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l 스피커가 대단하다고 느꼈던 것은 101 시리즈를 접하고 나서였다. mbl 그들은 유니크라는 단어를 내세우며 자신들이 특별한 스피커를 제작하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중요한 사실은 이들은 독일 하이엔드 하이파이 메이커라는 것이다. 과거엔 아메리칸 사운드와 브리티시 사운드로 양분화 되던 시절도 있었지만 현재엔 브리티시 사운드가 유리피언 사운드 체계로 재구축 되었고 이 그룹의 선두주자는 독일이라는 것이다.
mbl은 래디얼슈트라흘러라는 유니크한 동작 방식으로 재생음을 구현하고 있다. 다른 표현으론 옴니-디렉션 한국에선 무지향성이라 불린다. 360도 전방향으로 소리가 뻗어나가가는 이 동작 방식에서 중요한 것은 과연 얼만큼 좋은 재생음을 만들어 낼 수 있느냐는 것이다. 여기에 대해선 몇 차례 설명한 적도 있고 앞으로도 설명하게 되리라 생각한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mbl의 무지향성 방식은 별도의 캐비닛이 필요 없으며 별도의 챔버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가장 이상적인 구조는 101E MK2나 101 익스트림에서 이뤄진다. 하지만 모델 111F 스피커가 보다 많은 사람들이 합리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탑 스피커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mbl의 111F는 110번대 플랫폼으로 제작 된다. 110번대 플랫폼엔 116 시리즈가 함께 존재하는데 현재 최신 모델은 116F이다. 하지만 이 둘의 가장 큰 차이는 베이스 모듈과 중/고음부가 완벽하게 분리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베이스 모듈의 용적이 더 크고 푸시-푸시 방식으로 동작하는 5인치 더블 미드-우퍼가 탑재되어 있다. 정확하게 이 플랫폼의 완성 버전은 111F이며 이를 기준으로 116F도 개발되었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mbl 111F 스피커가 가지는 이점은 무엇일까? 원래 mbl은 100Hz 부근에서 600Hz 부근까지 재생음을 담당하는 멜론 드라이버 탑재 스피커에서 아주 좋은 음을 들려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문제는 101E MK2의 소비자 가격이 8,000만원대라는데 있다.
111F는 101E MK2가 가지고 있는 성능에 거의 모든 것을 표현할 수 있는 스펙을 가지고 있다. 물론 멜론 드라이버가 가져다 주는 음에 독특한 이탈감이나 사운드 스테이지 형성에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24Hz에 이르는 저역에서 40kHz까지 재생되는 초고음의 스펙은 101E MK2와 동일하다. 그리고 임피던스 특성에 있어서도 101E MK2 보다 리즈너블하다. 좀 더 리니어하기에 파워앰프에 그만큼 부담을 덜 준다는데 있어 111F의 장점을 찾을 수 있다.

쉽게 설명하자면 101E MK2가 표현할 수 있는 수준의 저음의 표현과 고역을 표현할 수 있으며 구동은 좀 더 쉬운 스피커가 111F라고 정리할 수 있다.
결론이 먼저 나온 리뷰 같지만 사실 101E MK2와 111F의 정체성에 대해 먼저 구분이 짓는 것이 우선이기에 먼저 언급한 것이다.
111F는 mbl이 추구하는 래디얼슈트라흘러 동작 방식이 트위터와 어퍼-미드레인지에 적용되어 있다. 정확하게 크로스오버 주파수는 3,5kHz와 750Hz이다. 750Hz 부터 40kHz에 이르는 6옥타브 가까운 대역을 카본으로 제작된 같은 진동판에 같은 아이덴티티의 드라이버로 재생이 된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스피커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다이렉트 래디에이터 방식과 달리 상대적으로 아주 넓은 면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진동판의 피스토닉이 크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아주 낮은 디스토션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mbl의 카본 드라이버들의 장점이라 할 수 있겠다.
또한 mbl은 리얼 카본을 진동판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이 자체도 극단적으로 낮은 디스토션을 보이기 때문에 그 어떤 회사의 트위터와 어퍼-미드레인지 드라이버와 비교해도 우수한 특성을 보인다. 다시 뒤집어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은 mbl은 저음 특성만이 훌륭한 메이커가 아니라 아주 특성이 좋은 고역을 바탕으로 재생음을 구현하는 회사로 다시 기억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것이 있다. 무지향성의 특징이다. 단순히 포인트 소스 스피커처럼 스윗-스팟이 존재하는 스피커는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위치에서든 상대적으로 평탄한 재생음을 지속적으로 들을 수 있다. 그렇다고 음의 이미지가 정확하게 맺히지 않는 것도 아니다. 무지향성과 더불어 이른바 ‘선행 효과’에 의해서 그 어느 스피커 보다 정교한 사운드 스테이지가 펼쳐진다.
