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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량급에 도전하는 초경량급 스피커 Penaudio Cenya
 번호 : 597 | ID : FineAV | 글쓴이 : FineAV | 조회 : 6456 | 추천 : 106 | 작성일 : 2015-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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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오디오 - 센야 (전경)


핀란드의 스피커 제조사인 펜오디오에서 출시한 센야 스피커를 만나 보았다. 작은 고추가 맵다고 하던가? 첫 인상부터 범상치 않았다. 크기는 165 x 276 x 460밀리미터, 그리고 중량은 7.5킬로에 불과하다. 하이엔드 클래스의 하이파이 오디오 스피커 치고는 초경량급이다. 체급을 따지는 스포츠에 비유하자면 핀급이나 미니멈급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을까. 게다가 이 제품의 고향은 핀란드. 물론 핀란드라면 북유럽의 대표적인 환경 친화적 복지국가 중 하나고, 한때 세계를 호령하던 노키아 휴대전화의 고향이기는 하지만, 이 지역에서 널리 알려진 오디오 회사가 별로 없기 때문에 그랬는지는 몰라도, 첫 인상은 다소 생소한 느낌도 없지 않았다.

인터넷에서 펜오디오라는 회사를 검색해 보았다. “Auditional Wellbeing”이라는 (직역하자면 “청각적 웰빙” 정도)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우는 이 회사는 핀란드의 이위베스퀼레(Jyväskylä)라는 곳에 본거지를 두고 현재 홈페이지에 14 종류의 스피커를 제품으로 게시하고 있다. 1999년에 설립되었다고 하며, 회사 대표자 겸 설계자의 이름은 사미 펜틸라(Sami Pentilla)이다. 드라이브 유닛들은 외부에서 공급받기 때문에, 이 회사에서 하는 주요 작업은 스피커 내부의 크로스오버 전자회로와 목제 인클로저의 설계, 제작이 될 것이다. 실력을 갖춘 장인들이라면, 이것은 상대적으로 소규모 인원으로 해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센야는 2-웨이 스탠드 마운트 형의 리플렉스 로딩 방식 스피커로서, 드라이브 유닛은 30mm 돔 트위터와 145mm 중저음 스피커로 구성되어 있다. 트위터는 이른바 유철냉각식(流鐵冷却式: ferrofluid cooled) 구조의 웨이브코어(Wavecor) 제품이고, 중저음 스피커는 시즈 엑셀(Seas Excel)의 맞춤형 제품이다. 스피커 연결 단자에는 WBT 바인딩 포스트가, 내부 배선에는 요르마 디자인을 채용하고 있다. 크로스오버 주파수는 4,000 Hz이고, 권장 앰프 출력은 50W 이상이라고만 표시되어 있다. 제조사의 사양 중 특기할 만한 것은 주파수 특성이다. 무향실 응답은 ±3dB 45-28,000 Hz, 일반 응답은 40-25,000 Hz이다. 이 수치는 저역 한계가 약간 더 내려갈 여지는 있겠으나, 스피커의 치수나 중량을 떠나서 어떠한 등급의 제품과 비교해도 괄목할 만한 값이다. 감도는 86dB/1m/2.83V라고 하니, 중간 정도라고 볼 수 있다.


펜오디오 - 센야 (전면)

외관을 살펴보면, 목재의 마감처리가 대단히 훌륭하다. 핀란드산 자작나무를 (일명 발트 자작나무) 사용했다고 하는데, 고급 가구 수준이다. 제품을 이리저리 살펴보면서, 제품의 작은 크기와 만만치 않은 가격을 생각해 볼 때, 혹시 이 물건이 단위 무게 혹은 단위 부피당으로 계산하여 세계에서 가장 값비싼 스피커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스쳐갔다. 1등이 아닐지는 몰라도 적어도 상위에는 속할 것이다.

