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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파이 오디오와 홈시어터 AV 분야의 마니아들의 기기 운용 중 유난히 중요시하는 것 중 하나가 소위 순정 매칭이다. 취미를 가지기 시작하는 초입과 중간 단계까지는 대게 여러 메이커의 여러 다양한 기기들을 혼잡하게 섞어가며 이런 저런 매칭을 찾아가지만 그것은 즐기는 영역이다. 이후 어느 정도 산전수전을 겪고 나면 순정조합을 찾는 경우가 많고 그렇게 시스템은 정착의 길로 들어선다. 일면 재미가 없어질 수도 있지만 사실 기구적, 전기적 상성은 물론 전체 시스템의 전경과 디자인이 한 몫 차지하는 오디오시스템에서 원 브랜드 순정조합의 가치는 크다. 그러나 그런 와중에서도 일체화시켜 원 브랜드 안으로 편입시키기 어려운 분야가 있다. 바로 케이블 등 악세사리 그리고 영상 관련 기기들이다. 이는 하이엔드 시스템에 대입할 경우 더욱 어려워진다. 일본 등의 대형 메이커 메이커들의 기기들로 꾸민다면 어렵지 않지만 특히 유니버설 플레이어와 AV 리시버 등을 생산하는 하이엔드 메이커는 그리 많지 않다.
디지털 파일 재생이 대중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영상 분야에서의 파일 재생은 쉽지 않은 영역이다. 여러 네트워크 영상 플레이어들이 개발되어 출시되어 있으나 하이엔드 멀티채널 시스템 운용에 적합한 플레이어의 개발은 소규모의 하이엔드 메이커들에게는 넘어서기 쉽지 않은 산들이 하나 둘이 아니다. 이런 와중에 오포(Oppo)라는 기업의 출현은 그들에게 가뭄의 단비 같은 기기다. 유니버설 플레이어를 수만, 수십만 대를 판매할 수 없는 하이엔드 메이커에게 오포는 라이센스의 축복을 베푸는 ‘착한’ 기업이었고 여러 하이엔드 메이커들이 그들의 메커니즘을 구입해 이를 기반으로 여러 트윅, 더 나아가 아날로그단의 자체 설계, 제작 방식을 통해 자체적인 유니버설 플레이어를 출시하기 시작했다. 에어 어쿠스틱(Ayre Acoustic)이 대표적이며 이 외에 하이엔드 시장에서 날고 긴다는 MSB, Theta 는 물론 결국엔 골드문트 같은 메이커까지 오포의 메커니즘을 사용해 유니버설 플레이어를 출시했다.
음성 신호의 파일 플레이와 달리 상대적으로 고용량을 핸들링 해야 하며 멀티 채널 출력 외 여러 다양한 영상 포맷에 대응해야하는 영상 재생 분야는 여전히 디스크 재생이 보편적이다. 물론 블루레이가 그 대표적인 포맷임은 당연하다. 아무리 고용량의 블루레이 원본 리핑 파일을 디빅스 플레이어나 NAS를 통해 재생한다고 해도 하이엔드 영상 시스템에서는 블루레이 원본 디스크를 완벽하게 대체하지는 못하는 형국이다. 그리고 미국과 일부 유럽 메이커를 중심으로 출시된 Oppo 베이스의 유니버설 플레이어 시장에서 북구 노르웨이의 한 메이커가 영상과 음성 모두에 대응하는 유니버설 플레이어 분야에 뛰어들었다. 최근 새롭게 라인업을 다양화하고 새로운 제품군을 의욕적으로 구축하고 있는 노르웨이 메이커 일렉트로 콤파니에(Electro companiet)가 그들이다.
그저 그런 또 하나의 Oppo 베이스 유니버설 플레이어의 출시 또는 자사의 순정 조합을 소구했던 고객들을 위한 일회성 이벤트 기획이겠거니 생각하면 오산이다. 이 분야에 대한 일렉트로 콤파니에의 의욕과 마스터플랜은 꽤 진지하다. 이번 리뷰의 주인공인 EMP3 뿐만 아니라 ECM2 같은 멀티미디어 플레이어까지 출시하면서 그들은 오랫동안 이 분야를 연구해온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기존에 일렉트로 콤파니에를 단순히 앰프 메이커로 알아왔던 오디오파일에게 상당히 다양한 최근 디지털 관련 제품군은 당혹스럽기까지 하다.
EMP 3 는 기존에 EMP 2를 잇는 신제품으로 BD-Video, Blu-ray 3D, DVD-Video, DVD-Audio, AVCHD, SACD, CD, HDCD, Kodak Picture CD, CD-R/RW, DVD±R/RW, DVD±R DL, BD-R/RE 등 말 그대로 동그란 디스크는 모두 재생하는 만능 유니버설 플레이어다. 기본적인 메커니즘은 오포의 것을 가져다 쓰고 있는 형태로 모태는 BDP-103 모델이다.

