구보다 많은 열정을 지니신 분이 단 한번의 청음으로 결정을 하셨다니 추천을 드렸던 저희로서도 매우 놀라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