각설하고, 시청에 들어가기로 한다. 아무래도 스피커를 제대로 들어 보기 위해서는 적절한 배치가 중요하다. 여기서 잠시 스피커 설치 원칙에 대하여 언급해 보면, 우선 소형 리플렉스 방식의 스피커는 벽에 밀착하여 배치해서는 안 되고, 적절한 이격거리를 확보해야 한다. 또한 돔 트위터의 높이가 청취자의 귀 높이 부근에 있을 가장 좋은 음질이 얻어진다. 이를 위해서는 스피커를 바닥으로부터 약 1미터 정도 높여야 한다. 스피커의 토우인(toe-in) 각도는 15도 정도가 적절하였다. 토우인 각도란 마치 자동차 앞바퀴 각도를 조정하듯이, 스피커의 방향을 전면 방향으로부터 청취자를 향해 살짝 틀어놓은 각도를 말한다. 실제로 제품을 구입하는 사용자들은 구매할 때 반드시 적절한 높이의 튼튼하고 안정된 스탠드를 함께 확보할 것을 권하고 싶다. 이 정도 수준의 스피커를 아무 데나 올려놓고 들을 수는 없지 않은가?


펜오디오 - 센야 (뒷면)
시청을 위한 시스템 구성은 다음과 같았다. CD 플레이어는 필립스의 LHH700, 앰프 세트는 프랑스 아톨의 HD120과 MA100을 사용했다. HD120과 MA100은 모두 트랜지스터 앰프로서, 레퍼런스 앰프의 역할을 하는 데 별반 부족함이 없었다. 다만 이 스피커를 통해 진공관 앰프도 시청해 볼 수 있었더라면 더욱 좋았을 것이다.
시청 결과는? 결론부터 말하자면, 설사 이것이 단위 무게 혹은 단위 부피당으로 계산하여 최고로 비싼 스피커라고 하더라도 돈이 아깝지 않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음악성이 살아 있는 소리였다. 클래식 음악에서 재즈를 거쳐 팝에 이르기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는다는 점도 장점이다. 음조 균형이 갖춰진 소리가 리스닝 룸을 지배하듯이 실내 전체에 퍼져 나갔다. 음향은 3차원적이라고 말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감미롭고 관능적인 저음이 놀라울 만한 깊이로 재생되었다. 중음에서 고음까지는 따뜻하고, 맑고, 순수하고, 명료하였다. 또 하나 좋은 인상을 받았던 점은 다른 비슷한 소형 스피커들과 달리, 이 제품은 벽면 이격거리와 비(非)축방향 응답(off-axis response) 측면에서 조금 덜 민감한 편이었다. 이것은 상대적으로 실내에서의 스피커의 배치가 좀더 자유스럽고, 좋은 소리를 감상할 수 있는 면적이 더 넓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펜오디오 - 센야 (블랙)

앞에서 저음이 깊다고 칭찬하기는 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비슷한 크기나 조금 더 큰 정도의 스탠드 마운트 또는 북셸프 스피커와 비교한 평가이다. 예컨대 이 스피커의 중저음 드라이브 유닛을 15인치 우퍼와 1:1로 직접 비교하는 하는 것은 억지일 것이다. 기본적으로 저역의 주파수 특성에서 차이가 나고, 크기의 한계로 인해 이 스피커로는 표현이 잘 되지 않는 영역이 존재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제까지 경험해본 본 소형 스피커들은 중음에서 고음까지는 잘 나가다가도, 저역으로 내려가면 (게다가 특히 음량까지 커진다면) 대부분 숨가빠하고 힘겨워하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 이 스피커는 조금 달랐다. 저음 영역의 재생에서 상대적으로 무리가 덜하고 여유를 느낄 수 있다. 마치 초경량급 선수가 중량급(中量級)을 거쳐 중량급(重量級)에까지 도전하는 모양새라고나 할까.

시청이 끝나고 누군가에게 이 스피커의 인상에 대한 질문을 받고 필자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집에 가져가고 싶어요. 제 취향이 워낙 대구경 스피커이긴 하지만, 예쁘기도 하고, 소리도 나무랄 데가 없거든요.” 누구든지 시청해 볼 것을 권하고 싶다.

제품사양

  • 구분 : 스피커

  • 형식 : 2-way, stand mounted, reflex loaded
  • 드라이브 유닛 : 20mm 트위터, 145mm 미드/베이스
  • 크로스오버 : 4000Hz
  • 주파수범위 : ±3dB 45Hz~28kHz
  • 감도 : 86dB/1m/2.83V
  • 공칭임피던스 : 4ohms
  • 권장앰프출력 : 50+W
  • 크기 (WxHxD) : 163 x 280 x 315mm
  • 무게 : 8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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