우선 영상 프로세서는 마벨(Mavell) 의 Kyoto-G2H 비디오 프로세서를 사용하고 있으며 가장 최신 세대 테크놀로지인 Qdeo™ 가 적용되어 있다. 또한 1080P 풀 HD 에 대응하는 것은 물론 이보다 4배의 레졸루션을 갖는 4K 업스케일링이 탑재되어 현재 가장 진보한 해상도를 지원한다. 뿐만 아니라 기존의 2D 영상을 3D 로 변환해주는 기능도 탑재되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 그리고 오포 BDP-103 이 아니라 일렉트로콤파니에 EMP 3 가 갖는 정체성은 음성 신호의 프로세싱에 관련된 부분이다. 기본적으로 오포의 유니버설 플레이어가 가지는 장점 외에 항상 단점으로 지적되는 것은 아날로그 출력단의 품질이었다. 이 때문에 위에서 열거한 여러 하이엔드 메이커는 아날로그단을 통째로 자체적으로 설계해 탑재시켰다. 대표적으로 에어 같은 브랜드가 그렇다. 또한 일분 DIY 마니아들은 오포 플레이어의 아날로그 출력단의 일부 부품을 교체하는 등 여러 튜닝을 하기도 한다. 누포스(Nuforce) 같은 메이커에서는 아예 아날로그 출력단을 키트로 만들어 판매한 적도 있다. 이것이 많은 오포 사용자들의 환영을 받은 것은 아날로그 출력단이 하이엔드 마니아들에게 어필하지 어려운 품질이기 때문이었다. 일렉트로 콤파니에도 이를 모를 리 없었다. 기본적으로 멀티 채널용 언밸런스 출력 이외에 2채널 아날로그 전용 출력단을 마련해놓은 모습을 볼 수 있다. 일렉트로 콤파니에의 선택은 단 하나의 밸런스 출력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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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음성 처리는 SACD 의 경우 스테레오, 멀티채널 양 쪽에 모두 대응하며 DSD 데이터는 디스크로부터 내부 DAC 로 직접 보내져 아날로그 신호로 변환된다. PCM 의 경우엔 24bit/192kHz 로 업샘플링되어 컨버팅되는데 반해 DSD 는 다이렉트 스트림 방식으로 출력된다. 또한 출력단에 마련된 필터는 고역 대역의 노이즈를 제거하며 왜곡 없고 순수한 신호를 유지시키는 구조다. 또한 최근 출시되는 거의 대부분의 블루레이 영상들이 지원하는 돌비 True HD, DTS-HD Master 에 모두 대응하며 영상 음향 출력은 HDMI 는 물론 7.1채널 아날로그 출력까지 겸비하고 있다.
후면을 살펴보면 3D 에 대응하는 HDMI 입력이 한 조, HDMI 출력은 두 조가 마련되어 있으며, USB 2.0 단자가 두 조가 마련되어 있다. USB 단자는 USB 메모리 드라이브를 연결해 내장된 파일을 재생하기 위한 용도로 FAT, FAT32, NTFS 파일 시스템을 모두 지원한다. 이 외에 디지털 출력단의 경우에도 코엑셜과 옵티컬 형식이 각 1조씩 마련되어 있는 모습이다. 뿐만 아니라 이더넷 LAN 포트가 마련되어 있는데 공유기와의 연결을 통해 네트워크 스트리밍을 지원하기 위함이다. 이를 활용해 유투브 등 온라인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를 즐길 수도 있다. 또한 별도로 공급되는 무선 USB 어댑터를 통해서도 동일한 서비스에 접근이 가능하다.

청음

시청을 위해 B&W 801 메인 스피커와 포컬 CC1008BE 센터 스피커, 포컬 SW1000BE 등의 스피커를 사용했고 이 외에 데논 AVR4308 리시버, 스텔로 AI700U 등의 컴포넌트들과 셋업했다. 이 외에 오디오퀘스트 Vodka HDMI 케이블 및 최근 출시한 오이스트라흐 MKII XLR 케이블 등을 사용했다. 리뷰는 대부분 2채널 하이파이 음질 테스트해 집중했다.
메조 소프라노 캐서린 젠킨스의 팝페라 앨범 [Believe] 중 ‘Angel'을 들어보면 애초에 사라 맥라클란이 ’City of Angels' 주제가로 불렀던 곡이지만 그녀와는 또 다른 매력이 넘실댄다. 흔치 않은 메조 소프라노로 듣는 ‘Angel'의 본 녹음에서 무대는 질서정연하고 차분하게 정돈되어 있으며 배경은 그만큼 말끔하고 깨끗하다. 보컬 음상은 기존에 듣고 있었던 코드 DAC 에 비해 좀 더 차분한 편으로 특히 중역과 고역이 이루어내는 밸런스 감각이 아주 인상적이다. 특유의 고혹적이고 신비한 톤의 보컬에 걸맞게 좀 더 예쁘고 농밀한 음색을 그 위에 한 번 더 채색해 더욱 더 화사하고 아름다운 소리를 만들어낸다. 레베카 피존의 ’Spanish Harlem'에서도 느낀 바 있지만 기존의 프론트 RCA 출력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전용 XLR 출력단의 품질이 뛰어나다. 촘촘한 입자로 그려내는 촉촉한 텍스처는 곱고 미려한 중고역에 자연스러운 컨트라스트를 형성하며 아름다운 미음을 만들어낸다.