물론 여기에 대해서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다. mbl 스피커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소리가 어디에서 나는지 잘 모를 때가 있다고 이야기 하는 사람도 있다. 또 무지향성이기 때문에 토-인이 필요 없다고 이야기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다.(저음 에너지가 가지는 방향 때문) 사실 2010년 이전에 발매된 mbl 스피커는 세팅에 따라 무대가 잘 잡히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 그래서 소리가 공간을 꽉 메우는 느낌은 들지만 음상이 어디에서 맺히는지 쉽게 알 수 없는 경우가 있었다.

<래더일슈트라흘러 방식의 트위터와 어퍼-미드레인지, 모두 리얼 카본 진동판이 채용되어 낮은 디스토션을 완성한다>
하지만 116F나 111F, 101E MK2는 이러한 문제가 철저히 해결돼 어떤 스피커 보다 더욱 또렷한 음상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 세팅이 잘 된 경우 동급 어떤 스피커도 표현할 수 없는 칼 같은 포커스 이미지를 표현한다는 점에서 111F의 값어치는 높다. 여기서 세팅이란 좌/우 벽과의 거리, 뒷벽과의 거리가 중요하다는 것이며 단순 거리가 아닌 비율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런 성향은 116F나 120, 126에서도 공통적으로 얻을 수 있는 특징이기도 하다. 수 많은 스피커 리뷰에서도 설명하고 있지만 스피커가 고가로 나아갈수록 저음의 한계는 더욱 확장되고 그로 인해 동반되는 문제를 얼마나 억제했느냐가 스피커의 가격을 결정 짓는 요소가 된다. 실제 생산 원가도 가파르게 상승하게 되는 원인이기도 하다.
111F는 중/고음 모듈(5인치 더블 미드-우퍼는 여기에 포함)과 베이스 모듈이 완전히 분리된 2박스 구조를 취하고 있다. 많은 하이엔드 스피커에서 선택되는 디자인이다. 깊은 저음을 얻기 위해서 그만큼 많은 공기를 밀어줘야 한다. 소리는 공기를 매질로 퍼지기 때문이다. 이것은 물리적인 문제로 우퍼의 면적이 크거나 아니면 진동판에 큰 진폭에 피스토닉이 동반되어야 하는데 111F는 8인치 더블 우퍼를 채용해 이를 해결하고 있다. 실제 프레임까지의 면적은 220mm로 9인치라 부를 수도 있지만 mbl은 8인치로 설명하고 있다.
이런 형태의 베이스 모듈 디자인은 111F의 디자이너이자 mbl의 수석 디자이너인 유르겐 라이스가 자신들의 래디얼슈라흘러에 대한 높은 이해로부터 가져왔다고 할 수 있다. 사실 독일의 극소수의 스피커 디자이너가 밴드-패스 방식의 디자인을 고집하는데, 별도의 크로스오버 없이도 어쿠스틱 메카니컬 커브를 유도하여 저음의 질을 크게 끌어 올린다. 하지만 정확한 수학적 계산이 필요한 아주 정교한 디자인이다. 111F 이전의 이전 모델도 이 디자인이 적용 되었다.
하지만 111F에 와선 베이스 모듈이 5인치 더블 미드-베이스를 푸시-푸시 방식으로 디자인해 놓았기 때문에 이와 연동되어 양질의 저음을 얻기 위해 8인치 더블 우퍼에 저음 반사형으로 디자인한 것이다. 이를 토대로 101E MK2 보다 1dB 높은 능률을 가지게 되었다.

<푸시-푸시 방식의 5인치 더블 미드-우퍼, 측면에 자리하고 있다>
8인치 더블 우퍼를 측면에 배치한 이유는 저음의 에너지가 스피커가 놓여져 있는 모든 곳으로 퍼질 수 있게 디자인 된 것이다. 이런 디자인에 대해 쉽게 설명하자면 가끔 후면에 트위터와 미드레인지가 탑재된 스피커를 볼 수 있는데 사운드 스테이지를 극대화하기 위해서이다. 저음에는 방향성이 존재하지 않지만 중역과 고역은 방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보다 극대화 된 사운드 스테이지를 의도적으로 연출하기 위한 디자인인데 초고가의 스피커에서 볼 수 있는 디자인이기도 하다.
하지만 111F는 어쿠스틱 디자인만으로도 앞서 언급한 스피커에서 얻을 수 있는 극대화 된 사운드 스테이지를 쉽게 얻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가끔 나는 mbl 스피커가 가장 이상적인 디자인이 아닌가 생각해 볼 때가 많다.
또한 멜론 드라이버 부재에도 불구하고 앞서 언급한 5인치 더블 미드-우퍼 역시 측면으로 배치 시켜 멜론 드라이버 효과를 최대한 얻어내고 있다. 눈치 빠른 회원들은 일부러 베이스 모듈과 중/고음 모듈이 분리되어 있는데 5인치 더블 미드-우퍼가 이 효과를 감소시키는 것이 아닐까 걱정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푸시-푸시 방식에 의해 네거티브 재생음은 거의 대부분 자연적으로 소멸되어 캐비닛의 착색을 일으키지 않는다.
광대한 사운드 스테이지가 펼쳐질 뿐이다.