쳇 앳킨스의 ‘Sails' 를 틀자마자 카메라 앵글은 어느새 한적한 해변가를 응시하고 있다. 부서지며 밀려오는 파도가 좌측에서 시작되어 금새 무대 전편을 해변의 풍경으로 덮어버린다. 이어 우측 하늘 위에선 새들이 연이어 비상하는가 싶더니 기타 연주가 새 소리와 오버랩되면서 무대 전면으로 페이드 인되는 모습들. 이런 일련의 무대가 눈 앞에 선명하게 그려진다. 해안가의 풍경은 잠시 아웃포커싱되고 대신 기타가 적당한 거리를 두고 전면으로 나서면서 본격적인 연주가 시작된다. 하모닉스, 배음이 내포하고 있는 위치 정보들이 세밀하게 소리로 표현되어 마치 현장을 직접 바라보는 듯한 느낌이 정겹다. 시원한 느낌의 파도 부서지는 소리, 간드러지게 미끄러지는 기타 피킹 등 물성에 따른 텍스처 표현과 전망 좋은 스테이징에서 오는 홀 톤은 역시 일렉트로 콤파니에의 전용 아날로그 출력단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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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나 담라우의 마술피리에서 소프라노와 각 악기들과의 전,후 레이어링, 분리도 등은 평균 이상의 입체적인 스테이징을 보여주며 벤자민 브리튼이 지휘한 ‘Playful Pizzicato'에서는 저역의 깊이와 웅장한 스케일 등이 돋보인다. 짜릿한 쾌감을 이루어내는 빠르고 커다란 낙폭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그라데이션을 바탕으로 여유 있는 다이내믹스를 펼쳐낸다. 저역 포착능력은 꽤 뛰어나 흐릿하게 뭉개지거나 하지 않으며 명확하게 페시지를 그려나간다. 요컨대 골격이 뚜렷하며 세밀하게 튜닝된 독보적인 밸런스가 인상적이다. 블랙 색상에 아크릴 마감의 전면 패널이 약간 차가울 듯 보이지만 실제로 들어보면 일렉트로콤파니에의 매혹적인 중역을 중심으로 예쁘게 로오프되는 고역 등은 따스하며 고혹적이다.
EMP 3 의 미덕은 무엇보다 2채널 전용 아날로그 XLR 출력에 있다. 이 제품을 구입할 사람은 첫째로 범용적인 유니버설 플레이어에서 벗어나 2채널에서도 뛰어난 사운드를 듣고 싶은 오디오파일, 둘째로는 일렉트로콤파니에의 순정조합을 꿈꾸고 있지만 어쩔 수 없이 EC 의 전용 CDP 와 별도의 유니버설 플레이어를 분리해서 운용했던 EC 의 팬이다. 가장 범용적이며 스탠다드한 기능과 화질을 즐길 수 있으면서 동시에 하이파이 전용 SACDP 등에 버금가는 음질을 얻을 수 있는 플레이백을 찾는다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특히 중독적인 음색의 일렉트로 콤파니에 팬에게는 단 하나의 선택지다.
Technical Data |
Condition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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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of channel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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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ch single ended + 2ch balanced |
Vide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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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 |
Output impedanc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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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Ohm |
Output level |
Balanced, 0dBFs |
2Vrms Single ended, 3Vrms Balanced |
Noise floor |
20 - 20 kHz |
< - 130 dB |
Frequency deviation |
20 - 20 kHz |
< 0.02 dB |
Channel separati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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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0 dB |
THD + N |
20 - 20 kHz |
< 0.004% |
IM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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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BD |
Digital/Analog Conversi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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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bit, 192 kHz |
Dynamic Rang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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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dB single ended, 120 dB balanced |
Compatible format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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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 DVD, SACD, DVD-Audio, Blu-ray (2D and 3D), AVCHD, HDCD, Kodak Picture CD, CD-R/RW, DVD±R/RW, DVD±R DL, BD-R/RE, BD-R/RE DL |
Dimensions |
W x D x H |
466 x 316 x 93 mm / 18.3 x 12.4 x 3.6 inches |
Weigh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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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kg / 22 lbs |
Power consumption |
No load or signal |
35 W (0.5W Standby) |
Audio Output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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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x 2ch. balanced line out (XLR) 7.1ch single ended (RCA) |
Digital Output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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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x HDMI 1x TosLink SPDIF 1x Coax SPDIF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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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deo Output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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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x HDMI (NTSC: 480i/480p/720p/1080i/1080p/1080p24, PAL 576i/576p/720p/1080i/1080p/1080p24) Composit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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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fications are subject to change without further not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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