이를 토대로 111F는 가장 이상적인 디자인과 재생음을 만들어 낸다. 특히 8인치 더블 우퍼를 위해 확장된 캐비닛 내부 용적은 근육질의 남성을 떠올리게 할 만큼 디자인적으로 거부감 없이 완성 되었다. 오히려 111F와 116F를 비교하면 116F쪽이 다소 빈약해 보이기도 하는데 역시 mbl의 디자인이라는 감탄사를 부르짖게 한다.

<사진에서 나타나지만 중/고음부와 베이스 모듈이 완전히 분리 되어 있다. 중/고음부가 베이스 모듈에 스파이크로 고정 된다>
그렇다면 111F가 가지는 소리의 완성도는 어떨까? mbl 스피커는 구동이 어렵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것은 오해이다. 보통 스피커는 1와트를 입력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음의 감도를 스펙으로 표기하는데 일반적인 스피커가 88dB에서 90dB 사이다. mbl 111F는 83dB이다. 단순히 스펙만 보고 저능률이라 판단하며 그렇기에 구동이 어렵다고 이야기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잘못된 이야기다.
스피커 재생음의 감도 측정은 보통 무향실(반사음을 모두 흡음해서 반사음이 없는 룸)에서 이뤄지는데 111F와 같이 무지향성을 가진 스피커의 감도 측정이 무향실에서 이뤄질 경우 단순히 360도 방향 중 한 방향에서만 측정되기 때문이다. 실제 일반적인 환경에서 111F로 음악을 들을 경우 이보다 훨씬 큰 능률을 얻게 된다. 구동이 어렵다는 것은 멜론 드라이버를 탑재한 스피커일 뿐, 다른 모델들에겐 적용되지 않는다.
111F는 저음의 에너지가 상당하다. 대부분의 제조사들은 아주 이상적인 숫자로 스펙을 표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mbl은 그렇지 않은 메이커에 속한다. 사실 111F는 mbl의 최상급 인티앰프로도 아주 풍부한 저음을 표현할 수 있다.
심지가 무척 두터운 음이 돋보이는데 바디감이 무척 좋으며 그만큼 무게감도 따른다. 하지만 뛰어난 스피드가 쳐지고 스피드가 쳐지는 음이 아닌 디스토션이 억제된 맑고 투명한 음이라는 것이다. 때로는 음악이 무척 고급스럽게 느껴지는데 보통 이런 스피커들의 특징이 바로크 음악에서 앙상블이 불분명하게 표현된다는 것인데 111F는 그런 단점을 찾아볼 수 없다.
음의 균형이 저음에만 쏠린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그래서 더블 콘트라 베이스에서도 아주 풍성한 바디가 표현되지만 샤프하게 펼쳐져야 하는 현의 질감이 바디에 묻히지 않는다.
또한 앰프에 따라 저음의 청감상 댐핑이 타이트하게 펼쳐지기도 하며 풍성하게 펼쳐지기도 한다. 여기에 그 어떤 스피커보다 모니터적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특정 앰프와 매칭했을 때 그 앰프의 장/단점을 무척 빠르게 판단할 수 있게 한다.
리뷰를 통해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111F는 자신만의 음을 지니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어떤 방향으로도 음을 완성해 나갈 수 있는 잠재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운이 좋게도 나는 111F를 Ayre의 MX-R Twenty와 패스 랩스의 INT-250 앰프를 통해 구동하면서 이와 같은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101E MK2 기준으로 래디얼슈트라흘러 방식이 어떤 식으로 동작하며 음이 방사되는지 표현하는 mbl의 자료 사진이다>
패스 랩스의 INT-250과 매칭에선 훌륭한 다이나믹스의 표현은 음과 음 사이에 간격을 인지할 수 없을 정도의 치밀함을 보여줬고 전대역에서 약간의 수분을 머금고 있는듯한 촉촉함이 인상적이었으며 패스 랩스 특유의 다이나믹스의 온기감도 유감없이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Ayre MX-R Twenty와의 매칭에선 산뜻하며 번짐 없는 윤택한 음의 인상적이었다. 좀 더 스피한 음과 좀 더 빠르면서도 타이트하게 전개되는 저음의 반응은 방금 전까지 다른 앰프와 매칭해서 들었던 스피커가 맞는지 의심하게 할 정도였다.
현의 선을 중요시하는 명암이 또렷한 소리를 원하면서 바디감을 중시하는 사람들에겐 111F가 확실한 선택이 되리라 생각한다. 또한 고역은 확실히 열려 있는 소리를 만들어 낸다. 다만 이것이 일반 스피커의 다이렉트 래디얼 스피커처럼 방향성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귀에 확 꽂히는 소리와는 다소 차별화를 이루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현대 하이엔드 오디오가 추구해 나가고 있는 트랜드에 부합하고 있는 스피커이기 때문에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예산 범위 내에 111F 스피커가 들어 간다면 꼭 한번 들어볼 가치가 있는 스피커이다.
출처: http://www.hifi.co.kr/webzine/1155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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